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푸가 이번에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처참히 깨졌는데
전략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가장 근본적 이유를 사이즈 차이라고 봅니다.
(물론 결과론적 해석입니다. 경기 전까진 게이치 죽을 줄 알았습니다)
페더에서도 작은 편인 토푸와
게이치의 체격차가 생각보다 많이 크더라구요.
체중을 맞췄다 한들
원래 그 사이즈인 게이치와
그 아래, 내지는 하나 더 아래 사이즈인 토푸의 싸움은
내구력이나 빠따에 큰 영향이 있었을 겁니다.
1. 빠따 손해
사이즈 차이 때문에 펀치 궤적이 살짝 위를 향하는 것은
맞추는 것 자체도 어려워지고, 펀치력 감소에 영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체중이 같다해도 키 차이가 나면
안면에 제대로 데미지 주기가 어려워집니다.
로우킥도 그냥 차는 것보다
과거 어네스트 후스트처럼 내려찍는게 더 데미지가 세게 오는데 (맞추기 어려운 것과는 별개로)
지면에 다리가 고정되기 때문입니다.
맞는 다리가 킥 방향대로 흐를 수 있다면
비교적 데미지가 상쇄되는데
내려찍는 로우킥은 킥 진행 방향에 지면이 버티고 있으니
다리가 흐를 공간이 없고 킥 데미지를 그대로 안게 되는거죠.
펀치도 마찬가지로
내려찍는 투와 올려치는 투는 데미지에 차이가 생깁니다.
원챔의 나빌이 압도적 사이즈를 바탕으로 한 내려찍는 투로 상대들 쉽게 보내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올려치는 투로 케오를 절대 못만드는 건 아니지만 내려찍는 것에 비하면 분명 데미지에 손해를 보게 됩니다.
애초에 올려치는 펀치인 어퍼도
키 큰 상대에게 데미지를 주기가 더 어렵습니다.
타점이 그만큼 높아야 하고, 펀치에 체중이 덜 실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더 큰 게이치는
작은 토푸리아에게 어퍼를 통해 데미지를 주며 게임을 따냈습니다.
게이치는 평소보다(=원래 라이트급 선수들과 싸울때보다)
데미지를 더 잘 넣을 수 있었고
토푸는 평소보다(=페더 선수들과 싸울때보다)
데미지에서 손해를 봤습니다.
2. 맷집 손해
맷집손해라고 구분은 했지만
결국 위에서 말한 빠따 차이와 상통하는 얘기입니다.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경기 당일 체중은 꽤 났을텐데
체중이 다른 것만으로도 기본적으로 데미지 양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격투기가 체급을 나누는 것도, 선수들이 죽어라 감량하는 것도 그 이유입니다.
누구나 알듯 토푸 빠따는 굉장히 강하지만
결과적으로 할로, 볼카, 찰올을 잠재웠던 만큼의
ko펀치는 못 만들어냈습니다.
찰올처럼 들이대다 카운터성으로 박히는 것 아닌 이상은,
라이트에서도 터프한거로는 빠지지 않는 게이치에게는
(뒤지게 아프지만) 어찌어찌 버틸 만 했던 겁니다.
게이치 입장에서는
(사이즈 때문에 비교적 손해를 보고 들어오는) 토푸의 펀치가
생각보다 맞을만 했던 반면
토푸 입장에선 게이치의 잽이 너무 무겁습니다.
빠따 없고 동체급인 볼카, 맥스에게는
잽 한두대쯤 맞으면서도
뚜벅뚜벅 접근해서 죽일 수 있었지만
볼카나 할로웨이처럼 빠르게 툭 치고 빠지는 견제성 잽이 아니라
(사이즈 때문이든, 스타일 차이든)스트레이트처럼 푹 하고 꽂히는 게이치의 잽이
토푸에게는 부담이 될수밖에 없습니다.
이게 토푸의 심리를 꼬이게 만들었습니다.
토푸는 게이치의 무거운 잽에 대응하고자
경기 초반 상체를 뒤로 빼고 접근했습니다.
맥스에게 시작하자마자 발 붙이고 싸우자고 제안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모습입니다.
이미 부담을 느끼고 시작한 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한두번씩 푹푹 꽂힙니다.
토푸에게는 부담이 점점 커집니다.
원래 같았으면 잽 타고 들어가는 크로스나
잽 가드/패링 후 러쉬로 반응했을텐데
잽이 예상보다 더 무거웠고,
이 부담이 커지면서 반응이 안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거리를 좁힐 때마다 나오는
게이치의 어퍼도 아프게 들어갑니다.
그래서 1라 2~3분 지난 시점부터는
잽을 맞거나 가드한 이후 반응이 현저히 줄어듭니다.
몸에도 데미지가 누적되고, 심리적으로도 굳은 겁니다.
체육관에서 스파링을 해보면
나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회원이 상대라면
풀파워로 덤벼도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무슨 메이웨더라도 된 것마냥 가볍게 피하고 툭툭 치면서 요리할 수 있습니다.
반면 관장님이랑 스파링 하게 되면
관장님이 아무리 힘조절 한다해도
작은 잽 모션 하나에도 반사적으로 풀가드 올리기 바빠집니다.
쫄았기 때문입니다.
토푸는 원래 상대의 공격을 가드로 받아내며
뚜벅뚜벅 전진해서 죽이는 싸움에 능숙합니다.
상대의 공격이 받을 만 하고,
그 사이에 본인의 강력한 펀치를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 가능합니다.
같이 때리면 내가 죽겠냐 니가 죽지? 하는 마음이 있는 겁니다.
맥스 전에서 시작하자마자 들어오라고 했듯이요.
