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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비론 속에 빼꼼히 숨어버린 ‘파우치 박’의 KBS

작성자플러스알파|작성시간25.10.29|조회수2,039 목록 댓글 11

입력 2025.10.28 11:13

송요훈 편집위원


본질 감추고 정쟁만 요란하게 떠드는 ‘국민의 방송’


오래전의 일이다. 휴일에 북한산을 오르다 너른 바위와 소나무 사이로 널찍한 평지가 있는 곳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어디선가 담배 냄새가 퍼지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조금 떨어진 곳에서 연배가 있어 보이는 몇몇 사내들이 막걸리 마시며 웃고 떠들고 있었고 그중의 한 명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굳이 국립공원이 아니라도 산에서 금연은 상식이다. 잠시 후 나이가 좀 더 들어 보이는 이가 다가가 산에서 담배를 피운다고 호통을 쳤다. 담배 피우던 남자는 주위의 눈총을 의식해서 그랬는지 당황하여 담배를 끄고 뭐라고 변명하는 듯하더니 자존심이 상했는지 ‘담배를 피운 건 잘못이지만 당신이 뭔데 야단을 치느냐, 왜 반말이냐’ 하며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고, 몇 차례 고성이 오고 간 뒤에는 산에서의 흡연이 아니라 나이 좀 많다고 반말을 했다는 게 싸움의 본질이 되어 버렸다.

 

‘내란 정당’의 억지를 날카로운 창으로 둔갑시킨 9시 뉴스

 

윤석열이 저지른 한밤중의 계엄 난동으로 여당이던 국민의힘은 졸지에 ‘내란 정당’의 낙인이 찍히고 선거에 패배하여 야당이 되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국힘당은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정권의 총체적 무능과 실정을 밝히겠다고 벼르고 있다고 KBS 9시 뉴스는 보도했다. 고물가, 수도권 집값 폭등, 한미 관세협상 교착에서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 공장에서 벌어진 한국 노동자 집단 구금과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범죄조직의 한국인 감금까지 모두 이재명 정부의 실정이라는 거다.

KBS 뉴스 화면 캡쳐 모음

사람 몸의 병도 그렇지만 나라의 병도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게 아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고 고작 넉 달이 지났을 뿐이다. 나라에 병이 있다면 윤석열이 대통령이고 국힘당이 여당이던 시절에 발원하였을 가능성이 크고, 집권당으로서 윤석열의 내란을 방조한 책임이 있으니 야당이지만 날카로운 창이 아니라 방패가 되어야 마땅할 것 같은데, KBS 뉴스는 국힘당의 주장을 그대로 전하며 국감에서 양보 없는 대치가 예상된단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말이 있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자기가 그런 게 아닌 척 발뺌하며 남에게 뒤집어씌우려는 수작을 힐난하는 말이다. 그런 수작이 통하여 위기를 모면하면 학습효과가 되어 도둑이 매를 들고 설치는 적반하장으로 발전한다. 그럴 때의 ‘공정한 보도’는 양쪽의 주장을 반반씩 전하는 기계적 균형이 아니라 공평무사한 자세로 시시비비를 가리는 거다. 한국기자협회의 윤리강령에도 그것이 언론 본연의 역할이라고 쓰여 있다.

 

‘공방’ ‘고성에 욕설’ ‘설전’ ‘충돌’에 사라진 시시비비

 

KBS 9시 뉴스는 국정감사 첫날 여야가 거세게 충돌했고, 공방이 이어졌고, 고성에 욕설이 오갔다고 전했다. 대법원 국감에서는 인사말만 하고 떠나려는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이른바 ‘희대의 파기환송’에 대해 질의를 하려는 여당과 못하게 하려는 야당이 고성으로 맞섰고, 국방부 국감에서는 ‘내란’이라는 용어를 쓰는 문제로 여야가 고성에 욕설까지 오가는 공방을 벌였고, 외교부 국감에서는 한미 관세 협상을 놓고 여당은 정부의 외교 협상력을 높여주려 했고 야당은 ‘완전 폭망 상태’라고 평가했다며 양쪽의 주장을 반반씩 전했다.

KBS 뉴스9 국정감사 첫날 보도 화면 캡쳐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마찬가지였다. 국감장 곳곳에서 여야가 충돌했고, 고성과 설전이 이어졌고, 주장하면 반박하고 제기하면 반발하는 말싸움 공방이 벌어졌고, 여야 대치가 이어졌고, 공방이 뜨거웠고, 여야가 맞붙었다는 ‘공방전 국감’ 소식을 고장 난 레코드처럼 동어 반복으로 전했다. 무릇 국정감사란 납세자인 국민이 낸 세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주권자 국민이 위임한 권한이 바르게 행사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따져보는 것인데, 준조세인 수신료로 운영되는 ‘국민의 방송’ KBS 뉴스는 국정감사장 문턱에서 진실에 접근하려는 쪽과 진실을 가리려는 쪽이 거칠게 싸우는 장면만 공평하게 반반씩 전하고 있었다.

 

달을 보라는데 달은 보지 않고 달을 가리키는 손에 때가 묻었다고 트집을 잡는 건, 시선을 돌리게 하여 문제의 원인을 보지 못하게 하려는 거다. 소란을 피우고 흙탕물을 일으키는 건, 문제의 본질을 숨기려는 거다. 잘못한 게 많아 숨길 게 많은 쪽이 괜한 트집을 잡고 소란을 피운다. 그래야 진실이 가려지므로. 대개의 정치 공방이 그러하다. 기자들이 그걸 모르지 않을 텐데, 여야의 주장을 기계적으로 반반씩 보도한다. 억지와 궤변일지라도 그대로 옮긴다. 일방적인 주장이나 의혹은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보도하는 것이 기본적인 언론 윤리인데 공영방송 KBS에서조차 지켜지지 않는다.

 

(이하 생략)

 

출처: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6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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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덴디 | 작성시간 25.10.29 윤씨 ㄸㄲ 가 아주 헐었겠다.
  • 작성자오렌지아저씨 | 작성시간 25.10.29 십알 저런놈이 선배라니 부끄럽다 ㅜㅜ
  • 작성자신난밧드 | 작성시간 25.10.29 단기사병인가
  • 작성자udlunatic | 작성시간 25.10.29 세상에 누가 디올 핸드백을 파우치라고 부를까. 스스로는 진심으로 어떻게 생각할까
  • 작성자운항본부장 | 작성시간 25.10.29 이병 복무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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