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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디온테이 와일더
201cm/105kg
1985년생. 오소독스. 미국
아마추어 경력 : 2008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
프로전적 : 45전 42승(41ko) 1무 2패
복싱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하드펀처(강타자)는 타고나는 것이다. 만들어지지 않는다’
물론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훈련을 하면 강해지겠지만 경험적으로 보니 근본적인 한계가 있더라’는 말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와일더는 확실히 타고난 무엇이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AdjRJiBfc
순식간에 들어오는 폭발적인 뒷손 스피드와 기막힌 타이밍도 좋고 급소를 정확하게 때리는 타점도 좋습니다. 거기다 손이 들어오는구나 알고 맞아도 쓰러질 정도로 펀치 자체도 무겁습니다. 특이한 점은 와일더의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는다는 점. 하지만 체중이 적다고 와일더의 펀치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확실한 증거로 그의 KO율을 보면 알거든요.
그리고 와일더는 기술적으로 모든 면에서 뛰어난 선수는 아닐지 모르고 KO 대부분이 원투 일변도지만, 그 간단한 공격으로 KO샷을 만들어내기까지의 미묘한 셋업을 굉장히 잘합니다. 비록 정신줄 놓고 막 휘두를 때도 있지만(...) 그건 보통 승기를 잡았을 때나 그렇게 하고 상대방에게 효과적인 충격을 주기 전까지는 의외로 수싸움과 셋업을 계속 풀어나가는 지능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만약 상대에게 수싸움이 밀린다고 해도 12라운드 중 어느 때라도 오른손 한방만 터지면 그대로 시합이 끝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GBH-RwhZ-A
오티즈의 영리한 운영으로 6라운드까지 모든 라운드를 밀리고 있다가 단 한방에 KO시켜버리는 와일더. 앞손으로 계속 건드리고 움직이며 셋업을 쌓아옴.
이런 운영을 포함한 모든 부분으로 볼때 감히 말하건데, 와일더는 투기종목 역사상 제 1위의 하드펀처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무서운 선수죠.
와일더는 원래 특정한 종목의 엘리트 운동선수였다기보다 농구, 풋볼에 관심이 커서 본인의 큰키를 살려 그 쪽으로 선수생활을 해야하나 고민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본인과 동거녀 사이에 태어난 자신의 첫째 딸이 희귀척추장애 진단을 받게 됩니다.
딸의 어머니는 얼마 후 그들을 떠납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딸아이가 고통받는걸 보는 순간, 그 애를 위해 모든걸 해야겠다고 느꼈고 트럭운전과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며 진로를 고민했으며,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가장 큰 돈을 빨리 벌 수 있는 분야가 복싱이라고 결론냈다고 합니다.
마음먹은 와일더는, 집 근처에 있는 복싱체육관을 찾아갑니다. 그의 나이 스무살이었습니다. 트레이너 제이디가 회고한 바에 따르면, 와일더가 체육관에 들어오는 순간 사람들의 이목이 다 집중됐다고 합니다.(그의 체격을 보면 이해가 가죠) 와일더는 돈을 벌기 위해 프로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고 제이디는 와일더에게 일단 아마추어부터 시작하자고 설득합니다. 이때부터 오랫동안 트레이너를 맡게 되는 제이디는 비록 복싱 경력이 없는 사람이긴 했지만(기자 출신) 바로 프로선수를 하기보다는 일단 지고 이기는 아마추어 경력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걸 알기에 그런게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와일더는 그 짧은 아마추어 시절에 큰 업적을 남기게 됩니다. 정확히 20살 때인 2005년말 경에 복싱체육관에 처음 찾아갔고, 2007년도에 미국 골든글러브 복싱 대회 및 전국챔피언쉽 91kg급에서 우승합니다. 2008년에 고작 아마추어 21전만에 미국 국가대표 선발전에 우승하고, 올림픽 세계예선마저 통과하며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하게 됩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해당체급에서 동메달까지 따버리죠. 아예 복싱이란 걸 처음 시작한지 3년만에 올림픽 동메달을 따버린겁니다.(올림픽이 무슨 생체대회도 아니고..) 와일더의 아마추어 전적은 30승 5패입니다.
* 참고로 지배자들 편에 출연하는 복서들의 아마추어 성적
조슈아 : 40승 3패
루이즈 : 105승 5패
와일더 : 30승 5패
퓨리 : 31승 4패
우식 : 335승 15패(...)
