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 2월달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개강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걸 의미하겠지..
개강하면 앞으로 지옥같은 생활을 할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개강하면 최소한 2달동안은 꼼짝 못하고 지내야 한다.. 길면 다음 여름방학에야 기차를 탈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이 마지막 여행이라 생각하고, 멋진 일정을 생각해봤다..
진주에 학과일로 며칠간 내려와 있었는데, 올라가는 길에 역시 볼거리가 많은 영동태백선 일정을 짜보았다..
진주역07:15 -> 동대구역10:01 진주발 서울행 무궁화 284
동대구역10:30 -> 영천역11:02 동대구발 포항행 통일호 1309
영천역11:56 -> 신기역16:32 부산발 강릉행 무궁화 544
신기역16:45 -> 승부역18:12 강릉발 동대구행 무궁화 545
승부역 19:15 -> 태백역20:11 영주발 제천행 통일호 1246
태백역 01:01 -> 제천역14:58 강릉발 청량리행 무궁화 526
제천역 15:15 -> 조치원역16:58 제천발 조치원행 무궁화 368
원래는 태백역에 도착한다음 한시간 기다려 새마을191을 타고 강릉까지 올라갈 생각이었는데, 갑작스럽게 태백에서 일정을 바꾸어 버렸다..
출발 전날..
저녁 4시에 일어났다.. 4시??
그전날 술퍼마시고 꼬박 밤을 샜기에.. -_-;;
그러구선 저녁을 먹고선 또 잤는데, 한시간 잤나?
한번 깬 뒤론 통 잠이 오질 않았다.. 아무리 자려 노력해도, 안오는 잠..
학기중에 셤기간엔 그렇게 잠이 잘오더만..
결국 그날밤은 동계올림픽 방송을 보면서 꼬박 밤을 새고 말았다..
종일 기차 타면서 볼거릴 봐야 하는데, 타자마자 잠을 자게 생겼다..
아침을 대충 먹고, 진주역으로 향했다..
1. 진주역07:15 -> 동대구역10:01 진주발 서울행 무궁화 284
대전-진주간 고속도로가 뚫린 이후로 손님이 많이 줄었다더니만 정말 그랬다..
내가 맨뒤 7호차기에 1호차에부터 올라 쭉 돌아봤는데, 한 객차에 5명이 이상이 없었다.. 내가탄 객차엔 나를 포함하여 3명뿐.. 이러다가 서울-진주간 노선이 폐지 되는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전날 밤을 꼬박 샌 탓에 반성역부터는 마산역까지 곯아 떨어지고 말았다..
반성역에서는 청량리-부전 다음으로 최장 시간 노선 통일호 1553 (부산진발 목포행) 열차와 교행하기 위해 6분간 기다렸다.. 원래는 1553이 먼저와서 기다리고 284는 통과지만, 1553이 늦어지는 바람에..
머 통일호가 연착되면 새마을호가 먼저 와서 기다려주기도 하는데, 이정도야..
마산에 도착할 때쯤 잠이 깼다.. 역시 마산엔 많은 승객들이 탔다.. 내 옆엔 마산에서 청도까지만 가는 덩치큰 아저씨가..
창원에 도착하자 열차가 다 찼다.. 역시 진주행 열차는 마산까지만 운행하는 것이 타당성이 있을 법한 일인것 같았다..
그러나, 진주행 열차는 계속 되어야 한다!! 경상도 방면에서 진주오는 것은 그래도 버스보단 열차가 낫기 때문이다~
진주발 열차중 284는 유일하게 청도역을 정차한다.. 청도역.. 기념 스탬프 받으러 왔던 역인데, 가슴 아픈 기억이 있는 역이다.. 기념 스탬프 책자에 잘 찍어야 하는데, 스탬프를 거꾸로 찍고 말았었다.. 으..
청도역에서 바로 다른 사람이 내 옆자리에.. 역시 경부선은 구간 사이 빈자리 없이 효율적으로 좌석이 배치 되는것 같다..
동대구역에는 제시간에 도착하여 1309 통일호를 타기 위해 승차권을 구입했다..
2. 동대구역10:30 -> 영천역11:02 동대구발 포항행 통일호 1309
영천까지는 1,400원..
포항까지 열차 이용 승객이 정말 많다.. 통일호 운행구간중 가장 빨리 달리고, 싼값에 갈 수 있으니.. 게다가 노인분들을 절반값에..
이 열차는 노인분들이 정말 많이 탔다.. 이 열차를 자릴 잡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100m 달리기를 했는지..
외국인들한테 절대 보여줄 거리가 못되었다..
