위로책방
편안한 분위기의 독립서점 위로책방 내부
청양 지역 작가의 책을 소개하는 코너
북콘서트와 모임이 열리는 다목적 공간
위로책방은 청양에 단 하나뿐인 독립서점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누군가의 거실에 초대받은 듯한 온기가 감돈다. 혼자 찾은 걸음도 어색하지 않게, 차 한 잔을 곁에 두고 마음에 드는 책을 펼쳐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이다. 다섯 명의 책방지기가 돌아가며 이 책방을 지킨다. 책장 곳곳에 각자의 취향과 색깔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이유다.
독립출판물이 모인 큐레이션 테이블
다양한 그림책이 놓인 진열대
위로책방에는 청양 지역 작가들의 책이 모여 있다. 청양이 고향인 공광규 시인의 작품도 나란히 꽂혀 있다. 따뜻하고 소박한 시선으로 자연과 고향을 노래해 온 대표적인 서정시인이다. 이곳에는 대형 출판사를 거치지 않은 독립출판물과 그림책도 유난히 많다. 다른 서점에서는 마주하기 힘든 낯선 제목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책 옆에 책방지기가 손수 적어둔 추천 메모도 눈길을 끈다.
볕이 잘 드는 휴게공간
한쪽에 마련된 휴게공간은 문을 닫은 화성중학교에서 옮겨온 책들로 채웠다. 버려질 뻔한 책을 누구나 자유롭게 꺼내 보도록 자리를 내주었다. 학생들의 손때가 묻은 책 한 권을 골라, 차를 마시며 찬찬히 읽어 내려가기 좋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편안히 머물다 보면, 책방 이름이 왜 ‘위로’인지를 저절로 알게 된다. 때때로 북콘서트가 열리는 날이면 조용하던 작은 책방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풍성해진다.
청양투어패스로 받을 수 있는 무료 음료
여행 TIP
위로책방은 청양투어패스 가맹점으로, 기본 음료(아메리카노, 허니애플 카모마일티)를 제공한다.
추가 요금을 내면 다른 음료로 바꿀 수 있다.
- 주소: 충청남도 청양군 청양읍 중앙로12길 17 2층
- 운영 시간: 10:00~19:00
※ 매주 일요일, 설날 당일 휴무
- 문의: 0507-1498-2136
고운식물원
꽃과 식물로 가득한 유리온실
책방에서 누린 여유를 이번엔 자연 속에서 이어가 보자. 고운식물원은 청양의 산자락에 폭 안겨 있다. 인위적으로 땅을 깎아내는 대신, 11만여 평에 이르는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려 조성된 식물원에는 33개 주제원에 8,600여 종의 꽃과 나무가 뿌리를 내렸다. 1990년부터 부지를 다듬기 시작해 2003년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광릉요강꽃을 비롯한 희귀 식물이 자라는 이곳은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식물 보전기관이기도 하다.
단정하게 가꾼 정원 산책로
바람개비가 늘어선 연못과 분수
수국원과 단풍나무원, 장미원처럼 저마다 다른 표정으로 꾸민 주제원이 여행자의 발길을 안으로 이끈다. 주제원을 하나씩 지날 때마다 계절의 변화를 품은 다채로운 풍경이 펼쳐지고, 걷는 내내 작은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소리가 따라온다. 짙은 나무 그늘이 볕을 가려주어 한낮의 더위도 한풀 꺾인다. 다듬어진 정원수 사이로 길이 부드럽게 이어지고, 색색의 바람개비로 둘러싸인 연못에서는 분수가 시원하게 솟구친다. 유리 지붕 아래 온실은 어느 계절에 찾아도 화사한 꽃으로 가득하다.
고운식물원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
전망대 앞 정원
숲을 가로지르는 롤러 슬라이드
식물원의 백미는 숲을 가로지르는 롤러 슬라이드다. 전망대에서 출발해 동력 없이 230m를 미끄러져 내려오는 시설이다. 고무판에 몸을 싣고 출발하면 제법 짜릿한 속도감이 밀려온다. 굽이치는 코스를 돌 때마다 푸른 숲이 양옆으로 아찔하게 스쳐 지나간다. 식물원을 나서기 전 쉼터에는 투호 같은 전통놀이가 기다린다. 혼자 걷던 여행자도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 유쾌한 시간을 보내기 좋다.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는 쉼터
여행 TIP
고운식물원 입장료는 성인 기준 8,000원이지만, 청양투어패스를 제시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슬라이드는 점심시간(11:20~13:30), 우천 시에는 운행하지 않는다.
미리 전화해 운영 여부를 확인하기를 추천한다.
- 주소: 충청남도 청양군 청양읍 식물원길 398-23
- 운영 시간
[하절기(4월~10월)] 09:00~18:00 (입장 마감 17:00)
[동절기(11월~3월)] 09:00~17:00 (입장 마감 16:00)
※ 투어패스 관람객은 10:00부터 입장 가능
- 이용 요금: 성인 8,000원, 학생 5,000원, 노인(65세 이상)·장애인 5,000원
- 문의: 041-943-6245~6
온직다원
직접 재배한 차나무에서 찻잎을 따는 모습
온직리 산비탈에 자리한 차밭
우리나라 녹차 하면 보성, 하동, 강진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충남 청양의 한 작은 마을에도 정성으로 가꾼 차밭이 있다. 온직다원 대표는 청양에서 나고 자랐다. 차로 이름난 하동 화개에서 지낸 경험을 살려 고향 청양의 온직리에 차나무를 심기로 마음먹었다. 온기를 닮은 마을 이름이 차와 더없이 잘 어울린다. 온직리는 일교차가 커 차를 재배하기 어려운 땅이었지만, 그는 끝내 차밭을 일궈 냈다. 일교차가 큰 환경은 오히려 차나무의 찻잎 향을 짙게 하고, 청양의 맑은 물은 감칠맛을 깊게 한다.