올림픽이 끝나고 불과 3달 뒤, 미국인 헤비급 올림픽 동메달리스트라는 프리미엄을 달게 된 와일더는 드디어 고대하던 프로무대에 뛰어듭니다. 그리고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와일더는 쭈욱 32연승(32KO승)을 달린 후 2015년 드디어 세계타이틀전을, 4대기구 중 하나인 WBC 헤비급 타이틀전을 갖게 됩니다. 상대는 남아공의 버메인 스티번.
https://www.youtube.com/watch?v=F9UiG1sG2gM
와일더는 이 시합에서 처음으로 12라운드 판정까지 가게 되고 무난히 승리합니다. 이 시합 이전까지 와일더의 승리는 대부분 1라운드 KO였고 가장 길게 간게 4라운드였습니다. 그 안에 상대들이 다 쓰러졌기에 장기전으로 가게 된다면 체력문제가 있을거라는 합리적 의심이 있었고 상대 스티번도 그걸 노린 전략을 짠 듯 했습니다. 그러나 쌩쌩한 와일더는 12라운드까지 스티번을 일방적으로 구타하며 판정승을 거둡니다. 그리고 복싱체육관에 발을 들인지 10년만에 세계챔피언이 되죠.
와일더가 제대로 된 상대들과 붙기 시작한건 사실 챔피언이 되고 난 이후입니다. 그전까지의 상대들은 강한 사람이 거의 없기에 이걸로 팬들이 와일더를 까긴 하죠. 근데 제 생각엔 그래도 딱 3명이 강했는데 1명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오드리 해리슨, 다른 한명은 전 WBO 세계챔피언 출신의 리하코비치, 마지막 한명은 말릭 스콧입니다. 와일더는 이 3명을 몽땅 1라운드에 잠재웁니다. 이 정도면 뭐.. 나름 검증된거 아닌가 싶지만 면면을 따져보면 그게 또 깔만한 요소들이 있어요. 해리슨은 올림픽 금은 땄지만 프로무대에선 결국 챔피언에 오르진 못했던 사람인데다가 와일더와 싸울 때 40살이었습니다. 와일더에게 1라운드 KO 당한후 은퇴했죠. 리하코비치는 7년전에 타이틀을 잃었고 와일더와 붙기 전 2연패 중이었습니다. 말릭 스콧은 유소년 세계선수권 우승자 출신에 와일더와 붙기전 36승 1패의 프로전적을 가지고 있는 훌륭한 선수긴 한데..와일더와 붙은 시합은 뭔가 좀 이상합니다. 원래 두 사람 친분도 있었다네요. 시합시작하고 얼마 후 와일더의 펀치가 왼손 리드펀치만 살짝 걸리고 뒷손은 제대로 맞지도 않았는데 스콧이 지레 겁먹고 쓰러져서 1라운드 KO처리가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5KBk-alCNNA
2분쯤 부터 나오는데.. 이상하죠..
스콧은 몇 년 후 은퇴하고 와일더가 퓨리랑 3차전 할 때부터 와일더의 메인 트레이너가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yvphN9bzbg
* 리하코비치의 KO장면. 끔찍한 KO가 나오니 심약자는 보지 마시길 추천합니다.
여튼 이 이후 와일더는 그전보다 강자들이랑 붙게 되고 그러면서도 KO쇼를 계속 이어나갑니다. 개중 가장 강한 사람은 루이즈 오티즈로, 사실 이것도 팬들이 오티즈 나이 가지고 제대로 된 상대 아니라고 까는데 오티즈가 진 사람은 와일더와 앤디 루이즈 딱 두 사람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KO로 눕혔습니다. 미주 대륙권에서는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어요.
상대가 어쨌든 워낙 임팩트가 강했기 때문에, 미국의 와일더와 영국의 조슈아 간에 라이벌 구도가 형성이 됩니다. 둘이 언제 붙느냐는 시간문제라고 다들 그랬었죠. 그러던.. 중, 조슈아가 덜컥 앤디 루이즈에게 져버립니다.
허탈해진 와일더 앞에 괴상한 사람이 등장합니다. 최강자 클리츠코와 대결하여 그가 가진 모든 타이틀들을 다 들고 왔다가, 스스로 무너지며 그 타이틀들을 전세계에 흩뿌린 원조 강자, 타이슨 퓨리입니다.
* 죄송한데, 제가 연도를 헷갈렸습니다. 조슈아가 루이즈에게 진 것은 와일더가 퓨리와 붙은 1차전 이후입니다. 조슈아가 시합을 피한다고 느끼자 먼저 퓨리랑 붙었습니다. 정정하기 위해 글 남깁니다.