좀 나이 있다 싶으면, 자리를 양보해 주어야 하는 것이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것 같았다.. 우리나라가 동방 예의 지국이라 하지만, 너무 뻔뻔 스럽게 자릴 차지하려 하는 노인들은 눈쌀을 찌푸린다..
자릴 기꺼이 양보해도 고맙다는 말 한마디 안하는 사람이 태반이고, 어린애들 둘이 앉아 있는 자릴 뻔뻔스런 아줌마가 억지로 끼어 앉는다..
내 옆에 있는 60대쯤 보이는 노인들 일행들은 몇 사람이 와서 좨다 자릴 맡아 놓는다..
CDC열차라 좌석 배정도 불가능 하고..
아마 전국의 통일호 열차중 가장 손님이 많은 열차일 것이다..
입석까지 꽉찬 상태로 열차는 출발했다..
대구선 CDC는 왠만한 간이역은 다 제치고, 큰역만 정차한다..
이 열차도 하양역,영천역,경주역,안강역,포항역만 정차..
그나마 정차하는 동촌역과 청천역은 교행때문에 정차 하는 것이었다..
동촌역에선 제천발 대구행 513과 교행, 청천역에서는 동대구행 1308과 교행했다..
열차는 엄청난 속도로 달려 하양역을 지나 영천역에 도착했다..
3. 영천역11:56 -> 신기역16:32 부산발 강릉행 무궁화 544
영천역에서 50여분을 기다려야 한다..
우선 영천역에서 "기차여행"안내 책자를 좀 가져오고, 역사를 쭈욱 둘러본담에 표를 끊었다..
학생할인 해달라고 했더니만, 학생증을 꼼꼼히 살펴본다.. 대부분 학생증을 창구에 밀면 걍 보듯 말듯 발권을 해주지만, 이곳처럼 세세히 들여야 보는 역무원은 처음이다..
남는 시간은 역 도서대에 있는 책을 들여다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시간은 흘러 드디어 544열차 도착..
이열차는 전에 안동역에서 탔던 기억이 있다..
5량이었는데, 입석 승객이 꽤 많다.. 이 열차도 이젠 승객들이 꽤 타나보다..
전에도 탄적이 있는데, 영주에서 많은 손님이 내리고 좌석이 꽤 많이 남는걸로 알고 있는데, 오늘은 동해, 강릉까지 가는 손님들이 많아서 좌석이 거의 없다..
난 언제나 창측에 예약을 하지만, 이미 창측엔 다른 여자가 앉아 있었다..
이럴땐 정말 왕짜증.. 늘 창측을 예약해도 복도측 사람이 창측에 앉아 있으면 비켜달라기도 그렇고.. 전에 이것땜에 어떤 아줌마랑 대판 싸운적이 있다..
그래도 그냥 복도측에 앉아서 어렵게 바깥 경치를 볼 수 밖에 없었다.. 안동이나 영주쯤 가면 내리겠지 하는 생각에..
잠이 또 밀려와 잠을 자야 했다.. 안동까지 잠을..
안동전에 무릉역에서는 최장시간노선 1221통일호와 교행을 했다.. 1221는 무릉역에서 우리 열차를 기다리기 위해 8분이나 정차한다..
안동을 지나 영주..
영주역에 정차하는 열차중에 가장짧은 시간 정차일 것이다.. 1분 30초 정차.. 얼마 안돼는 승객을 내려놓고 잽싸게 출발한다..
내 옆에 앉은 여자는 아직도 내릴 생각을 안한다.. 도대체 어디까지 가는걸까.. 이여자는 창밖만 계속 바라본다.. 저럴려구 남의 자릴 차지한건가..
영주부터는 볼거리가 많은데, 정말 짜증이..
춘양역.. 억지춘양(직선으로 놓아도 될 철로를 춘양을 지나기 위해 U자형 곡선으로 만들어 놔서 그렇게 부른다)으로 유명한 그역.. 어떻게 저렇게 철로를 놓을수가 있을까.. 보면 볼수록 신기할뿐.. 춘양사람들의 입김이 그렇게 쎘나?
임기,녹동,현동,분천을 지나 승부역에 가까워진다.. 자연을 맘껏 감상할 수 있는 구간.. 그러나 내 옆에 앉은 여자땜에 객실 밖으로 나가 속편하게 구경했다..
승부역을 지난다.. 좀있다가 545로 내려와 승부역에서 내릴 그역..
열차가 아님 접근하기 어려운 오지..
승부역을 지나 석포역에 이르자, 청량리발 환상선 눈꽃열차와 교행한다..
저 열차는 곧 승부역에 정차하여 관광객을 내려놓을 것이다..
