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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 이야기

자식은 바람이래

작성자다산|작성시간10.06.17|조회수187 목록 댓글 0

 

자식은 바람이래

 

 

자식은 바람이래.

내 몸 빌어 이 세상에 나온

한 줄기 꽃바람이래.

 

자식이라는 귀한 알맹이 하나

이 세상에 내 보낸

바로 그 순간부터

나는 그만 껍데기가 되고 만 거야.

 

빈 소라 껍데기지.

귀에 대면 늘

한 줄기 바람 소리가 들려.

 

바람 한 줄기

이 세상에 내보내고

나는 바람의 어머니가 된 거야.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바람의 어머니고

세상의 모든 자식은

한 줄기 바람이 되어

이 세상을 떠돌지.

 

때로는 부드러운 솔바람이 되고

때로는 매서운 꽃샘바람이 되고

때로는 애틋한 눈물바람이 되어

늘 가슴에서 가슴으로

불어대고 있지.

 

아침이 오면

내 어깨를 툭 건드리며

아침 인사 건네고는

저만큼 달아나고

 

한낮에는 산들바람으로

내 머리카락 흩날리고

해 저물면 저녁바람 되어

고물고물 내 안으로 스며들어.

자식은 바람이래.

 

단잠 속 아스레한 꿈길에서조차

내 마음의 문 밖을 서성이는

애잔한 바람 한 줄기….

 

*글:노은의 [이병 엄마의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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