퓨리가 몰락 후 다시 떠오르기까지 스토리는 이후 퓨리 편에서 다루겠습니다. 퓨리는 와일더보고 붙자고 도발했고, 조슈아와의 시합이 날아가버린 와일더는 흔쾌히 도전을 받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퓨리는 정말 놀라운 기량을 보여주며 와일더와 명승부를 펼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MLKpJ495rw
이 시합을 실시간으로 본 사람이라면 정말 두 사람의 장점과 특징이 온연히 섞인 명승부라는걸 느꼈을 겁니다. 퓨리의 경기운영능력은 여전했습니다. 대부분의 라운드를 지배했고 그 몸에도 회피력이 정말 좋았습니다. 반면 와일더의 파워 역시 정말 엄청났습니다. 중간에 한번 플래쉬 다운을 시킨 것도 그렇지만, 이대로 가면 퓨리가 이기겠다 싶음에도 야 쟤는 진짜 오른손 한방이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안심을 못 한다.. 싶을때! 그 한방이 마지막 라운드에 터집니다. 그리고 퓨리는 그 자리에 그대로 대자로 쓰러져버립니다.
와일더는 시합이 끝났다는걸 확신했습니다(보는 저도 그랬습니다) 근데 퓨리 이걸 맞고 일어섭니다. 이야.. 와일더 살짝 겸연쩍은 듯 웃더니 다시 시합 시작하자마자 죽이려고 달려듭니다. 퓨리 정신 못차리고 밀리는가 싶더니, 이내 가다듬고 그대로 카운터를 박으며 시합 주도권을 가져옵니다. 와일더 충격을 받고 함부로 접근 못 한 채, 끝내지 못한채 시합이 종료됩니다.
시합결과는 무승부.
이 명승부는 퓨리가 돌아왔음을 알리고 와일더의 강함을 보여준 동시에 조슈아에게 집중된 주목을 분산시킵니다. 영국 중심의 헤비급 복싱계에 이런 훌륭한 선수와 시합이 미국에도 있다는걸 알리게 되며 불을 지핍니다.
2차전은 필연적이었죠. 둘다 각자의 시합들을 잠시 치뤄가다가(와일더는 KO쇼를 이어가고 퓨리는 이제 이름에 걸맞는 강자들과 2연전을 치룸) 1년이 지난 후 2차전을 벌입니다.
2차전의 퓨리는 1차전 때보다 기량이 압도적으로 올라와있었고, 압박 전략으로 와일더를 KO시키려고 달려듭니다. 와일더 상대로 그렇게 운영하는 강심장은 정말 없습니다. 간혹 있어도 다 KO 당했었고요. 그런데 퓨리는 그 어려운 일을 해냅니다. 와일더의 펀치는 경계하면서 파고들어 힘으로 누릅니다. 와일더는 힘에서 밀리며 다운 2번 이후 KO패 하게 됩니다. 첫 패이자 첫 KO패.
https://www.youtube.com/watch?v=LdDbqm6e_Cc&t=42s
당시 코너에 몰려서 일방적으로 맞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와일더 스스로는 시합을 계속 이어가려는 의지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너에 있던 트레이너 마크 브릴랜드가 안되겠다고 판단해 수건을 던졌고, 사실 누가 봐도 정말 합당한 상황이었기에 선수를 지키고자 한 브릴랜드의 판단에 공감했습니다. 근데 와일더는 이일에 크게 분개해 브릴랜드를 해고했습니다.
이쯤에서 와일더의 트레이닝 환경과 둘러싼 사람들에 대해 언급하자면, 마크 브릴랜드는 와일더의 캠프에 있던 사실상 거의 유일한 일류급 트레이너이자 와일더에게 무언가를 가르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습니다. 해고된 이후 마크 브릴랜드에 따르면 자존심이 쎈 와일더이기에 훈련방식이 항상 본인 뜻대로였고 브릴랜드가 뭔가 방법을 바꾸려고 하면 헤드 트레이너인 제이디(와일더가 처음 복싱을 시작했을 때부터 트레이너)가 와일더 싫어하는거 하지 말라고 막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본인이 할 수 있는게 많지 않았다고. 제이디는 복서나 트레이너 출신이 아니라, 원래 지역 범죄신문 기자(?)를 하던 사람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CvzYaj8SBo
* 뉴타입 스포츠 님이 정말 정리 잘해주셨죠.
