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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노트

[구모영 묵상노트] 기쁨과 감사의 복음 빌립보서(10)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2.04.24|조회수36 목록 댓글 0

[구모영 묵상노트] 기쁨과 감사의 복음 빌립보서(10)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2:2-4)


2 마음을 같이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며 한마음을 품어
3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4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


우리는 바로 앞 1절을 살피면서, 다소 광범위하고 일반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것을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하게 생활”하기 위한 총론적인 의미라 했습니다. 이제 이와 같은 총론에 기초하여 구체적인 삶의 기준을 제시한 각론을 2:2-4까지의 말씀을 중심으로 살피고자 합니다.

[1] 빌 2:2 마음을 같이하여(αὐτὸ φρονῆτε) 같은 사랑을 가지고(αὐτὴν ἀγάπην ἔχοντες) 뜻을 합하며(σύμψυχοι) 한마음을 품어(ἓν φρονοῦντες) 라고 합니다. 여기 마음을 같이 한다는 의미는 “똑같이 생각한다”는 의미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사랑을 가지고”라는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지체는 동등한 형제들이기 때문에 동일하게 희생과 섬김으로 사랑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마음이 끌리기 때문이 아니라, 주님께서 그렇게 하셨기 때문에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뜻을 합하여”란 문자적으로 “한 영혼”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이는 “정신에 있어 하나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같은 공동체로 섬기고 있는 구성원들은 같은 열정과 열망 및 꿈을 가지고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한 마음을 품어”라는 의미는 곧 “하나의 공동 목적으로 향하여 매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2] 빌 2:3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μηδὲν κατ’ ἐριθείαν μηδὲ κατὰ κενοδοξίαν) 라고 합니다. 여기 “다툼”(ἐριθείαν)이라는 단어는 종종 “분쟁”(strife)으로 번역되듯이 파벌주의나 경쟁 또는 당을 짓는 것을 가리킵니다. 나아가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하여 자신의 방식대로 밀어붙이는 것도 이와 같은 의미입니다. 그리고 “허영”(κενοδοξίαν)이란 문자적으로 “헛된 영광” 또는 “공허한 자만심”(vain conceit)으로 번역되는 말로, 이기적인 야심으로 개인의 영광을 추구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3] 빌 2:3-4 오직 겸손(謙卑)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ἀλλὰ τῇ ταπεινοφροσύνῃ ἀλλήλους ἡγούμενοι ὑπερέχοντας ἑαυτῶν)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μὴ τὰ ἑαυτῶν ἕκαστοι σκοποῦντες)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ἀλλὰ καὶ τὰ ἑτέρων ἕκαστοι)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 “겸손”(ταπεινοφροσύνῃ)이라는 말은 “낮은데서, 낮은 쪽으로 던지다, 자신을 낮추다”라는 의미의 tapeinos와 “이해한다”는 의미의 phren이 결합된 말입니다. 따라서 이 말은 당시의 시대상으로 보면 자기비하적인 의미가 있어 쉽게 사용될 수 없는 것임에도 시대적 가치와 달리 성경은 이 말을 수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긴다”라는 말은 앞의 겸손을 더 자세히 설명해 주는 말로, 참된 겸손의 기본적인 정의를 보여 주고 있는 말입니다. 나아가 “각각 자기의 일을 돌볼뿐더러”라고 하는 말을 직역하면 “각각 자기 일만 돌보지(생각지) 말고”(μὴ, not) 라는 의미로, 그 대신에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주라”는 것이지요. 말하자면 공동체의 협력은 바로 이와 같은 정신에서 가능한 것이라 보는 것이겠지요.

[4]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같은 마음을 가지고 또한 같은 사랑으로 마음과 뜻을 합하여 권면이나 위로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한 이러한 일에 있어 허영과 다툼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유의 할 점은 긍휼과 자비를 베푼다면서 자신을 드러내는 행동을 하는 것은 바로 허영심의 발로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남을 가엾어 하거나 동정심을 표할 때에는 그 상대방이 상처받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바울사도는 빌립보교회가 이와 같은 공동체의 구성원들 간에 덕(Caritas)을 세울 때에 자신이 개척한 교회를 통하여 하나님의 위로는 물론 하늘로부터 오는 기쁨이 충만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지상의 교회는 완벽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도는 지금 빌립보교회가 이러한 덕을 모두 세우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고 더욱더 정진(精進)할 것을,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하게 생활하도록”, 그래서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πληρώσατέ μου τὴν χαρὰν)고 권면합니다(다만 헬라 성경 원문은 이 구절이 4절에 있는 것이 아니라 2절 전반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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