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장상사와 솔숲길을 걸었습니다.
앉아서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함께 책도 읽었습니다.
사람은 오랫동안 바라보는 것을 닮게 되어있다고 하길래 일부러 오래 바라보았습니다.
한동안 전 직장 상사를 바라볼 때마다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의 마지막 인터뷰 중 한 대목, 지지자들과 여당에서 문 대통령을 지켜줘야한다는 말에 대해 질문하자 '다 선거용이죠. 누가 와서 지켜줍니까?'했던.
그 후로 지금까지 '당신 친문이지?' 묻기만 해도 손사레를 치는 정치인들을 보면서, 전임대통령 공과에 대한 평가를 넘어 인간적 멸시와 다분히 정치적 의도의 비난을 보면서, 누가 와서 지켜주겠냐는 그의 대답을 떠올리는 이유는 '이 모든 상황이 이렇게 되어갈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구나, 결론을 아는 것은 참 쓸쓸하고 평온한 일이구나'
이번 선거에서 박근혜와 이명박의 재등장을 보면서, 그들을 보며 환호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친노에서 친문으로, 다시 친명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 비난받고 그 연쇄를 부정하며 성을 쌓아올리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나는 좀 더 쓸쓸해졌습니다.
나는 친문입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
나란히 놓인 이 이름들과 함께 거쳐온 내 삶을 사랑하는, 그래서 나는 친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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