그렇지만, 포근한 날씨에 눈이 없어 많은 사람들이 실망을 하고 돌아갈 것이 뻔한다..
철암을 지나 백산-동백산 사이의 영동,태백선 분기점을 지나고 이윽고 통리역에 도착해서야 내 옆의 못된(?) 아줌마가 내렸다.. 나이는 내 또래쯤 돼 보였는데, 편의상 아줌마라 해야 겠다..
이제부터 통리협곡과 스위치백 구간을 볼 수 있다..
저번에 준규님이 가르쳐준 통리협곡 통과 방법을 되뇌이면서 자연과 함께, 반 루프식 터널과 스위치백 구간을 맘껏 즐겼다..
경이 그 자체.. 어떻게 열차가 그 높은 산꼭대기 까지 갔다가 저런식으로 내려갈까..
스위치백 구간을 지나 신기역에 내렸다.. 내리는 승객은 나 혼자뿐..
4. 신기역16:45 -> 승부역18:12 강릉발 동대구행 무궁화 545
이번 여행의 목적은 승부역이라 찍힌 전산 발매 승차권을 얻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절망 그자체..
분명히 승부역으로 예약을 했는데, 신기->가동으로 되어 있었다..
가동?? 있지도 않은 역인데?
전산상의 오류로 신기로 안나오고 가동으로 나온댄다..
정말 승부라 찍힌 승차권을 얻고 싶었는데..
어쩔수 없었다.. 승부역에 내려서 다른 사람이 이용한 전산 승차권을 얻을 수 밖에..
545는 3량이다.. 예상 밖에 사람들이 꽉 찼다..
요즘엔 손님이 꽤 많은가 보다.. 이젠 이 열차로 객차를 늘리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신기에서 탔는데.. 이런.. 내자리에 또 누가 앉아 있다..
그것도 3명 가족이 의자를 돌려서 앉아 있다.. 난 또 복도측에 다른사람들과 마주보고 앉아야 한다.. 오늘 왜이러지??
신기에서 승부까지는 한시간 반정도.. 방금 지나쳐온 통이협곡을 또 볼 수 있는 기회다..
그런데, 앉자 마자 잠이 또 밀려온다.. 전날 밤을 꼬박샌것이 문제였다..
결국 철암까지는 잠이 든채로 갈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승부역 도착 안내방송..
무궁화열차가 승부역엘 정차한다니.. 역시 유명세를 타고 볼일이다..
승부역에 내리는 사람은 나 혼자뿐.. 여객전무는 나보고 어디내리냐며 다시한번 확인 시켜주었다.. 그만큼 승부역은 내리는 사람이 없나보다..
그래도 승부역에서 이 열차에 3명이 탔다..
내리자 마자 역무실에 들어가서 전산 승차권을 얻으려 했으나, 없었다..
이 열차 자체를 이용하는 승객이 없다나.. 어쩔수 없이 영주->승부라 찍힌 통일호 승차권만 2장 얻었다..
하늘도 세평이 승부역은 6시가 좀 지나자 금방 어두워졌다..
역무원들은 저녁 식사를 준비하느라 바빴고, 난 뻘쭘하게 있기가 그래서 역무실 밖으로 나와 캄캄한 승부역 주변을 둘러보았다..
역대합실에 써있는 간단한 시간표와 운임표.. 그나마 545가 정차하면서 운임표가 동대구까지 써있어서 자릴 많이 차지해 주었다..
역무원들의 식사가 마칠때쯤 20여분 역무실에서 더 앉아 1246열차를 기다렸다..
5. 승부역 19:15 -> 태백역20:11 영주발 제천행 통일호 1246
제시간에 1246열차가 도착했다.. 처음타는 1246.. 이 열차로 영주에서 제천까지 가보는것이 소원이었는데, 오늘 잠깐이나마 이 열차를 타보게 되었다..
그런데, 기관차가 1801 최신형 전동차.. 객차는 2량짜리 통일호인데, 라이트 3개 달린 최신형 전동차로 끈다??
참 신기한 일이다.. 새마을은 끌어야 폼이 날 기관차가.. 2량짜리 통일호를 끌다니..
승부역에는 나 말고도 어떤 할아버지가 석포역까지 가기 위해 함께 열차에 올랐다.. 바로 다음역인 석포역..
승부역에는 정말 열차 말고는 이동 수단이 없는가보다..
열차내에서 1,300원을 내고 빨간 대용 승차권을 끊었다.. 통일호를 타면서 처음 끊어보는 대용 승차권.. 감회가 남달랐다..
