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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삼 / 그들은 결혼했어야 합니다

작성자경아네|작성시간13.12.01|조회수30 목록 댓글 0

 

조현삼 / 그들은 결혼했어야 합니다

 

성경을 통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야곱, 형의 낯을 피해 외삼촌 집으로 간 야곱은 그곳에서 외삼촌의 둘째 딸 라헬에게 반했다. 야곱은 라헬을 위해 칠 년을 수일같이 여기며 일했다. 칠 년이 되어 드디어 결혼식을 올리고 첫날밤을 보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아침에 일어나 보니 라헬이 아니라 언니 레아가 곁에 있는 것이다. 야곱의 항의를 받은 외삼촌 라반은 지역 풍습을 내세우며 언니보다 동생을 먼저 줄 수 없다고 둘러대며 라헬도 마저 줄 테니 칠 년을 더 일하라고 했다. 야곱은 라헬을 얻기 위해 또 다시 칠 년을 일했다.

 

야곱은 모두 십사 년을 일하고 아내 둘을 얻었다. 정확히 표현하면 십사 년 치 품값을 주고 아내 둘을 산 것이다. 라반 입장에서는 딸 둘을 십사 년 치 품값에 판 것이다. 야곱은 돈을 주고 아내 둘을 사왔고, 라반은 딸 둘을 돈을 받고 한 남자에게 판 격이다. 결혼에 돈이 오갔다.

 

이후 야곱에게 ‘수일 같은 칠년’은 사라지고 또 다시 ‘험악한 세월’이 이어졌다. 이 결혼을 통해 누구도 행복하지 않았다. 야곱도 라헬도 레아도 또 라반도 행복하지 않았다. 레아와 라헬은 한 남자를 두고 애 낳기 경쟁을 벌이는 처지가 되었다. 야곱은 두 아내 사이에 끼여 힘든 나날을 보냈다. 딸들과 아버지 사이도 틀어졌다. 훗날 야곱이 외삼촌의 집을 떠날 때 라헬과 레아가 한 말을 들어보면 이들이 아버지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가졌는지를 알 수 있다.

“아버지가 우리를 팔고 우리의 돈을 다 먹어버렸으니 아버지가 우리를 외국인처럼 여긴 것이 아닌가.”

 

결혼은 성경대로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해야 한다. 한 남자와 두 여자가 해서는 안 된다. 부모는 아들이든 딸이든 자녀를 돈 받고 팔아서는 안 된다. 야곱은 결혼을 했어야 하고 라반은 결혼을 시켰어야 한다. 십사 년 치 품값이 돈인 것처럼, 무리한 혼수도 돈이다. 자녀를 잘 키웠으니 잘 키운 값을 받아야 하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이런 생각을 그대로 방치하면 본인도 자녀도 불행해질 수 있다. 우리는 자녀를 키우는 것이지 송아지를 키우는 것이 아니다.

“내가 이 아들을 위해 들인 돈이 얼만데 이것 밖에 안 해오냐.”

 

이것은 송아지를 키워 팔 때 할 흥정이지 자녀를 결혼시키며 할 말은 아니다. 자녀들의 결혼이 거래가 아닌 결혼이 되기 위해서는 결혼 준비 과정에 돈이 끼어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자녀는 결혼을 시켜야 행복하다.

 

조현삼 / 서울광염교회 담임목사,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단장. 저서로는 《결혼설명서》, 《신앙생활설명서》, 《말의 힘》, 《관계행복》,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생명의말씀사 간), 《파이프행복론》(김영사 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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