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하늘꽃 윤외기, 낭독 성우 / 이의선
침묵으로 부딪치는 바람은
유월의 짙푸른 숲처럼
혈기 왕성하시던 지아비는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시고
세월이 무던히 바뀌고 또 바뀌었지만
초연의 구름은 칠 부 능선을 맴돌아
말할 수 없는 사연으로 수군대며
바람 앞에서 아는 것 없다고 침묵한다
푸른 청춘의 꿈으로 기다려도
유월의 파로호 물빛은
전쟁터에 나가신 지아비는 소식도 없고
아비규환으로 일렁이는 파로호 물결에
가슴 아픈 상처마저 제 살로 품고
핏빛 노을에 세월의 억겁으로
집어삼킬 듯 광란으로 들끓어도
비목이 되어버린 사연은 알지 못한다.
말없이 흐르는 사연은 강물에 묻어버리고
푸른 강물 위에 새겨진 핏빛 선혈은
꽃이 피고 지는지 모른 채
당신은 죽어라 고사리만 꺾으시다가
기역자로 등골이 굽어버린 한숨 소리에
자작나무 잎을 우수수 흔들더니
바람결에 맥놀이한다
울다가 지쳐버린 부엉이 울음소리에
굽어버린 새우등 곧추세우시더니
헛디딘 발자국에 눈물 고이면
찌든 땀냄새로 치닫는 육신마저
빗장 채우지 못한 가슴 속에
막막한 시간을 더듬거리며 기다리는
목멘 유월의 침묵은 풀꽃으로 타오른다
https://youtu.be/CGc4_AGQVzk?si=TvCmXfzhvO3dwa5V
출처: 시들지 않는 바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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