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는 항상 낡은 우산을 쓰셨다.
나는 새 우산을 들고 있었다.
비가 올 때마다 나는 아버지가 부끄러웠다.
친구들 앞에서 그 낡은 우산이 창피했다.
그런데 몇 년 후,
나는 우연히 영수증 하나를 발견했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아버지의 사랑이 뭔지 알게 되었다.
⬇️ 읽다 보면 아버지 얼굴이 떠오를 거예요.
아버지의 낡은 우산
어릴 적 나는
비 오는 날이 싫었다.
아버지가 우산을 받쳐 들고
학교 앞에 서 계셨다.
검은 우산이었다.
손잡이는 낡아서 테이프가 감겨 있었고
살 두 개는 부러져서 처져 있었다.
친구들이 수군거렸다.
“저 아빠 우산 왜 저래?”
“좀 새 거 사시지…”
나는 얼굴이 빨개졌다.
아버지 우산 뒤에 숨어서
빨리 집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내 손에는
새 우산이 들려 있었다.
학교에서 제일 비싼 우산.
디자인도 예쁘고
튼튼하고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 많은 그런 우산이었다.
“아빠, 새 우산 사요.
이건 너무 낡았어요.”
아버지는 항상 같은 말씀을 하셨다.
“이거 아직 멀쩡해.
아빠가 다시 꿰매면 돼.”
그날 밤,
나는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거실 불빛을 보았다.
아버지께서 바느질을 하고 계셨다.
우산의 찢어진 천을 한 땀 한 땀 꿰매시며
혼잣말을 하셨다.
“우리 애한테는 새 거 사 줘야 하는데…
나는 이거로도 충분하지.”
나는 그 말을 듣고
조용히 문을 닫았다.
가슴이 이상하게 아팠다.
시간이 흘렀다.
나는 어른이 되어
아버지를 떠나 혼자 살게 되었다.
어느 날,
고향집에 다녀왔다.
이삿짐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낡은 영수증 하나를 발견했다.
초등학교 문구점 영수증이었다.
고급 우산 – 35,000원
날짜 – 2015년 6월 4일
그리고 그 옆에
또 다른 메모가 적혀 있었다.
아버지의 흔들리는 글씨였다.
“아들 우산 – 35,000원
아빠 우산 수선 실 – 2,000원
우리 아들 비 맞지 말라고…”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같은 날,
아버지는 내게 새 우산을 사 주시고
자신은 실 한 뭉치로
낡은 우산을 고치셨던 것이다.
내가 새 우산을 들고 친구들 앞에서 당당하게 걷는 동안
아버지는 빗속에서 테이프 감긴 우산을 들고
내 뒤에서 걸으셨다.
나는 울었다.
한참을 울었다.
그날 밤,
나는 아버지께 전화를 걸었다.
“아빠…
미안해요.
그때 못난 아들이어서 미안해요.”
아버지는 잠시 말이 없으셨다.
그리고 담담하게 말씀하셨다.
“아니야.
니가 자랑스러웠어.
우산은 새 거 들어도
사랑은 낡지 않는 거란다.”
이제는 내가
아버지께 우산을 사 드릴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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