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소귀에 경 읽기
김육주
내 나이 예닐곱
코 흘리개 딸을
앞에다 앉혀놓고
하늘 천 따지
콧물이 들락날락
하는 것도 못 보시는지
소 귀에 경 읽기
하시던 우리 아버지
당신의 말씀을
귀 너머 들었던 일인데
피가 되고 살이 되어
듣는 귀는 열어두고
남 말에 꼬리 다는 것을
저어하며 살았다
내 앉은 자리가
등잔 밑이 아니라는 걸
스스로 느껴질 때가 있다
언제고 부모님 말씀이
법으로 알고 살았던 게
남의 비웃음을 사지
않았던 것 같다
큰 집의 못난 딸하고
막 집의 잘난 딸하고
바꾸지 않은 다는
말씀에 의미를
이제야 알아가는 중이다
여자는 그 행실에
높이 놀고 낮이 논다는
의미를 깨닫고 있을 즈음
*牛耳讀經
牛(소 우), 耳(귀 이), 讀(읽 을 독)
經 (글 경
*저어하다: 염려하거나 두려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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