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기에 빛이 더욱 밝게 드러난다
며칠 전 모교인 감리교신학대학교 이사장 취임예배가 있었습니다.
축사 순서를 맡아 갔다가 합창단 자리에 있는 후배 신학생들을 보는 순간, 눈물이 왈칵 났습니다. 선배로써 미안함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신학교 다닐 때는 한국교회 형편이 괜찮았습니다.
좀 과장하면 잔치분위기였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목회 임지는 얼마든지 갈 수 있었습니다.
어떤 졸업생은 임지를 골라서 나갈 정도였습니다.
하다 못해 천막을 치고 개척을 해도 사람이 모일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 현실은 참 어둡습니다.
후배 신학생들이 앞으로 겪어야 할 어려움은 정말 큽니다.
제가 이런 한국 교회를 만든 장본인 중 한 사람이라 생각하니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이번 주간 목회자 예수동행 세미나가 있었습니다.
지금 신학생 예수동행 제자훈련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강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목회자 영성 훈련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이와같이 목회자와 신학생 세미나를 섬기면서도 같은 심정이었습니다.
우선 너무 미안한 마음입니다.
‘내가 무엇을 가르칠 수 있단 말인가?’ 하는 자괴감도 듭니다.
그러나 한국 교회를 이대로 둘 수는 없지 않은가? 하는 마음으로 목회자와 신학생들 앞에 섭니다.
그런 중에 주님이 주신 소망이 있습니다.
어려운 시대이기에 오히려 소망이 있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화려한 외형적인 성공을 바라지 않고 하나님의 뜻대로 목회하며 오직 주님 한 분이면 충분한 목회자가 배출 될 수 있겠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면 언제 환경 여건이 좋아서 주님의 교회가 온전히 섰던 때가 있었습니까?
‘힘들다’, ‘어렵다’ 하는 이 때가 오히려 한국 교회를 위한 기회인지도 모릅니다.
상황은 어두운데, 엘리야 시대처럼 지금도 곳곳에 하나님 만을 바라보며 신실하게 목회하려는 주의 종들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그 때마다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아직도 전국 방방곡곡에 신실한 주의 종들이 묵묵히 충성스럽게 목회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한국 교회를 포기하지 않으셨다는 부인할 수 없는 증거입니다.
참 어려운 때이지만, 시대가 어둡기에 빛이 더욱 밝게 드러나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