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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 이야기

로봇다리 세진이

작성자부산장애인전도협회|작성시간13.05.10|조회수538 목록 댓글 0

로봇다리 세진이

 

 

페이스북에 올라온 동영상 한편이 저를 울립니다. 세진이란 이름을 가진, 장애인 국가대표 수영선수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선천성 무형성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 두 다리와 세 손가락이 없습니다. 그래서 일명 ‘로봇다리’라는 의족을 하고 다닙니다.

 

그는 입양아입니다. 그가 아주 어렸을 때에 누군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커서 뭐가 되고 싶어요?”

 

그 물음에 그는 이렇게 답을 합니다.

“사람.”

 

그 말에 저는 울컥 눈물을 쏟았습니다. 그 말은 “나도 사람이다.” 하는 말로 들렸습니다. 아니 “사람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하는 말로 들렸습니다.

 

그가 초등학교 1학년 때에 겪은 일입니다. 6학년 선배들이 화장실에 그를 가두고 망치로 그의 다리를 마구 때렸습니다. 피를 흘리면서 집에 겨우 기어갔는데, 그를 본 어머니는 놀라서 어쩔 줄 몰라 하였지요. 그런데 어머니는 그 아이들을 만나 때려 주는 대신 햄버거를 사주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로봇다리라서 아프지 않았을 것이라고 변명하는 그들에게 갑자기 물병을 갖다 대어 놀라게 하고는, 왜 그러느냐고 묻는 그들에게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아까 세진이도 너희들처럼 놀랐을 거야. 사실은 내가 그 얘 엄마야. 내일 학교에 가면 세진에게 미안하다는 한 마디만 해 줄래. 그러면 너희들도 그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지 않게 될 것이고 그 아이도 더 이상 잘못된 마음을 갖지 않게 될 거야.”

 

이 대목에서 문득 김기석 목사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는 그리스도인의 사전에서 없어져야 할 단어가 있는데, 그것은 ‘함부로’ 하는 단어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습니다. 그것을 우리에게 맡겨 관리하게 하셨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이 세상 어떤 것도 ‘함부로’ 대할 수 없습니다. 무엇도 함부로 대하면 안 됩니다.

 

생명의 본디 모습은 서로 기댈 언덕이 되어 주는 것에 있다고 하지요. 서로가 서로에게 기댈 언덕이 되는 세상. 생각만 해도 좋습니다. 그 아이들이 그 일 이후에 세진의 든든한 보디가드가 되어 주었던 것처럼 서로 돕고 북돋워 주는 것, 그것이 사람다움의 시작이지요. 생명의 본질이지요.

 

다리 없이 태어난 세진이가 로봇다리로 힘차게 걸을 수 있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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