열차내엔 승객이 거의 없었다.. 그나마 석포역에서 좀 내리고 철암역에서도 쫌 내렸다.. 철암역에서는 1242 강릉발 영주행 통일호와 교행하기 위해 4분 정차.. 1242는 1243,4(동해-강릉),1245,6(제천-영주)와는 달리 3량이었다..
저 열차도 언젠가는 타봐야 하는데..
열차는 백산,문곡을 지나 태백역에 도착..
6개 역을 지나는동안 한시간이나 걸린걸 보면, 역간 사이도 꽤 돼고 속도도 꽤 떨어지는가보다..
태백역에 도착하여 아까운 대용승차권을 내줄수 밖에 없었다.. -_-;;
가져가면 안돼냐고 물어보려다 걍 말아버렸다..
원래는 태백역에서 다음 새마을 191로 강릉을 갈 생각이었다..
담날 내려오면서 또 통리협곡을 보려고 했는데, 오늘 본것만으로도 족해서 그냥 태백에서 담날 열차를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태백역에서 예약해놓은 191열차와 528열차를 취소하고 담날 526 태백-제천까지, 368 제천-조치원까지 예약을 했다..
지금껏 기차여행을 하면서 방을 잡긴 처음이었다.. 경비를 아끼기 위해 늘 무박열차에서 잠을 해결했는데, 전날 꼬박 밤을 새운 탓도 있고 해서 거금을 주고 여관을 잡았다.. 아니었음 강릉까지 가야 하기 땜에 그 경비를 아끼는 셈 치고 여관을..
역시나 피곤했다..
배도 고프고..
씻은 담 티비보면서 잠깐 졸다가 배가 고파 편의점에서 라면을 사먹고, 태백시내 겜방에 가서 멜 확인과 까페에 글을 올렸다.. 특이하게 선불 카드 형식인데 70분에 천원.. 다른지역보다 비싸지 않을까 했는데, 오히려 10분 써비쓰가..
정말 피곤한 상태라서 시간만큼 딱 쓴담에 돌아와서 잠을 잤다..
그렇게 11시까지 잠을..
태백역에서 01:01차라 씻고 점심을 사먹은 담에 역으로 향했다..
태백역 부터는 열차표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 영월까지도 좌석이 안나와서 입석표를 꽤 많이 끊는다.. 좌석이 없다는 소리에 그냥 되돌아 가는 사람도 많고.. 강원도 내에서 열차로 이동할 수 있음 열차가 훨 낫긴 한것 같다..
태백에서 제천까지는 버스로 9,500원이나 하는데, 기차로는 100KM가 안되기 때문에 언제나 기본운임이다.. 평일에 철도회원 할인까지 받음 3,800원에도 갈수 있다.. 이래서 철도는 민영화 되면 안된다~~
6.태백역 01:01 -> 제천역14:58 강릉발 청량리행 무궁화 526
전날 피곤하긴 피곤했었나보다.. 많이 잤는데도 또 잠이 몰려온다..
뭣보담도 복도측 자리여서 밖엘 제대로 볼 수 없으니 잠이 더 오는것 같다..
그렇게 영월까지 가버렸다..
제천역엔 꽤 많은 사람이 내린다..
당연 강원도에서 제천 가려면 열차가 훨 낫지..
그리고 충북선 열차와 바로 접속이 돼서 이열차에서 내려 368타려는 사람도 많다.. 내 옆에 있던 사람도 제천역에서 내려 368열차 같은 객차에서 내 바로 앞자리에 타는 것이었다.. 이런 우연이..
7.제천역 15:15 -> 조치원역16:58 제천발 조치원행 무궁화 368
제천역에서 삼탄까지 박하사탕 촬영지인 진소천까지만 보고 또 잠을 자버렸다.. 충북선은 하도 많이 타서 별 설레임이 없는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복선이라 워낙 빨리 다리고, 그다지 볼거리도 없어서 충북선 탈땐 항상 잠을 청한다.. 그런데 오늘은 그렇게 자고도 또 잠이..
앞으로 여행 전날엔 절대 밤을 새지 말아야 겠다..
그렇게 조치원역에 도착하여..
집으로..
정말 긴 여정이었다.. 경비도 많이 들고..
뭣보담도 여관비가 아까웠다..
영동,태백선을 쭉 둘러보고, 승부역에서 전산 승차권 얻는것이 목적이었으나 승부 전상 승차권 획득은 실패했다..
다음 여름방학때나 또 열차를 탈 수 있을것 같아, 마지막 여행으로 생각하고 좀 화려하게 다녀온 편이었다..
아.. 이제 언제 또 영동,태백선을 탈 수 있으려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젠 개강 준비를..
