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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칼럼

강학종 / 교회론을 다룬 에베소서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4.05.02|조회수32 목록 댓글 0

교회론을 다룬 에베소서

강학종 / 하늘교회 목사

에베소서를 가리켜서 ‘교회론을 다룬 책’이라고 합니다.
이때의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믿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즉 ‘신자가 어떤 사람인가?’ ‘신자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다룬 책이 에베소서입니다.
그렇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에베소는 항구 도시입니다.
항구는 재화와 용역의 집산지입니다.
물질적인 풍요와 도덕적인 타락이 어우러지는 곳입니다.
현존하는 광고 중에 가장 오래 된 광고가 에베소에 남아있습니다.
대리석판에 사람의 발 모양을 새긴 것입니다.
“이보다 작은 사람은 들어오지 마시오”라는 안내 문구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길거리에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십중팔구 뱀 장수였습니다.
사람들이 모이면 뱀 장수가 늘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애들은 가라!”
대리석판에 사람 발 모양을 새겨놓고 “이보다 작은 사람은 들어오지 마시오”라고 하는 얘기가 바로 그런 얘기입니다.
이른바 미성년자 출입금지 구역입니다.

공교롭게도 그 맞은편에 두란노 서원이 있었습니다.
두란노 서원은 바울이 2년 동안 말씀을 강론한 곳입니다(행 19:9-10).
요즘으로 치면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도서관과 유흥가가 나란히 자리한 셈입니다.
공부할 맛이 날까요?

어떤 고등학교에 실습 나온 교생이 있습니다.
1학년 교실에 들어가서 수업시간 내내 첫사랑 얘기와 미팅 얘기만 했습니다.
학생들이 다 좋아했습니다.
그런 수업 분위기가 다른 학급, 다른 학년에도 소문이 났습니다.
3학년 교실에 수업을 들어갔습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정상적으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한 학생이 손을 들어 이의를 표합니다.
“1학년 교실에서는 첫사랑 얘기와 미팅 얘기를 했다고 들었는데 저희에게는 왜 안 해주십니까?”
교생이 답합니다.
“야! 너희들은 고 3이잖아!”

그 옛날, 두란노 서원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을 수 있습니다.
고개만 들면 창밖으로 유흥가가 보입니다.
술에 취해 흥청대는 사람도 보이고 사내 팔에 안겨 교태를 부리는 여인도 보입니다.
허구한 날 성경공부만 하는 자기들보다 그 사람들이 훨씬 더 재미있게 사는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이 질문을 합니다.
“선생님! 저 사람들은 저렇게 사는데 우리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합니까?”
바울이 대답할 말은 뻔합니다.
“여러분은 신자이기 때문입니다. 신자는 세상 사람과 달라야 합니다.”

에베소는 아데미라는 우상을 수호신으로 섬기는 도시입니다.
아데미는 제우스의 딸로, 시커먼 몸뚱이에다 온몸에 우랑이 달린 기괴한 모습입니다.
우랑은 소 고환을 말합니다.
(한동안 유방이라는 주장이 있었지만 최근에 다른 문헌에 의해 우랑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에베소에 있던 아데미 신전은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더불어 세계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로 꼽힙니다.
길이가 130m, 폭이 70m, 높이가 18m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였습니다.
18m면 5층 건물 높이입니다.
국제 규격의 축구장 길이가 100-110m이고, 폭이 64-75m입니다.
아데미 신전은 축구장보다 더 넓은 규모입니다.
지금의 건축 기술로도 그런 건물을 짓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닙니다.
하물며 이천 년 전에 그런 건물이 있었습니다.
에베소 사람들이 그 정도로 아데미 우상을 섬기는데 열심이었다는 뜻입니다.

이런 풍조 속에서 예수를 믿으면 “왜 우리만 이래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신앙 때문에 감수해야 하는 손해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적으로도 불이익이 있었을 것이고 경제적으로도 불이익이 있었을 것입니다.
대세를 거스르는 소수는 영화에서나 멋있지, 실제로는 전혀 멋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고달픕니다.

그에 대한 답을 제시한 것이 에베소서입니다.
“너희가 어떤 사람인 줄 아느냐? 너희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것이 에베소서가 말하는 내용입니다.
그런 에베소서를 가리켜서 우리는 교회론을 다룬 책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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