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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모영 묵상노트] 산상수훈(31) 마태복음 6장 10절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2.02.24|조회수41 목록 댓글 0

[구모영 묵상노트] 산상수훈(31)
마태복음 6장 10절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6:10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10절 후반 절은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라는 말씀인데, 이는 첫 번째 세 가지 기원 중 셋째 기원의 내용입니다(3.20.43). 칼빈에 따르면 이 기원은 하나님의 나라에 의존하며 하나님 나라에서 분리될 수 없는 것이지만, “하나님이 우주를 통치하신다”는 뜻을 쉽게 또는 즉시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의 무지 때문에 따로 첨가된 것이라 합니다. 이 기원은 만물이 하나님의 뜻에 복종할 때에 하나님께서는 우주의 왕이 되신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하나님의 “뜻”(θέλημά)은 만물을 주관하시며 그 목적을 향하여 인도하시는 은밀한 뜻이 아닙니다. 하늘에서는 하나님의 뜻이 아닌 일을 아무것도 없습니다. 따라서 천사들도 완전히 평화롭고 공정한 생활을 함께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칼빈은 우리의 지상 생활도 이런 표준을 따르며 모든 교만과 사악이 이 땅에서 제거되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칼빈은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기도한다는 것은 곧 우리의 육의 욕망을 버리는 것을 의미하며, 또한 우리는 하나님께서 그의 뜻대로 우리를 주관하실 뿐만 아니라 우리 안에 새로운 마음과 심령을 창조하시도록(시 51:10) 우리 자신을 부정하는 것을 배우도록 합니다. 요약하면,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하나님의 영이 우리의 심령을 주관하실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영의 내적인 이끄심을 받아,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일들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불쾌하게 하는 것들을 미워하는 것을 배울 수 있게 되기를” 간구하는 것입니다(3.20.50). 이와 같은 우리의 기도는 하나님의 뜻과 모순된 우리의 모든 감정을 허망하고 무력하게 만들어 주십니다.

그런데 이 기도와 관련하여 칼빈은 경고하기를, 우리가 하나님께 어떤 조건도 부과하지 말고 “그에게 좋게 보이는 방식과 때와 장소에 따라 언제 어디서나 그가 하시고자 하는 것을 그의 결정에 맡게 하라”고 말합니다(3.20.50). 이와 같은 시각에서 고린도후서 12:8에 관한 그의 주석에서 하나님이 우리의 기도를 응답하실 때 사용하실 수단과 정확한 방법과 시간을 너무 구체적으로 자세하게 우리가 언급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넘치는 확신을 가지고 빠짐없이” 하나님이 약속하신 것들을 우리가 구하여야 한다고 칼빈은 강조하지만, 수단들을 우리가 미리 규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만일 우리가 그것들을 구체화시키면 우리의 기도는 항상 우리에게 암묵적 자격이 있는 것처럼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칼빈은 겟세마네에서 주님의 기도를 예로 들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과 다르게 하나님이 결정하시게 하는 것이 믿음의 합당한 도리이다“라고 말합니다.

이상과 같이 우리는 주기도문 첫째 부분의 세 기원을 칼빈의 기독교강요를 중심으로 살폈는데, 여기 하나님의 영광과 관련한 칼빈의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주기도문의 처음 세 기원을 드릴 때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만을 목표로 삼고, 자신이나 자신의 이익은 생각하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가 여기서 기원하는 일들은 우리가 원하고 구하지 않아도 때가 오면 나타날 것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원하고 구해야 합니다. 또 이렇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 적지 않은 가치가 있습니다. 이렇게 기원함으로써 우리는 하나님의 영예를 위하여 전력을 다하겠다고 열렬하고 성실하고 철저하게 맹세를 한 종과 자녀임을 증거하며 고백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주이시며 아버지이신 하나님께 이렇게 할 의무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영광을 촉진시키겠다는 소원과 열의를 품고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이 임하옵시며”, “뜻이…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라고 기도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님의 자녀와 종으로 인정될 수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기도가 하나님의 뜻을 구하면서도, 마치 나의 계획과 나의 소원을 낱낱이 열거하면서 때와 장소와 방법을 하나님이 아닌 나의 기준을 따라 기원해서는 안 되겠지요. 젊은 시절 배우자를 위하여 기도할 때 아주 구체적으로 키와 나이와 용모 등등 일일이 나열하면서 기도해야 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러한 기도가 어쩌면 하나님의 뜻은 생각지도 않는, 주님의 겟세마네 기도와는 동떨어진 기도일 수도 있다는 점을 배우게 됩니다. 기도는 나의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을 생각하며 바라며 기다리는 것이라 보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도 기도의 성공 자가 되시길 기원하며, 평안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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