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모영 묵상노트]
산상수훈(19) 마태복음 5장 31절-32절 아내를 버리면
31 또 일렀으되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려거든 이혼 증서를 줄 것이라 하였으나
32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음행한 이유 없이 아내를 버리면 이는 그로 간음하게 함이요 또 누구든지 버림받은 여자에게 장가 드는 자도 간음함이니라
오늘날 세상은 이혼을 너무 쉽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보니 한집 건너 한집씩 이혼을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지나치질 않을 정도입니다. 뿐만 아니라 언론매체를 통해서 ‘졸혼’(卒婚)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등, 결혼이라는 제도가 변질되고 있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결혼이라는 것이 남녀사이가 아닌 동성혼까지 허용하고 있는 나라가 많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우리나라도 진보진영에서 이러한 동성혼을 합법화해야 하며, 여기에 인권보호라는 미명하에 남녀 양성평등이 아니라 소위 ‘성평등’(性平等), 성소수자(性少數者)의 보호를 주장하며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에 말한 이혼과 관련하여 유대의 바리새인과 같은 랍비들은 신명기 24:1-4이 마치 이혼하려고 할 때 문서 한 장으로 처리될 수 있는 것처럼 이 구절을 해석하고 가르쳤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어떤 일로든 아내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이혼증서’를 써서 주기만 하면 이혼할 수 있다고 잘못된 결론을 내리고 있었습니다. 사실 모세의 율법에 이 규정을 둔 것은 남자들이 이혼을 자기 마음대로 증서 한 장만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이혼당하는 여인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음을 그들은 간과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주님은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하여 어떻게 말씀 하고 계신가요? 주님은 위와 같은 예외(음행으로 인한 경우)를 제하고는,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를 부부로 짝지어주시고는 둘이 한 몸이 될지니 이 연합을 나눌 수 없다고 하신 것을 따라, 결혼은 이혼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강력하게 말씀 하십니다(마 19:3-9). 따라서 위의 32절에 보는 바와 같이 음행한 이유 없이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하면 이것 역시 간음이며, 또한 음행한 이유로 이혼을 당한 여자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것도 사실상 간음에 해당하기 때문에 양자 모두 자유롭지 못하다고 합니다. 바울사도 역시 음행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혼을 해서는 안 되기에, 서로 화해를 하든지, 혼인하지 않고 혼자 그대로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고전 7:10, 11). 나아가 그 사실을 알면서(의도성을 가지고) 그 여자를 취한 상대방도 역시 간음한 것이 됩니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이혼과 함께 재혼은 어떠한 경우에 허용될 수 있는 것일까요? 음행한 이유로 인하여 이혼을 하게 된 경우, 무죄한 자 쪽에서 재혼을 하는 것은 성경적인 의미에 배치되지 않습니다. 물론 사별을 하고 다시 재혼을 하는 것 역시 간음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되지는 않습니다.
요즈음 이혼이 너무나 쉽게 이루어지고 있고, 이혼 당사자들의 많은 수가 “서로 성격이 맞지 않아서”라고 그 이유를 대곤 합니다. 사람은 모두 자신이 원하듯이 그렇게 성격이 같을 수 없고, 또한 만족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싸우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합니다. 사실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하지만, 알고 보면 모두 백보 오십보에 불과합니다. 우리 모두 죄성(罪性)을 가지고 있어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 성격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성격을 말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을 말하기 전에 자신 속에 감추어져 있는 나쁜 성격부터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가정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제도입니다. 그러므로 가정을 거룩하게 지켜나가야 할 책무가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는 분명히 있습니다. 세상이 무엇이라 말하더라도, 우리는 가정을 지키는 일이 곧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일이라 생각하고 어렵더라도 잘 감당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사철에 봄바람 불어오는” 가정을 만들어가도록 오늘 하루도 분투(奮鬪)하시길 기원하며, 평안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