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모영 묵상노트] 요한복음 6장과 신학의 만남16/ 요한복음 6장 56절-59절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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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모영 묵상노트] 요한복음 6장과 신학의 만남16
요한복음 6장 56절-59절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56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하나니
57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시매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 같이 나를 먹는 그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리라
58 이것은 하늘에서 내려온 떡이니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그것과 같지 아니하여 이 떡을 먹는 자는 영원히 살리라
59 이 말씀은 예수께서 가버나움 회당에서 가르치실 때에 하셨느니라

우리는 바로 앞에서 주님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신다는 의미를 믿음과 구원이라는 것으로 풀어나갔다. 다만 유대인들의 많은 수가 이와 같은 믿음과 구원에 대하여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현상으로만 받아들임으로써 다툼도 있었고, 앞으로 보겠지만 주님을 떠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주님은 이와 같은 양상에 대하여, 좀 더 발전적인 의미를 가르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56절이다. 즉, 주님은 주님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 안에 거하나니”라고 하심으로써, 주님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시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와 성도의 교제 및 연합됨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곳에서 예수 그리스도와의 교제 및 연합을 중심으로 이 말씀을 살피고자 한다.

우선 예수 그리스도와 교제 및 연합을 하려면 조건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주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주님을 하나님께서 보내신 구원자로 믿고 그를 의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와 같은 믿음과 의지는 자의적인 것이 아님도 유의해야 한다. 즉, 아버지께서 주시지 않으면 누구도 주님께로 올 수 없다는 점, 그래서 구원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값없이 주시는 선물임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자, 그렇다면 예수 그리스도와 이렇게 교제 및 연합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56절은 주님과의 교제 및 연합이라는 말을 “거한다”(μενώ/ 거하고 μένει)는 말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 말은 요한복음 중 신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닌 단어 중의 하나이다. 즉, 예수 그리스도를 먹는 사람은 그분과의 상호 교제관계를 즐기게 되는데, 이는 그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 거하며, 예수 그리스도는 그 안에 머물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아들 안에 “거하고”(14:10) 성령님이 예수님 안에 “거하며”(1:32) 신자들이 예수님 안에 “거하고” 예수께서 그들 안에 거한다(6:56; 15:4). 이처럼 “먹는다”, “마신다”는 의미가 믿음과 직결되어 있듯이, “거한다”는 말은 믿는 이는 예수님과의 친교와 그분 안에서의 연합하여 안전을 즐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57절은 주님이 아버지로부터 그 생명을 가져왔듯이, 믿는 이들도 예수님으로 인하여 생명을 갖게 된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거한다”라는 예수님과 교제 및 연합은 요한의 신학 사상대로 요한일서는 물론 요한복음 15장에서 포도나무와 가지의 관계를 통해서 살펴본다면, 예수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자는 (1) 주님의 계명을 지키며(요일 3:24), (2) 주님을 본받으며(요일 2:6), (3) 열매를 맺고(요 15:2), (4) 죄를 범하지 아니하며(요일 3:6), (5) 기도의 응답을 받고(요 15:7), (6) 생명을 가졌고(요 6:57), (7) 주님의 재림에 대하여 담력을 가진다(요일 2:28). 따라서 예수님의 살을 먹고 마시는 자들은 주님과의 친교 및 연합의 즐거움을 누리며 또한 영원한 생명을 보장받는다. 그래서 요한 사도는 58절 이하에서 주님이 가버나움에서 자신을 “하늘에서 내려온 떡이니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그것과 같지 아니하여 이 떡을 먹는 자는 영원히 살리라”라고 하신 말씀을 거듭 언급함으로써, 이 말씀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더 확인시키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