"같이 때리면 니가 죽는다"는 자신이 있습니다.
근데 게이치 상대로는
공격이 받을 만 하지가 않습니다.
그러니 맘놓고 휘두를 수가 없습니다.
한번씩 맘먹고 들어가도
더티 복싱으로 들어오는 어퍼가 아프고
게이치 특유의 근접거리 발광(클린치 어퍼, 태클 페이크, 앞발 하이킥 등)이 부담스럽습니다.
"같이 때리면 니가 죽는다"가 안되는겁니다.
"같이 때렸다간 내가 갈수도?" 하는 의심이 생깁니다.
사이즈 차에서 오는 맷집 차이가
심리적 경직까지 만들어낸 셈입니다.
전진이 덜 되고, 상대 공격에 반응이 덜 됩니다.
반면 게이치는 할만하게 느껴집니다.
더 발광합니다.
태클 페이크 섞고, 어퍼치고, 잽 계속 내밉니다.
결국 토푸가 초반에 끝을 내지 못하면서
기본적 사이즈 차이에서 오는 여러가지 손해가(데미지, 타점, 맷집 등)
1라, 2라, 3라, 4라까지 계속 누적됐습니다.
1라까지는 그런대로 비슷했지만
그 누적 데미지가 후반라운드로 갈 수록 점점 복리로 쌓인거죠. (눈 부상까지 더해서)
-1, -3, -6, -12 이런 식으로요.
3. 그럼 또 붙어도 게이치 승?
저는 또 붙어도 토푸 탑독일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배당이 이번 경기 만큼 벌어지진 않겠지만요.
게이치에게 어퍼와 잽으로 고전 했고
무거운 펀치에 밀리기도 했지만
그에 대한 대응이 또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게이치가 맥스에게 뒷차기 맞고
1라에 코 나가면서 경기 터졌듯이
1라 얼마 지나지 않아
어퍼와 잽에 시야가 죽은 것도
일종의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뽀록이라는게 아닙니다.
게이치가 잘 준비해왔고,
그에 대한 토푸의 대처가 미흡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눈이 죽었죠.
만약 2차전을 한다면
또 시야 죽게 놔두지 않을겁니다.
더 스텝을 살리든, 카프를 더 적극적으로 쓰든
뭔가 대응법이 나올 겁니다.
다만 안전지향적 성향을 가진 제게
1차전 전까지는 전재산 토푸에게 박을 수 있는 확신이 있었다면
2차전을 한다면 돈까진 못 걸겠습니다.
승리 확률을 따진다면 6대4 정도로 토푸 우세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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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마비올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7 마하고곶 저도 카프 스페셜리스트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볼카전이든 맥스전이든 카프 많이 맞추면서 잡아낸 시합이 있는데
이번에 유독 킥이 안나온게 의아하고 아쉬워서요
꼭 카프로 데미지를 주는게 아니더라도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차원에서라도 섞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입니다. -
작성자[섹벽]짱가 작성시간 26.06.16 토푸리아가 너무 오만했죠. 2분안에 죽인다고 자신은 레슬링 쓸일조차 없다고 미리 18:0 승리자축 파티하고 경기 나섰어요. 핌블렛전보고 조롱까지 했었는데 늙고 느린애한테도 졌단식으로요. 본인 생각에는 느린 게이치 그냥 시작부터 케이지로 몰아서 연타로 순삭시킬 생각만 했던것 같은데 막상 게이치 벽돌잽이랑 어퍼 맞아보니 씹고 들어가서 부시는게 불가능하단걸 느꼈을테고 이미 그사이 양쪽 시야 아작났죠. 다이아몬드 더스틴 포이리에가 내구성과 빠따 지리긴 했던게 게이치랑 1차전 시작부터 4라운드까지 치고받으면서 눈 2번 찔리고도 ko시켰었죠. 게이치 이제 끝물 노장이라 내년에 다시 붙어도 토푸리아가 더 유리하겠지만 붙어보니 토푸리아가 게이치 겜 터트릴 무기가 부족해보이긴 하더군요. 하이킥이 있는것이 아니고 클린치에서는 무조건 손해보구요. 초반부터 레슬링 쓰면 토푸가 넘기긴 하겠지만 그라운드 돌입후에는 토푸 체력이 좋지않아보여서 전략적으로 안쓰는것 같구요. 다시 붙어도 토푸에게는 어려운 경기일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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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섹벽]짱가 작성시간 26.06.17 폭탄 펀치가 있어서 사이즈 차이를 극복했던건데 빠따 지리는 게이치를 초반에 ko 못시키니까 확실히 계속 데미지 손해보다가 무너지네요. 볼카,할로 물펀치에는 그냥 씹고 들어가서 부셨고.. 찰올은 운영 최악으로 자신이 직선으로 들이대다 카운터맞고 뻗었는데 사이즈 큰 불빠따 게이치가 들어와주지않고 원거리 벽돌잽과 근거리에서는 어퍼 후리고 밀쳐버리면서 운영하니 전진하며 벽돌잽 계속 맞는 토푸가 데미지는 더 팍팍 꽂혀버렸어요. 찰올 주짓수에는 게이치가 너무 쫄아서 어버버하다 붙잡혀서 찰올 니킥에 겜 터졌는데 클린치에서 토푸가 게이치를 압도못하니 힘겹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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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r0mme1 작성시간 26.06.17 토퓨의 이런점때문에 갠적으론 토퓨 시원하게 털려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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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마비올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7 게이치를 아예 죽을날 받아놓은 반송장으로 보는 바람에
전략적으로 준비가 충분히 안됐던 것 같습니다.
반송장한테 아프게 맞기 시작하니 멘탈은 더 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