개강하면 앞으로 지옥같은 생활을 할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개강하면 최소한 2달동안은 꼼짝 못하고 지내야 한다.. 길면 다음 여름방학에야 기차를 탈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이 마지막 여행이라 생각하고, 멋진 일정을 생각해봤다..
진주에 학과일로 며칠간 내려와 있었는데, 올라가는 길에 역시 볼거리가 많은 영동태백선 일정을 짜보았다..
진주역07:15 -> 동대구역10:01 진주발 서울행 무궁화 284
동대구역10:30 -> 영천역11:02 동대구발 포항행 통일호 1309
영천역11:56 -> 신기역16:32 부산발 강릉행 무궁화 544
신기역16:45 -> 승부역18:12 강릉발 동대구행 무궁화 545
승부역 19:15 -> 태백역20:11 영주발 제천행 통일호 1246
태백역 01:01 -> 제천역14:58 강릉발 청량리행 무궁화 526
제천역 15:15 -> 조치원역16:58 제천발 조치원행 무궁화 368
원래는 태백역에 도착한다음 한시간 기다려 새마을191을 타고 강릉까지 올라갈 생각이었는데, 갑작스럽게 태백에서 일정을 바꾸어 버렸다..
출발 전날..
저녁 4시에 일어났다.. 4시??
그전날 술퍼마시고 꼬박 밤을 샜기에.. -_-;;
그러구선 저녁을 먹고선 또 잤는데, 한시간 잤나?
한번 깬 뒤론 통 잠이 오질 않았다.. 아무리 자려 노력해도, 안오는 잠..
학기중에 셤기간엔 그렇게 잠이 잘오더만..
결국 그날밤은 동계올림픽 방송을 보면서 꼬박 밤을 새고 말았다..
종일 기차 타면서 볼거릴 봐야 하는데, 타자마자 잠을 자게 생겼다..
아침을 대충 먹고, 진주역으로 향했다..
1. 진주역07:15 -> 동대구역10:01 진주발 서울행 무궁화 284
대전-진주간 고속도로가 뚫린 이후로 손님이 많이 줄었다더니만 정말 그랬다..
내가 맨뒤 7호차기에 1호차에부터 올라 쭉 돌아봤는데, 한 객차에 5명이 이상이 없었다.. 내가탄 객차엔 나를 포함하여 3명뿐.. 이러다가 서울-진주간 노선이 폐지 되는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전날 밤을 꼬박 샌 탓에 반성역부터는 마산역까지 곯아 떨어지고 말았다..
반성역에서는 청량리-부전 다음으로 최장 시간 노선 통일호 1553 (부산진발 목포행) 열차와 교행하기 위해 6분간 기다렸다.. 원래는 1553이 먼저와서 기다리고 284는 통과지만, 1553이 늦어지는 바람에..
머 통일호가 연착되면 새마을호가 먼저 와서 기다려주기도 하는데, 이정도야..
마산에 도착할 때쯤 잠이 깼다.. 역시 마산엔 많은 승객들이 탔다.. 내 옆엔 마산에서 청도까지만 가는 덩치큰 아저씨가..
창원에 도착하자 열차가 다 찼다.. 역시 진주행 열차는 마산까지만 운행하는 것이 타당성이 있을 법한 일인것 같았다..
그러나, 진주행 열차는 계속 되어야 한다!! 경상도 방면에서 진주오는 것은 그래도 버스보단 열차가 낫기 때문이다~
진주발 열차중 284는 유일하게 청도역을 정차한다.. 청도역.. 기념 스탬프 받으러 왔던 역인데, 가슴 아픈 기억이 있는 역이다.. 기념 스탬프 책자에 잘 찍어야 하는데, 스탬프를 거꾸로 찍고 말았었다.. 으..
청도역에서 바로 다른 사람이 내 옆자리에.. 역시 경부선은 구간 사이 빈자리 없이 효율적으로 좌석이 배치 되는것 같다..
동대구역에는 제시간에 도착하여 1309 통일호를 타기 위해 승차권을 구입했다..
2. 동대구역10:30 -> 영천역11:02 동대구발 포항행 통일호 1309
영천까지는 1,400원..
포항까지 열차 이용 승객이 정말 많다.. 통일호 운행구간중 가장 빨리 달리고, 싼값에 갈 수 있으니.. 게다가 노인분들을 절반값에..
이 열차는 노인분들이 정말 많이 탔다.. 이 열차를 자릴 잡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100m 달리기를 했는지..
외국인들한테 절대 보여줄 거리가 못되었다..
