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지금 우리나라의 가장 큰 걱정은 자신의 의견과 다른 이들을 향한 비난과 분노가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과 다르면 무조건 화부터 내고 온갖 모욕적인 언어와 극언을 퍼붓습니다. 언제나 나는 옳고 상대방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을 극우나 극좌라 말하는 것입니다.
이런 태도로는 결코 우리 사회와 나라 민족의 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새벽기도회 때마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위하여 기도하는 중, 언제부터인가 민족의 통일을 위하여 기도하는 것이 민족의 화해를 위한 기도로 바뀌었습니다.
그동안 민족의 통일을 위한 우리의 기도에 하나님께서 왜 응답을 이렇게 오래 미루시는지 궁금하였습니다.
그저 통일만 이루어주시는 것이라면 벌써 응답하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이 화해하는 일은 시간이 많이 필요한 일이었던 것입니다.
미국에 갔다가 연세 많으신 장로님 한 분을 만났는데 자신이 철저한 반공주의자였다고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중국에 가서 북한 국경지대에서 북한 사람들에 만나고 마음이 바뀌었다고 했습니다. 북한 사람들에 대한 긍휼의 마음이 뜨겁게 일어났습니다. 그러면서 민족이 화해하기 위하여 누군가가 희생을 해야 한다면 자신이 그 십자가를 지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히셨습니다.
장로님과 대화하면서 화해가 진정 우리 민족을 향한 주님의 마음임을 깨달았습니다.
화해가 없는 통일은 더 큰 분열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화해가 없는 전쟁의 끔찍함을 보고 있습니다.
워싱턴 D.C.에 있는 루즈벨트 대통령의 기념관에서 세워진 그의 연설을 기록한 돌판 중 두 개가 전쟁에 대하여 언급한 글이었습니다.
“전쟁이 끝난 것 보다 우리가 더 원하는 것은 모든 전쟁의 시작이 끝나는 것이다!”
“나는 전쟁을 보았습니다.
나는 전쟁터를 보았습니다.
나는 부상자의 몸에서 솟구쳐 나오는 피를 보았습니다.
나는 진흙 속에 묻힌 시체를 보았습니다.
나는 파괴된 도시들을 보았습니다.
나는 아이들의 넋나간 눈망울을 보았습니다.
많은 어머니들과 아내들의 고통을 보았습니다.
나는 전쟁을 증오합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 안에서도 화해가 어려운데 민족의 화해, 가능할까요?
화해 사역은 양쪽으로부터 공격을 받는 일이고 십자가를 지는 댓가 지불을 해야 하는 일입니다.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끈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은 북군의 승리로 전쟁이 마쳐진 후 남군을 전범 처리 않고 진정 남과 북이 하나가 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래서 북부에서 오히려 링컨 대통령에 대하여 반발하는 분위기가 강하였고 탄핵이 준비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링컨 대통령이 암살당함으로 남북전쟁으로 인한 갈등이 봉합되는 극적인 전환점을 맞이 하였습니다.
바로 이 링컨 기념관 앞에서 1963년 마틴 루터 킹 목사는 ‘I have a Dream!’ 이란 유명한 연설을 하였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조지아주의 붉은 언덕 위에서 노예들의 후손들과 노예소유주들의 후손들이 형제애의 식탁에서 함께 자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 언젠가는, 나의 네명의 어린 아이들이 그들의 피부 색깔로서 판단되지 않고 그들의 개별성으로 판단되는 그런 나라에서 살게 될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그 역시 암살 당하였고 미국 역사는 바뀌었습니다.
이처럼 화해 사역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생명으로 사는 그리스도인만이 감당할 수 있는 일입니다.
고후 5:18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서 났으며 그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를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고 또 우리에게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주셨으니 :19 곧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계시사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며 그들의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아니하시고 화목하게 하는 말씀을 우리에게 부탁하셨느니라
우리가 진정 그리스도인이라면 가정과 교회, 사회에서 부단히 화해 사역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민족을 하나되게 하는 길입니다.
- 2022년 3월 30일 국민일보 [예수동행] 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