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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지는 은혜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4.05.30|조회수29 목록 댓글 0

약해지는 은혜

요즘 주님께서 감사하는 제목 중 하나가 제가 약해지는 것입니다.
은퇴하기 전부터 제 몸의 기능이 점점 약해짐을 느꼈습니다.
나이 드는 자연스런 현상이었습니다.
은퇴한 후 제가 약해졌다는 느낌이 더 자주, 더 실제적으로 듭니다.
그래서 생활 리듬을 조절하고 사역의 양을 조정하는 것이 큰 숙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약해지는 것에 대하여 두렵지만은 않습니다.
오히려 감사한 마음입니다.

저는 약해지면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제가 약해지면 교회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역이 중단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내에게도 두 딸들에게도 불행이 닥쳐 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를 바라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지 강해지려 했고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 때는 사도 바울이 “약한 것을 자랑하리라” (고후 11:30) “약한 그 때에 강함이라” (고후 12:10) 하신 고백을 솔직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약한 것을 인정하기도 힘들고, 약한 것을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은데, 자랑한다니!
그리고 약한 때 강하다니!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주님을 계속 바라보면서 사도 바울의 고백이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약해지는 것이 제가 사는 길이었습니다.
약하기에 진정 주 예수님의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약해지면서 주 예수님이 제게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사도 바울도 약했기에 주 예수님만 바라보았고 오직 예수님 안에 거하기를 힘썼습니다.
그래서 능력있는 사도가 된 것입니다. (고후 12:9)
빌 4:13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예수님께서도 겟세마네 동산에서 한 없이 약해지셨습니다.
십자가는 분명 능력이지만 또한 약함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주 예수님은 그리스도이시지만 우리를 위하여 세상에서 가장 약한 자가 되셨습니다.
그러나 그 십자가를 지나 부활의 영광에 이르셨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하신 자가 되신 것입니다.
그 예수님이 제 안에 거하심을 알게 되니, 약한 것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 성적이 나쁘다면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했는데도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면 약한 것입니다.
그 약한 것은 부끄러운 일도, 좌절할 일도 아닙니다.
죽을 병에 걸린 것, 인생 밑바닥에 내동이쳐진 처지, 아무 것도 할 수 없이 무능해진 것, 모든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 받게 된 것이 감사한 일입니다.
영적으로는 복된 일입니다.
오직 주님 만 의지하는 삶을 사는 과정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저는 예수님 안에 거하는 시간이 그렇게 좋습니다.
마음에 평안이 임하였습니다.
두려움과 염려가 사라지고 스트레스에서 건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샘솟듯이 말씀이 임하였습니다.

저는 앞으로 더 약해질 것입니다.
그러나 염려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더욱 주 예수님만을 바라보게 될 것이니 오히려 감사할 일입니다.
‘약하면 죽는 줄 알았던 저였는데 이렇게 생각이 바뀐 것이 정말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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