좀 나이 있다 싶으면, 자리를 양보해 주어야 하는 것이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것 같았다.. 우리나라가 동방 예의 지국이라 하지만, 너무 뻔뻔 스럽게 자릴 차지하려 하는 노인들은 눈쌀을 찌푸린다..
자릴 기꺼이 양보해도 고맙다는 말 한마디 안하는 사람이 태반이고, 어린애들 둘이 앉아 있는 자릴 뻔뻔스런 아줌마가 억지로 끼어 앉는다..
내 옆에 있는 60대쯤 보이는 노인들 일행들은 몇 사람이 와서 좨다 자릴 맡아 놓는다..
CDC열차라 좌석 배정도 불가능 하고..
아마 전국의 통일호 열차중 가장 손님이 많은 열차일 것이다..
입석까지 꽉찬 상태로 열차는 출발했다..
대구선 CDC는 왠만한 간이역은 다 제치고, 큰역만 정차한다..
이 열차도 하양역,영천역,경주역,안강역,포항역만 정차..
그나마 정차하는 동촌역과 청천역은 교행때문에 정차 하는 것이었다..
동촌역에선 제천발 대구행 513과 교행, 청천역에서는 동대구행 1308과 교행했다..
열차는 엄청난 속도로 달려 하양역을 지나 영천역에 도착했다..
3. 영천역11:56 -> 신기역16:32 부산발 강릉행 무궁화 544
영천역에서 50여분을 기다려야 한다..
우선 영천역에서 "기차여행"안내 책자를 좀 가져오고, 역사를 쭈욱 둘러본담에 표를 끊었다..
학생할인 해달라고 했더니만, 학생증을 꼼꼼히 살펴본다.. 대부분 학생증을 창구에 밀면 걍 보듯 말듯 발권을 해주지만, 이곳처럼 세세히 들여야 보는 역무원은 처음이다..
남는 시간은 역 도서대에 있는 책을 들여다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시간은 흘러 드디어 544열차 도착..
이열차는 전에 안동역에서 탔던 기억이 있다..
5량이었는데, 입석 승객이 꽤 많다.. 이 열차도 이젠 승객들이 꽤 타나보다..
전에도 탄적이 있는데, 영주에서 많은 손님이 내리고 좌석이 꽤 많이 남는걸로 알고 있는데, 오늘은 동해, 강릉까지 가는 손님들이 많아서 좌석이 거의 없다..
난 언제나 창측에 예약을 하지만, 이미 창측엔 다른 여자가 앉아 있었다..
이럴땐 정말 왕짜증.. 늘 창측을 예약해도 복도측 사람이 창측에 앉아 있으면 비켜달라기도 그렇고.. 전에 이것땜에 어떤 아줌마랑 대판 싸운적이 있다..
그래도 그냥 복도측에 앉아서 어렵게 바깥 경치를 볼 수 밖에 없었다.. 안동이나 영주쯤 가면 내리겠지 하는 생각에..
잠이 또 밀려와 잠을 자야 했다.. 안동까지 잠을..
안동전에 무릉역에서는 최장시간노선 1221통일호와 교행을 했다.. 1221는 무릉역에서 우리 열차를 기다리기 위해 8분이나 정차한다..
안동을 지나 영주..
영주역에 정차하는 열차중에 가장짧은 시간 정차일 것이다.. 1분 30초 정차.. 얼마 안돼는 승객을 내려놓고 잽싸게 출발한다..
내 옆에 앉은 여자는 아직도 내릴 생각을 안한다.. 도대체 어디까지 가는걸까.. 이여자는 창밖만 계속 바라본다.. 저럴려구 남의 자릴 차지한건가..
영주부터는 볼거리가 많은데, 정말 짜증이..
춘양역.. 억지춘양(직선으로 놓아도 될 철로를 춘양을 지나기 위해 U자형 곡선으로 만들어 놔서 그렇게 부른다)으로 유명한 그역.. 어떻게 저렇게 철로를 놓을수가 있을까.. 보면 볼수록 신기할뿐.. 춘양사람들의 입김이 그렇게 쎘나?
임기,녹동,현동,분천을 지나 승부역에 가까워진다.. 자연을 맘껏 감상할 수 있는 구간.. 그러나 내 옆에 앉은 여자땜에 객실 밖으로 나가 속편하게 구경했다..
승부역을 지난다.. 좀있다가 545로 내려와 승부역에서 내릴 그역..
열차가 아님 접근하기 어려운 오지..
승부역을 지나 석포역에 이르자, 청량리발 환상선 눈꽃열차와 교행한다..
저 열차는 곧 승부역에 정차하여 관광객을 내려놓을 것이다..
