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묵상노트

[구모영 묵상노트] 산상수훈(15) 마태복음 5장 21절-16절 살인하지 말라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2.02.08|조회수30 목록 댓글 0

[구모영 묵상노트]
산상수훈(15) 마태복음 5장 21절-16절 살인하지 말라


21 옛 사람에게 말한 바 살인하지 말라 누구든지 살인하면 심판을 받게 되리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22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형제를 대하여 라가라 하는 자는 공회에 잡혀가게 되고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


주님은 율법과 구원에 관한 진리를 말씀하시고 난 후, 이제 율법의 의미와 폭에 대한 바른 해석을 통하여 거듭난 자들에게 있어 율법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가르쳐주시려 합니다. 여기 21절의 “살인하지 말라”(Οὐ φονεύσεις)는 계명은 십계명의 두 돌판 중 둘째 돌판의 여섯째 계명인데, 이 계명에 대하여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의 유전에 의하면 “사람을 죽이는 행위를 하지 말라.” “이런 행위를 하면 심판을 받을 것이다”라고 가르쳐 왔는데, 성경은 “살인하지 말라”라고만 되어 있고, 이들의 유전처럼 “심판을 받으리라”는 말씀은 없습니다(출 20:13; 신 5:17). 주님은 이것에 대하여 “옛 사람에게 말한바”라고 시작을 하시면서, 이 계명의 본질을 단순히 외형적인 피흘림을 통하여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음을 가르치시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여기서 주님의 말씀을 따라 도덕적 율법의 본질을 돌아보고자 합니다.

앞서 조금 언급한 바와 같이 주님은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의 유전에 따른 해석, 즉 “살인하는 자는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하는 말에 대하여, 이 율법은 단순히 사람을 살인하는 자에게만 심판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가 여기 담겨져 있다고 하시면서, 22절에 “형제에게 노하는 자”(ὀργιζόμενος, orgizomenos)는 심판을 받을 것이며, “형제에 대하여 라가(Ῥακά, rhaka)라 하는 자”는 공회에 잡혀갈 것이고, 또한 “형제를 미련한 놈(Μωρέ, mōre, 바보 멍청이)이라 하는 자”는 지옥불(γέενναν τοῦ πυρός)에 들어가리라는 것입니다. 즉, 주님은 이 계명이 행위 자체 뿐 아니라 그 행위의 이면에 있는 내적 태도까지 확대 적용된다고 말씀하고 있으신 것입니다. 그래서 분노를 유발하는 것도 칼로 사람을 찌르는 행위만큼 나쁜 것이며, 더욱이 남에게 굴욕적인 말을 하거나 욕설을 퍼붓는 것(분노가 악담으로 나타나는 욕설인 ‘라가’=“돌대가리”, “미련한 놈”이라 부르는 것은 “하나님을 모르는 놈”이라는 의미임) 역시 죄악 된 마음을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회에 잡혀가거나 또는 지옥불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지옥(γέενναν, geennan)이란 죽어서 가는 지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예루살렘 남서쪽에 있는 힌놈 골짜기를 이르는 말로, 이곳은 예수님 시대에는 쓰레기를 소각하는 장소여서 항상 불이 타고 있었기에, 영원한 불을 상징하는 장소적 의미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주님의 말씀을 칼빈은 그의 “기독교강요”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어, 참고함이 좋을 듯합니다. 먼저 이러한 “율법을 해석함에 있어 염두에 두어야 할 것으로, 도덕적 율법은 입법자이신 하나님의 목적에 비추어 영적으로 이해하며 해석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칼빈은 율법을 해석하기 전에 먼저 전반적인 지식이 필요하다면서, 우선 “율법에 의해서 사람의 생활이 외면적으로 정직하게 될 뿐 아니라, 내면적, 정신적으로 바르게 된다는 의견에 우리 모두 일치해야 한다.” “율법은 인간의 법과 달리, 하늘의 법으로 우리의 영혼을 상대로 내린 것이기 때문에, 이 율법을 바르게 지키려면 우선 영혼을 억제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 “하늘의 율법은 영혼과 마음과 의지의 복종을 요구할 뿐 아니라, 천사 같은 순결을 요구한다.”(2.8.6). 그리고 “율법은 형식적으로 보면 명령과 금지로 규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이러한 말로 표현된 것 이상의 것이 항상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건전한 율법의 해석은 언어의 범위를 넘어서 입법자의 순수하고 진정한 뜻을 충실히 하는 해석이 되게 해야 한다.” 그래서 칼빈은 “나는 계명의 이유(理由)에 주의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한다.”고 말합니다.(2.8.8) 즉,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에 대해서, 사람의 상식은 남을 해하지 말라거나 그런 욕망을 품지 말라(소위 금지적 의미)는 것으로만 생각하지만, 이것 이외에 “힘자라는 데까지 이웃의 생명을 도우라는 요구(명령)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계명의 목적을 보면, 우리는 계명이 명령하거나 금지하는 일을 언제든지 밝히 알 수 있다.”고 합니다.(2.8.9)

따라서 칼빈은 6계명과 관련하여(2.8.39-40), “이 계명은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인 동시에 우리의 혈육이라는 이중적 근거를 지닌 존재이므로, 사람에게 새겨진 하나님의 형상을 존경하며 그에게 있는 우리의 혈육을 존중해야 한다.” “단순히 피를 흘리지 않은 것만으로는 살인죄를 피하지 못한다. 이웃의 안전에 해로운 일을 실행했거나, 시도했거나, 원했거나, 계획했다면, 그것은 살인죄로 인정된다.”는 것입니다. 또 그는 “능력과 기회가 허락하는 대로 이웃의 안전을 지키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역시 율법에 대한 흉측한 위반”이라고 봅니다.

주님께서는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의 형식적인 율법관에 대하여 도덕적 율법이 갖는 내면적 의미까지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칼빈은 “이웃의 신체의 안전에 대해서도 이렇게 관심이 많은 즉, 영혼의 안전을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열성과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인가를 우리는 추론할 수 있다면서, 주께서 보시기에는 영혼이 신체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로 끝을 맺습니다. 오늘 하루도 이웃의 육체적 안전은 물론 영적 안전을 위하여, 그리고 도덕적 율법의 내면적 의미까지 상고하며 이웃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자리에 있기를 기원합니다. 평안하세요.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