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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손관일 시인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에게/손관일

작성자손관일1|작성시간26.06.09|조회수13 목록 댓글 0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에게/손관일

피에로의 웃음

 

 

 

웃음과 슬픔 안에서 웃음을 선택했지만

내가 유일하게 가질 수 있는 웃음이

나에게 등을 돌린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웃을 수 밖에 없는 얼굴이 나의 선택을 망설인다면

어디에서 나의 추억의 파편을 맞추어야 할까?

이미 깨져버린 유리는 붙잡을 수도 붙일 수도 없다

무대의 조명은 꺼질줄 모르고 나를 위한 노래를 부르지만

나의 노래가 웃음에 다가설 수 있다면

그 무대가 나를 위한 춤을 출 수 있다면

나의 웃음은 외로움을 견뎌낸

향기로운 꽃으로 피어 난 웃음이 될 수 있으리

 

무대의 조명이 꺼질 때까지

짧은 시간 안에 나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순 없다

단지 나의 거친 숨소리와 무대에 던져 진

얼굴의 웃음이 조화롭게 행동할 수 있을까?

나의 시간은 톱날처럼 어긋난 이빨을 드러내고

모순된 세상을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지만

나를 만족시키는 것은 얼굴에 그려진 웃음 뿐

예쁘고 향기로운 꽃들은 많지만

나에게 친절하게 손을 내어주는 꽃은 없었다

단지 나의 주머니 속에 들어 있는

꿈의 향기를 감추는 법을 배워야 했다

 

시선이 닿는 곳에서, 무대의 조명이 켜질 때

이성과 감정이 충돌하는 시간이 왔을 때

내가 쌓은 벽을 허물어버릴 만큼 내가 흔들릴 때

그 감출 수 없는 눈빛의 흔들림을 관객이 읽어낸다면

나는 무슨 말로 나를 위로해야 할까?

단절 되었던 위로의 말이 나에게 전해질 때

나를 받아들이는 화려한 날의 기억처럼

나를 향한 시선은 부드러운 바람을 타고

관객의 웃음과 환호가 나를 춤추게 할 때

웃을 수 밖에 없는 나의 얼굴은

옛 이야기처럼 사랑의 노래를 노래하리라

 

순간순간 변하는 시대의 회오리바람과 충돌은

어떤 날을 위한, 누구를 위한 변화일까?

변화의 시간을 대비하는 불안한 눈빛들은

자신의 뜻대로 웃을 수 있을까?

웃음 밖에 모르는 피에로의 얼굴은

무대에서 관객이 원하는 웃음을 줄 수 있을까?

세상의 길들은 많지만, 떠오르는 생각은 많지만

내가 가진 행동과 선택의 길은 많지 않다

선택의 순간이, 생각과 행동이 나의 의지를 받아들인다면

피에로의 웃음은 세상을 인정하는 친근한 눈빛으로

그 웃음은, 그 노래는, 그 생각과 행동은

세상의 등불을 밝히는 길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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