그렇지만, 포근한 날씨에 눈이 없어 많은 사람들이 실망을 하고 돌아갈 것이 뻔한다..
철암을 지나 백산-동백산 사이의 영동,태백선 분기점을 지나고 이윽고 통리역에 도착해서야 내 옆의 못된(?) 아줌마가 내렸다.. 나이는 내 또래쯤 돼 보였는데, 편의상 아줌마라 해야 겠다..
이제부터 통리협곡과 스위치백 구간을 볼 수 있다..
저번에 준규님이 가르쳐준 통리협곡 통과 방법을 되뇌이면서 자연과 함께, 반 루프식 터널과 스위치백 구간을 맘껏 즐겼다..
경이 그 자체.. 어떻게 열차가 그 높은 산꼭대기 까지 갔다가 저런식으로 내려갈까..
스위치백 구간을 지나 신기역에 내렸다.. 내리는 승객은 나 혼자뿐..
4. 신기역16:45 -> 승부역18:12 강릉발 동대구행 무궁화 545
이번 여행의 목적은 승부역이라 찍힌 전산 발매 승차권을 얻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절망 그자체..
분명히 승부역으로 예약을 했는데, 신기->가동으로 되어 있었다..
가동?? 있지도 않은 역인데?
전산상의 오류로 신기로 안나오고 가동으로 나온댄다..
정말 승부라 찍힌 승차권을 얻고 싶었는데..
어쩔수 없었다.. 승부역에 내려서 다른 사람이 이용한 전산 승차권을 얻을 수 밖에..
545는 3량이다.. 예상 밖에 사람들이 꽉 찼다..
요즘엔 손님이 꽤 많은가 보다.. 이젠 이 열차로 객차를 늘리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신기에서 탔는데.. 이런.. 내자리에 또 누가 앉아 있다..
그것도 3명 가족이 의자를 돌려서 앉아 있다.. 난 또 복도측에 다른사람들과 마주보고 앉아야 한다.. 오늘 왜이러지??
신기에서 승부까지는 한시간 반정도.. 방금 지나쳐온 통이협곡을 또 볼 수 있는 기회다..
그런데, 앉자 마자 잠이 또 밀려온다.. 전날 밤을 꼬박샌것이 문제였다..
결국 철암까지는 잠이 든채로 갈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승부역 도착 안내방송..
무궁화열차가 승부역엘 정차한다니.. 역시 유명세를 타고 볼일이다..
승부역에 내리는 사람은 나 혼자뿐.. 여객전무는 나보고 어디내리냐며 다시한번 확인 시켜주었다.. 그만큼 승부역은 내리는 사람이 없나보다..
그래도 승부역에서 이 열차에 3명이 탔다..
내리자 마자 역무실에 들어가서 전산 승차권을 얻으려 했으나, 없었다..
이 열차 자체를 이용하는 승객이 없다나.. 어쩔수 없이 영주->승부라 찍힌 통일호 승차권만 2장 얻었다..
하늘도 세평이 승부역은 6시가 좀 지나자 금방 어두워졌다..
역무원들은 저녁 식사를 준비하느라 바빴고, 난 뻘쭘하게 있기가 그래서 역무실 밖으로 나와 캄캄한 승부역 주변을 둘러보았다..
역대합실에 써있는 간단한 시간표와 운임표.. 그나마 545가 정차하면서 운임표가 동대구까지 써있어서 자릴 많이 차지해 주었다..
역무원들의 식사가 마칠때쯤 20여분 역무실에서 더 앉아 1246열차를 기다렸다..
5. 승부역 19:15 -> 태백역20:11 영주발 제천행 통일호 1246
제시간에 1246열차가 도착했다.. 처음타는 1246.. 이 열차로 영주에서 제천까지 가보는것이 소원이었는데, 오늘 잠깐이나마 이 열차를 타보게 되었다..
그런데, 기관차가 1801 최신형 전동차.. 객차는 2량짜리 통일호인데, 라이트 3개 달린 최신형 전동차로 끈다??
참 신기한 일이다.. 새마을은 끌어야 폼이 날 기관차가.. 2량짜리 통일호를 끌다니..
승부역에는 나 말고도 어떤 할아버지가 석포역까지 가기 위해 함께 열차에 올랐다.. 바로 다음역인 석포역..
승부역에는 정말 열차 말고는 이동 수단이 없는가보다..
열차내에서 1,300원을 내고 빨간 대용 승차권을 끊었다.. 통일호를 타면서 처음 끊어보는 대용 승차권.. 감회가 남달랐다..