다도 체험에 쓰이는 다구
온직다원에서 만드는 청양차·광효차·대용차
온직다원은 세 종류의 차를 만든다. 전통 방식으로 덖어낸 ‘청양차’, 발효시켜 깊은 맛을 낸 ‘광효차’, 청양 특산물 구기자로 만든 ‘대용차’다. 청양차와 광효차는 같은 나무에서 난 찻잎이지만, 빚어내는 손길에 따라 맛이 사뭇 다르다. 덖어낸 청양차는 끝맛이 개운하고, 발효를 거친 광효차는 진한 향이 입안 가득 머문다. 갓 우려낸 차 한 잔에 청양의 자연이 오롯이 담겼다.
창밖 녹음이 어우러진 다도 체험 공간
청양차와 광효차를 음미하는 다도 체험은 격식보다 편안함에 무게를 둔다. 창밖으로 녹음이 들어오는 자리에 앉아, 다관에 뜨거운 물을 붓고 차가 우러나기를 기다린다. 잔을 두 손으로 감싸면 온기가 손끝으로 퍼지고, 한 모금 머금으면 입안 가득 향이 번진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그저 느긋하게 차를 음미하고 가면 된다. 이는 찻잎을 직접 기르고 덖어내는 다원 대표의 소박한 바람이기도 하다.
다기가 놓인 상
차가 우러나기를 기다리는 시간
잘 우러난 차를 잔에 따르는 모습
여행 TIP
다도 체험은 사전 예약이 필수다.
청양투어패스 가맹점으로 이곳에서 직접 재배한 청양차, 광효차를 맛볼 수 있다.
- 주소: 충청남도 청양군 남양면 충절로 382-20
- 운영 시간: 10:00~18:00
- 이용 요금: 전통차 체험 10,000원
- 문의: 0507-1378-2363
천장호 출렁다리
청양 특산물 고추와 구기자를 형상화한 주탑
차향의 여운을 안고, 물 위를 걷는 산책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천장호 출렁다리는 투어패스 가맹점은 아니지만, 입장료가 없어 가볍게 들르기 좋다. 천장호를 가로지르는 이 다리는 2009년 개통 당시 총길이 207m로 국내 최장 기록을 세웠다. 이후 더 긴 출렁다리가 여럿 들어섰지만, 칠갑산과 어우러진 풍경은 절로 발걸음을 느리게 한다.
출렁다리로 가는 산책로
콩밭 매는 아낙네상
출렁다리 위에서 바라본 천장호
출렁다리로 향하는 길목부터 눈길 둘 곳이 많다.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칠갑산〉 노랫말 속 ‘콩밭 매는 아낙네’를 형상화한 동상이다. 익숙하고 구슬픈 가락을 떠올리며 나아가면, 어느덧 푸른 천장호와 출렁다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다리 한가운데에는 청양 특산물인 고추와 구기자를 본뜬 16m 높이의 붉은 주탑이 우뚝 서 있다. 발을 옮길 때마다 다리가 30~40cm가량 흔들리도록 설계돼 은근한 스릴을 안긴다. 발아래 쪽빛 호수와 양옆으로 펼쳐진 칠갑산 숲에 시선을 두면 어느새 긴장도 사르르 풀린다.
천장호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
다리를 건너면 전설을 담은 조형물이 여행자를 맞는다. 승천을 포기하고 아이를 구한 황룡, 그리고 그 모습에 감명받아 영물이 된 칠갑산 호랑이다. 조형물을 지나면 칠갑산 등산로와 호숫가를 따라 걷는 산책로가 이어진다. 산행이 부담스럽다면 호수를 끼고 도는 데크길만 천천히 걸어도 좋다. 잔잔한 수면 위로 산그늘이 길게 내려앉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분주했던 마음이 한결 느긋해진다. 서두르지 않아도 좋다. 청양이 건네는 위로는, 천천히 머무는 사람에게 더 오래 남는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천장호와 출렁다리
호숫가를 따라 걷는 산책로
- 주소: 충청남도 청양군 정산면 천장리
- 운영 시간: 09:00~18:00
※ 야간 개장 금~일요일 18:00~21:00
- 문의: 041-940-2723
청양투어패스는 관광지와 체험 시설, 카페와 음식점을 무료 또는 할인가에 이용할 수 있는 통합권이다.
한 번 인증하면 30분이 지나야 다음 가맹점에서 다시 쓸 수 있어, 한 곳에 충분히 머물며 여행하기 좋다.
어디부터 가야 할지 막막하다면 가맹점 목록을 지도 삼아 동선을 짜보는 것을 추천한다.
투어패스 덕분에 숨은 여행지와 지역민의 일상으로 한 걸음 더 깊숙이 들어갈 수 있다.
| 글, 사진: 김덕식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