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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노트

[구모영 묵상노트] 요한복음 6장과 신학의 만남10 / 요한복음 6장 35절-36절 나는 생명의 떡이니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2.03.23|조회수36 목록 댓글 0

[구모영 묵상노트] 요한복음 6장과 신학의 만남10
요한복음 6장 35절-36절
나는 생명의 떡이니

35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생명의 떡이니 내게 오는 자는 결코 주리지 아니할 터이요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라
36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이르기를 너희는 나를 보고도 믿지 아니하는도다 하였느니라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 아버지께서 보내신 이를 믿는 것이라 하신 주님께서, 그동안은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 “인자”, 그리고 “하나님 아버지가 인치신 자”라는 말씀을 하셨지만, 구체적으로 예수님 자신이 어떤 분이신지를 분명히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그런데 이제 35절에서는 “나는 생명의 떡”(Ἐγώ εἰμι ὁ ἄρτος τῆς ζωῆς)이라 하심으로 예수님 자신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셨다.

앞으로 떡이란 의미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씀하시고자 하시는 지 우리가 살피겠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살핀 바에 의하면 어제나 오늘, 그리고 다가오는 미래 역시 인생은 항상 이 떡의 문제를 위하여 자충우돌 하며 살아왔고, 또한 살아가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먹기 위하여 살든, 살기 위하여 먹든”, 인간은 그의 생을 지탱하기 위하여 떡이 필요한 것이다. 다만 이 떡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와 관련하여, 수많은 시간동안 소위 경제라는 이름으로 백약처방을 내놓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세상이 말하는 “떡”이라는 기능과 의미였다.

그런데 지금 주님께서 자신을 “생명의 떡”이라 하시며, 또한 여기서 말하는 떡은 수많은 종류의 육신의 생명을 지탱하기 위한 양식으로서의 떡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떡”(ὁ ἄρτος)이라 하시므로, 지금까지 많은 무리들이 주님을 따르며, 주님께 기대했던 떡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즉, 여기서 말하는 떡은 육신의 생을 연장하기 위한 것에 빗대어 영생을 위한 생명의 떡이심을 이제 분명히 하시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일용할 양식으로 떡을 먹어야 육신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과 같이, 생명의 떡 되신 주님을 믿어야 영혼의 양식을 먹는 것이 되고, 이 양식을 먹음으로 영적인 기갈이 멎게 된다. 그래서 주님은 35절 중·하반절에서 “내게 오는 자는 ‘결코 주리지’(οὐ … πεινάσῃ) 아니할 터이요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πώποτε διψήσει) 아니하리라”라고 선언하시고 있으신 것이다. 즉, 육신의 주림과 목마름을 해결하기 위하여 떡과 물을 먹어야 하듯이, 영혼의 주림과 목마름을 해결하기 위하여 주님을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하나님 아버지의 “일”(요 6:29)이며, 영생에 이르는 길인 것이다. 그래서 주님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요 14:6)라고 하신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생명의 떡”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일까? 이 말씀은 십자가 사건을 통해서 분명히 드러나는 바와 같이, 예수님 자신이 생명이신 동시에 생명을 주시는 이시란 뜻이다. 그는 주시는 자이신 동시에, 또 주시는 선물 자체도 되시는 것이다. 그 자신이 대제사장인 동시에 자신이 제물도 되시는 것이다. 그를 믿은 자는, 그의 속죄제의 효과를 받아 누리며, 따라서 그와 일체(一體)가 되도록 밀접히 연합하게 된다. 본문에서 “내게 오는 자”(ὁ ἐρχόμενος πρὸς ἐμὲ)와 “나를 믿는 자”(ὁ πιστεύων εἰς ἐμὲ)는 서로 병행하여 동일한 뜻을 가리킨다. 즉, 온다는 것은 그리스도를 지향한 영적 동태(靈的動態)를 말하는 것이며, 믿는다는 것은 계속적으로 그리스도와 밀접하게 연합해 있음을 가리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일 우리가 “태초부터 계신 말씀”이 하나님이시라는 말씀(요 1:1)과 그 “말씀”이 육신을 입으셨다는 요한의 증언(요 1:14)을 의심 없이 받을 수 있다면, 6:27, 35절의 말씀 성육신(incarnation)의 신비를 표현한 것임도 바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예수께서는 태초부터 선재(先在)하신 하나님이시지만,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는 떡으로 육신을 입고 세상에 오셨다고 하신 말씀을 우리가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주님께 오는 자로 또한 그를 믿는 자는 “생명의 양식”되신 주님과 연합하는 것이요, 이는 주님을 먹고 마시는 것이며, 이는 “하나님의 일”을 하는 자로서, 주님의 약속과 같이 결코(οὐ/ never) 주리지 않고 목마르지 않는 은혜의 자리에 서게 되는 복이 임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곳에 모인 많은 무리들은 36절에 보는 바와 같이 “내가 너희에게 이르기를 너희는 나를 보고도 믿지 아니 하는 도다”라고 하신다.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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