결국 와일더 주변엔 제대로 된 트레이너가 있어도 없는거나 마찬가지였고, 그 트레이너마저 해고된거죠. 이 일 때문에 와일더는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거기다 시합에 진 핑계도 등장할 때 연출로 입은 옷이 너무 무거워 다리에 힘이 다 빠졌었다는 등 말같잖은 소리를 해대서 이미지에 먹칠을 했죠. 제겐 이 양반이 자기 주변에 예스맨 밖에 없고, 뭔가 기술적으로 부족한 상태였지만 지금껏 해오던대로 해서 계속 이기다보니 점점 더 고집쟁이가 되고 스스로 자멸하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게, 주변환경이 그런 상황임에도 계속 이겨왔다는건 올림픽 때부터 보여준 와일더의 천부적인 재능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알려주는 단면인거 같습니다. 물론 사람들 말마따나 조금 더 일찍 조금 더 체계적으로 복싱을 배웠다면 정말 기술적으로 2단계 이상 뛰어나고 무서운 펀치력까지 갖춘 전무후무한 선수가 됐을지도 모르죠. 그런 와일더가 평행우주 다세계 우주 어딘가에 있을진 모르지만 현실에서 그런 가정은 도움이 안 됩니다. 지금 와일더가 처해있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와일더의 강한 자존심은 독이기도 하지만 약일 수도 있습니다. 무언가를 계속 해가고자 하는 원동력이 되니까요.
타이틀을 잃은 와일더는 이를 갑니다. 과거 상대였던 말릭 스콧을 트레이너로 초빙하고(그럼에도 제이디와도 같이 함께 했습니다. 와일더는 자기 사람이라고 딱 찍으면 누가 뭐라던 엄청 챙기는 편) 3차전을 준비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9MiwQO-qhpc&t=36s
3차전에선 멀리서 찍는 앞손 바디샷을 가져왔습니다. 압박을 쉬이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을 수도 있고 뒷손을 위한 셋업일 수도 있고.. 여튼 조금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천천히 경기를 풀어나가는 와일더. 하지만 그렇게 가던 중 역시 퓨리에게 말리며 첫 번째 다운을 당하게 됩니다. 아 역시.. 힘들겠구나 싶은 순간, 들어오는 퓨리에게 와일더의 오른손이 터집니다. 퓨리 같은 라운드에 2번이나 다운 당합니다. 다리가 풀리고 한번만 더 다운 당하면 끝이기에 역전극이 벌어지나 했지만 퓨리 간신히 라운드를 넘겨 살아남게 됩니다. 이후 회복해가며 다시 교묘한 클린치 전략 등 와일더를 힘으로 누르며 서서히 잠식해 들어가고.. 와일더는 다운을 한번 더 당하고 완전히 탈진한 채 막 밀리가다가도 주먹을 내서 퓨리를 흔듭니다. 때려죽이려면 죽여라, 난 어떻게든 널 쓰러뜨릴거다 란 투지를 몸으로 보여주며 포기를 안 하죠. 결국 11라운드가 되어서 퓨리의 오른손 훅에 그대로 실신해버립니다.
이 시합은 감히 말하건데, 제가 본 헤비급 타이틀전 가운데 가장 훌륭한 시합이었습니다. 올드팬분들은 과거의 무하마드 알리, 포먼, 프레이져 이런 선수들이 만들어낸, 헤비급임에도 서로 공격을 수없이 주고 받는 시합에 향수를 느끼신다고 합니다. 그분들의 기준엔 지금의 헤비급은 본인들이 좋아했던 그 헤비급이 아니에요. 물론 시대가 달라지고 체형이 훨씬 거대화된 지금의 헤비급에는 그 나름의 관전 포인트와 찾을 수 있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 시합은 그런거 다 무시하더라도 역사에 남을 정도로 정말 멋진 시합이었습니다. 적어도 제겐 그랬습니다. 진짜 막 가슴이 뛰더군요.
이 미친 경기 후, 퓨리는 와일더의 코너로 가서 인사를 하려고 하지만 3번의 대결 끝에 결국 패하고 세상에 자신보다 더 강한 복서가 있다는걸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된 와일더는 인사를 받지 않습니다. 오히려 ‘No Love. I don't respect you. 난 너 존중 안한다’고 하죠. 와일더의 강한 자존심을 보여주는 일화. 스포츠맨쉽 없는 행동이라고 퓨리도 승리자 인터뷰 때 이야기하고 지켜보던 다른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로 이야기합니다. 아마 이 글 보시는 분들도 그렇게 느끼실거에요.
그런데 말이죠..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와일더의 이런 강한 자존심은 독이자 약입니다. 만약 와일더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면, 이 시합에서 이런 강한 집념과 투지를 보여줘서 역사에 남을 시합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요? 과유불급이라고 하지만 와일더의 이런 면모는 와일더라는 복서의 정체성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런 사람이기에 이런 그에게 더욱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겁니다. 저 역시 그 중 한명이고요.
와일더는 복싱에서 이룰걸 다 이뤘으니 은퇴를 할까 고민했지만, 아직 스스로에게 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다는걸 느끼고 오랜 공백을 깬 끝에 10월에 복귀전을 합니다. 상대는 핀란드의 중견복서 로버트 헬레니우스. 와일더가 못 이길 상대 아니지만 복귀전이니 뭐 모르죠. 트레이너로는 여전히 말릭 스콧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