열차내엔 승객이 거의 없었다.. 그나마 석포역에서 좀 내리고 철암역에서도 쫌 내렸다.. 철암역에서는 1242 강릉발 영주행 통일호와 교행하기 위해 4분 정차.. 1242는 1243,4(동해-강릉),1245,6(제천-영주)와는 달리 3량이었다..
저 열차도 언젠가는 타봐야 하는데..
열차는 백산,문곡을 지나 태백역에 도착..
6개 역을 지나는동안 한시간이나 걸린걸 보면, 역간 사이도 꽤 돼고 속도도 꽤 떨어지는가보다..
태백역에 도착하여 아까운 대용승차권을 내줄수 밖에 없었다.. -_-;;
가져가면 안돼냐고 물어보려다 걍 말아버렸다..
원래는 태백역에서 다음 새마을 191로 강릉을 갈 생각이었다..
담날 내려오면서 또 통리협곡을 보려고 했는데, 오늘 본것만으로도 족해서 그냥 태백에서 담날 열차를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태백역에서 예약해놓은 191열차와 528열차를 취소하고 담날 526 태백-제천까지, 368 제천-조치원까지 예약을 했다..
지금껏 기차여행을 하면서 방을 잡긴 처음이었다.. 경비를 아끼기 위해 늘 무박열차에서 잠을 해결했는데, 전날 꼬박 밤을 새운 탓도 있고 해서 거금을 주고 여관을 잡았다.. 아니었음 강릉까지 가야 하기 땜에 그 경비를 아끼는 셈 치고 여관을..
역시나 피곤했다..
배도 고프고..
씻은 담 티비보면서 잠깐 졸다가 배가 고파 편의점에서 라면을 사먹고, 태백시내 겜방에 가서 멜 확인과 까페에 글을 올렸다.. 특이하게 선불 카드 형식인데 70분에 천원.. 다른지역보다 비싸지 않을까 했는데, 오히려 10분 써비쓰가..
정말 피곤한 상태라서 시간만큼 딱 쓴담에 돌아와서 잠을 잤다..
그렇게 11시까지 잠을..
태백역에서 01:01차라 씻고 점심을 사먹은 담에 역으로 향했다..
태백역 부터는 열차표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 영월까지도 좌석이 안나와서 입석표를 꽤 많이 끊는다.. 좌석이 없다는 소리에 그냥 되돌아 가는 사람도 많고.. 강원도 내에서 열차로 이동할 수 있음 열차가 훨 낫긴 한것 같다..
태백에서 제천까지는 버스로 9,500원이나 하는데, 기차로는 100KM가 안되기 때문에 언제나 기본운임이다.. 평일에 철도회원 할인까지 받음 3,800원에도 갈수 있다.. 이래서 철도는 민영화 되면 안된다~~
6.태백역 01:01 -> 제천역14:58 강릉발 청량리행 무궁화 526
전날 피곤하긴 피곤했었나보다.. 많이 잤는데도 또 잠이 몰려온다..
뭣보담도 복도측 자리여서 밖엘 제대로 볼 수 없으니 잠이 더 오는것 같다..
그렇게 영월까지 가버렸다..
제천역엔 꽤 많은 사람이 내린다..
당연 강원도에서 제천 가려면 열차가 훨 낫지..
그리고 충북선 열차와 바로 접속이 돼서 이열차에서 내려 368타려는 사람도 많다.. 내 옆에 있던 사람도 제천역에서 내려 368열차 같은 객차에서 내 바로 앞자리에 타는 것이었다.. 이런 우연이..
7.제천역 15:15 -> 조치원역16:58 제천발 조치원행 무궁화 368
제천역에서 삼탄까지 박하사탕 촬영지인 진소천까지만 보고 또 잠을 자버렸다.. 충북선은 하도 많이 타서 별 설레임이 없는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복선이라 워낙 빨리 다리고, 그다지 볼거리도 없어서 충북선 탈땐 항상 잠을 청한다.. 그런데 오늘은 그렇게 자고도 또 잠이..
앞으로 여행 전날엔 절대 밤을 새지 말아야 겠다..
그렇게 조치원역에 도착하여..
집으로..
정말 긴 여정이었다.. 경비도 많이 들고..
뭣보담도 여관비가 아까웠다..
영동,태백선을 쭉 둘러보고, 승부역에서 전산 승차권 얻는것이 목적이었으나 승부 전상 승차권 획득은 실패했다..
다음 여름방학때나 또 열차를 탈 수 있을것 같아, 마지막 여행으로 생각하고 좀 화려하게 다녀온 편이었다..
아.. 이제 언제 또 영동,태백선을 탈 수 있으려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젠 개강 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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