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우크라이나에서 온 편지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2.03.14|조회수42 목록 댓글 0

우크라이나에서 온 편지

1.
많은 분들이 에스겔 선교회로 우크라이나를 위한 후원금을 보내주고 계십니다. 저희 에스겔 선교회에서는 그 동안 선교사 세 분을 통해서 지원금을 보내드렸습니다. 두 곳은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난민들을 돕는 곳이었고, 한 곳은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분들을 돕는 곳이었습니다.

2.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분들에게 침낭과 식료품 그리고 의약품을 전달하고 계시는 선교사님으로부터 카톡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참 마음에 깊은 감동이 있어서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3.
• 진정한 목자는 자기 생명을 내어 놓는다.

전쟁이 길어질 것 같아
밤잠이 오질 않습니다.

1차, 2차 우크라이나 국내로까지의 배달은 모두 성공적이었습니다.

피난민들을 위한 성금은 에스겔선교회를 비롯하여 벌써 여러 교회들과 함께 기도하는 성도님들의 결실로 채워져 갑니다. 심지어 '스쿨임팩트' 주최로 평화콘서트를 열어 후원모금까지 하여 모든 성금을 전달해 주었습니다.

또 이 일에 내일처럼 적극적으로 협력해 준 불가리아 세분의 선교사님들의 노고는 이루말할 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다만 심부름꾼에 불과합니다.

마음의 부르심따라 순종할 뿐이니, 너무 과한 칭찬은 자칫 독이 될까 우려스럽습니다. 지금은 오로지 우크라이나에 한 사람에게라도 따뜻한 침낭 하나 더 전달하는 게, 단순한 목적입니다. 그래서 이 전쟁의 시련을 끝까지 잘 버텨주고, 살아 남아 달라는 간절한 기도만 우리에게 있습니다.

어제 로고스교회 후임 발로자 목사는 러시아군대로 포위당한 수도 키이우 도시를 뚫고 보리스필 로고스교회까지 들어갔습니다. 그곳에는 식량과 생필품 마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25명을 구출하여 비니쨔 중부 도시로 무사히 내려왔습니다.

그는 주일예배를 마치고 또 다시 올라가 40명을 구출해 오겠다 합니다.

아, 이것이 진정한 목자가 아닐런지요.

부디, 아무 사고없이 무사히 잘 다녀오기를 기도합니다.
사진으로 보니, 우리 보리스필 로고스교회는 아직 포격을 맞지 않아 그나마 다행입니다.
귀여운 빠샤의 딸들도 보고 싶네요.
발로자와 모든 성도들이 그리워집니다.
그들과 함께 예배하던 일상의 날들이 추억이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키이우 로고스교회 모든 유학생들도 보고싶습니다.
언제나 다시 모여 예배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 등하교 시켜주고, 아침에 아내와 커피 한잔 마시던 평범한 일상도 잃어버렸습니다.
마당에는 강아지가 뛰어 놀고,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진동했던 우리집도 그립습니다.
모든 가족 사진이 담겨진 앨범과 옷장에 그대로 걸려진 양복도 주인을 기다리는 듯, 하수아비처럼 맥없이 그대로 걸려 있을까요.

집안에 밥짓는 소리와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와 아내의 잔소리도 지나고 보니, 모두 진한 행복이었습니다. 인생의 나그네 길 속에, 또 나그네가 되었습니다. 광야길 속에 또 다른 광야가 찾아왔습니다.

그 길 위에서 어깨동무할 좋은 친구들을 만나니, 만사위로가 되는 건 또 어찜일까요. 이번 주 2차 심부름 마치고, 연이어 한국에서 온 기독교 방송팀들과 함께 국경에서 피난민들을 만나 위로하고, 통역하고, 또 구호품 사서 들여 보냅니다.

벌써 오늘이 주일입니다.
전 지금 루마니아 수도로 내려와 김다윗 선교사님 섬기는 교회에서 예배하려고 합니다.

샬롬, 우크라이나 🇺🇦

4.
전쟁터에 남아 있는 교인들과 난민들을 돕고 살리겠다고 다시 전쟁터로 들어가는 발로자라는 목사님 이야기가 깊은 감동으로 남습니다. 지금 이 사역에 발 벗고 나선 한국 선교사님들도 사실 다 난민인 셈입니다. 선교사님들은 지금 어떻게 생활하시는지가 궁금하고 염려가 됩니다. 난민들을 잘 도우려면 선교사님들이 든든해야 하는데 다음번 지원할 때는 난민들을 위한 지원금과 함께 선교사님들을 위한 지원도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전쟁이 길어질까봐 걱정입니다. 빠른 전쟁의 종식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