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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김지하 / 회 귀(回歸)

작성자다산|작성시간10.12.17|조회수14 목록 댓글 0

 

 

회 귀(回歸)

                     -김지하

                    

    목련은 피어
    흰빛만 하늘로 외롭게 오르고
    바람에 찢겨 한 잎씩 
    꽃은 돌아
    흙으로 가데

    가데
    

    젊은 날
    빛을 뿜던 친구들 모두
    짧은 눈부심 뒤에 남기고
    이리로 혹은 저리로
    아메리카로 혹은 유럽으로
    하나 둘씩 혹은 감옥으로 혹은 저승으로

    가데 
    

    검은 등걸 속
    애틋했던 그리움 움트던
    겨울날 그리움만 남기고
    무성한 잎새 시절
    기인 긴 기다림만 남기고

    봄날은 가데
   

    목련은 피어
    흰빛만 하늘로 외롭게 오르고
    바람에 찢겨 한 잎씩 
    꽃은 돌아
    흙으로 가데

    가데
    젊은 날
    빛을 뿜던 
    아 저 모든 꽃들 가데.

 

                                             *****

 

 

시인 김지하(金芝河)

 

1941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하고

1969년 『시인』지에 「황톳길」등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64년 대일 굴욕 외교 반대투쟁에 가담해 첫 옥고를 치른 이래,

8년간의 투옥, 사형 구형 등의 고초를 겪었다.

 

독재권력에 맞서 자유의 증언을 계속해온 양심적인 행동인으로,

한국의 전통사상을 오늘의 상황속에서 재창조하고자 노력하는 사상가로서

독보적인 업적을 이룩했다.

 

아시아, 아프리카 작가회의 로터스 특별상(1975),

국제시인회의 위대한 시인상(1981),

크라이스키 인권상(1981) 등과 이산문학상(1993),

정지용문학상(2002), 만해문학상(2002), 대산문학상(2002) 등을 수상했다.

 

국민 소설가 박경리님의 사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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