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 맛집도 다니고 주말마다 암벽 등반 가고
정말 평범하지만 행복한 연애를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몸 상태가 이상해서 병원에 갔고
임신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솔직히 무섭기도 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닮은 아이를 낳는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했어요.
진짜 가족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날 남자친구 카톡 알람이 계속 울리길래 무심코 화면을 봤는데,
프로필 사진이 웬 여자아이 사진이더라고요.
평소 저한테 보이던 프로필은 운동 사진뿐이었는데 이상해서
친구 폰으로 번호 저장해서 확인해봤습니다.
그리고 진짜 소름 돋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저한테는 카카오톡 ‘멀티프로필’을 써서
철저하게 총각 행세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원래 프로필에는
“우리 공주님 첫 생일 축하해”라는 문구와 함께
어떤 여자와 아이를 안고 활짝 웃고 있는
가족사진이 가득했습니다.
네.
제가 만나던 남자는 유부남이었습니다.
그것도 이미 예쁜 딸까지 있는 아빠였어요.
저랑 데이트하면서
“너 닮은 딸 낳고 싶다”
“우리 애기는 운동 잘하겠다”
이런 말까지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 말을 다른 여자와 아이를 둔 상태에서 했다는 게 아직도 안 믿겨요.
1년 동안 멀티프로필까지 써가며 사람을
속일 수 있다는 게 너무 소름 돋고,
제가 사람이 아니라 그냥
감정 쓰레기통이었던 것 같아 구역질이 납니다.
제가 다 알게 되니까
“곧 이혼하려고 했다”
“너 만날 때는 진심이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변명만 반복합니다.
근데 저는 이제 뭐가 진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뱃속 아이 생각하면 눈물만 나고
클라이밍장에서 같이 웃던 기억들이
전부 저를 찌르는 칼처럼 돌아옵니다.
이 남자 가정 다 폭로해버리고 싶은데
그러면 제 인생도 같이 무너질까 봐 무섭습니다.
쓰니들…
나 진짜 어떻게 해야 할까? 미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