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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노트

[구모영 묵상노트] 산상수훈(27) 마태복음 6장 5절-8절 기도 할 때에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2.02.20|조회수38 목록 댓글 0

[구모영 묵상노트]
산상수훈(27) 마태복음 6장 5절-8절 기도 할 때에

5 또 너희는 기도할 때에 외식하는 자와 같이 하지 말라 그들은 사람에게 보이려고 회당과 큰 거리 어귀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 하느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들은 자기상을 이미 받았느니라
6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7 또 기도할 때에 이방인과 같이 중언부언하지 말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하여야 들으실 줄 생각하느니라
8 그러므로 그들을 본받지 말라 구하기 전에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하나님 너희 아버지께서 아시느니라


기도할 때에(ὅταν προσεύχησθε) 예수님 당시 유대인, 특히 바리새인들의 기도 모습을 지적하시면서 참된 기도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인가에 대하여 주님은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그리고 우리가 다음에 보겠지만, 그 기도의 내용은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에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입니다. 우선 이곳에선 기도의 내용이 아니라, 기도의 방법 또는 태도에 대하여 살피기로 하겠습니다.

자, 그렇다면 주님께서 본받지 않아야 할 당시 유대 바리새인들의 기도의 모습은 어떠했는가요? 당시 바리새인들은 5절에서 보는 바와 같이 외식하는 기도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그 외식하는 기도의 구체적인 모습은 어떻게 나타나나요? 그들은 사람에게 보이기 위한 기도를 하였으며, 이와 같은 외식하는 기도는 자연히 사람이 많이 모이고 잘 보이는 곳에서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즉, 장소적으로 보면 회당이나 큰 거리 어귀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하는 이들이 바로 바리새인과 같은 외식하는 자들의 기도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7절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들의 기도는 길고도 반복적으로 하는 것이었는데, 주님은 길고도 이렇게 반복적으로 중얼거리는 기도를 “중언부언”(βατταλογήσητε/ do use vain repetitions)하는 기도라 하였습니다. 물론 하나님의 응답이 있기까지 끈질기게 기도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도 아니며, 또한 기도시간을 많이 가지는 것 자체가 또한 문제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중언부언하면서 길게 시간을 드린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응답하시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8절에서 이들이 하는 기도를 “본받지 말라”(μὴ ὁμοιωθῆτε)고 하시며, 이러한 바리새인들의 기도 모습은 사실상 그들의 의를 들어내기 위한 것이었기에, 5절 후반 절에서 그들은 그들의 상을 이미 받은 것이라 하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주님을 통하여 배워야 할 기도의 방법 또는 태도는 어떤 것인가요? 물론 방금 언급한 바리새인의 기도 방법을 피하는 것이겠지만, 성경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말씀하고 계십니다. 먼저 기도는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시는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여기서 말하는 골방(ταμεῖόν)이란 오늘날처럼 잘 만들어진 시설과는 동떨어진, 사실 주님 당시의 시설로 보면 이것은 사람들이 왕래하지 않는 헛간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공동체가 모여 함께 기도하는 것 자체를 여기서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개인적인 기도를 함에 있어서 그렇게 하라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은밀한 중에 계시는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은밀한 기도(πρόσευξαι…τῷ κρυπτῷ)란 그 어떤 기도에 있어서든지 명예심이나 자기표현을 위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에게만 기도하는 것으로, 이러한 기도는 때로는 밀실이 아닌 곳일지라도 밀실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기도하는 것을 말한다고 볼 수 있겠지요. 다만 공개된 장소에서 기도하기엔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기도의 골방이 더 기도하기에는 좋은 곳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또한 기도는 중언부언을 피하기 위해 질서 있게 해야 합니다. 기도는 간절함으로 해야 합니다. 말을 많이 해야 하나님께서 나의 기도에 설득을 당하실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그러므로 성경이 말하는 기도는 말보다 마음에서 쏟아지는 간절한 기도입니다. 겟세마네동산에서 주님께서 잡히시기 전날 밤에 기도하셨던 모습을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마 26:36-43). 경건한 마음은 그 간절함을 가지고 화살같이 하늘을 찌를 것입니다.

바리새인의 기도 모습과 달리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기도의 방법에 따를 때, 기도의 응답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8절 후반 절에는 “구하기 전에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하나님 너희 아버지께서 아시느니라”라고 하셔서, 혹 기도는 필요하지 않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방금 우리가 본 것처럼 바리새인들의 기도와 달리 바른 기도의 방법을 주님께서 말씀하고 계신다는 것은, 기도의 필요성을 분명히 가르치고 계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위의 말씀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1) 하나님께서 우리의 필요를 먼저 아시지만, 우리의 필요는 기도를 통하여 이루실 것을 말씀하시고 계시다는 것입니다(눅 18:1-8). (2) 하나님은 우리를 결코 기계와 같은 존재로 보시는 것이 아니라, 인격적인 존재로 보신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께 간구할 골방이 필요한 것이며, 또한 그 골방의 기도 중에 은밀히 보시는 주님께서 도우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기도는 나의 소원을 아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시는 그 뜻을 발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기도는 먼저 “듣겠습니다. 말씀 하옵소서” 하는 마음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오늘 하루도 주님과 교통하는, 그리고 주님의 뜻 아래서 평안을 누리시는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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