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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서도 꿈을 꾸리라.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2.08.06|조회수35 목록 댓글 0

늙어서도 꿈을 꾸리라.

1.
한 사람 때문에 급성장한 교회는 위험한 교회이기 때문에 돈을 빌려 줄 수 없다는 은행직원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높은 뜻 숭의교회는 ‘하나님이 주인이신 교회’를 목표로 사람이 주인이 되지 못하는 교회가 되게 하는데 전심전력을 다하고 있는 교회였었다.
원로제도도 없이하고, 정년도 좀 줄이고, 6년마다 재신임 투표도 받고, 장로, 안수집사, 권사는 6년만 시무하게 하는 등 사람이 뿌리를 내리고 주인노릇 할만한 싻을 보이는대로 다 잘라버려 사람이 주인 되기 어려운 교회를 만든다고 발버둥질을 쳐서 어느 정도 틀을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대출담당 은행직원 눈에는 높은 뜻 교회의 주인이 김목사여서 돈을 빌려 줄 수 없다니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2.
은행직원 말이 옳았다.
그 직원의 눈에는 내가 높은 뜻 숭의교회의 강력한 주인으로 보였던 것이다.
하나님이 내게 보내신 선지자(?)같이 느껴졌다.
충격이 감동이 되었다.
너무 감동이 되어 말을 못하니 은행직원은 내가 말귀를 잘 못알아 들은 줄로 알았던 모양이다. 친절(?)하게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 주었다.

‘목사님이 스탠들이 나신다거나, 죄송하지만 차사고로 돌아만 가셔도 교회는 그날로 와해가 될 터이니 높은뜻 숭의교회에 대출해 주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3.
그 말 같지도 않은(스탠들이라니?^^) 말에도 감동이 되었다.
난 감동 잘 받는 은사가 좀 있는 편이다.
그 직원의 말이 30억 원보다 더 귀해 보였다.
돈 안 빌려주면 그냥 월세내고 지내면 되는 것이었다.
교회의 사활이 걸린 문제는 아니었다.
내가 자기 말에 너무 감동 받는 것이 신기했던 모양이다.
자기 말에 감동 받는 것에 감동이 되었던지 결국 돈을 빌려주었다.
당연히 은행 빚은 모범적으로 실수 없이 잘 갚았다.

4.
결국 꽤 좋은 건물을 갖게 되었다.
그 좋은 건물을 우리 혼자만 쓰는 것이 아까워 좋은 뜻을 가지고 활동을 하지만 재정적인 여유가 없어서 사무실을 갖지 못한 단체들을 선발하여 사무실을 무상으로 제공해 주었다. 들어오는 단체들의 책상과 의자까지 교회가 다 마련해주어 몸만 들어오면 되게 해 주었었다.
건물 이름을 청어람(靑於藍)이라고 지었다. 쪽에서 나온 물이 쪽빛보다 더 푸르다는 뜻이었다. 우리는 청어람 건물이 훌륭한 인재와 단체를 배출해 내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했었다.

5.
에스겔 선교회를 내가 살아있을 때까지만 하려고 했었기 때문에 건물을 마련한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럴 돈도 없었고 본시 나는 건물에 큰 욕심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동안교회를 목회할 때 교회건축을 하였었다. 필요했었기 때문이었다. 건축을 하면서 당회에 조건을 내걸었었다. 건축한다고 선교비, 구제비, 교육비를 긴축하려고 하면 교회 안 짓겠다. 약속을 받고 건축을 시작하였고 실제로 그렇게 하였다. 교회건축을 하면서 선교비, 구제비, 교육비를 긴축하지 않는다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건축을 하면서 수시로 나는 교인들에게 ‘교회건축은 교회의 제일가는 사명이 아니다’라고 말하곤 했었다. 당회원들이 당황하여 ‘교회를 짓자는 겁니까? 짓지 말라는 겁니까?’ 물었다. ‘교회를 짓자는 겁니다’ ‘그래야만 좋은 교회를 건축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했었다.

6.
내가 죽은 후에도 지속되는 건강한 선교회가 되기 위하여 에스겔 선교회를 대표할만한 사업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그 사업은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그리고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에 학교나 보건소와 고아원 같은 것을 짓고 청년들과 사회적취약계층민들에게 창업교육을 시키고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과 같은 일을 하는 것이다. 그 동안 하나님이 수많은 실패를 통해서 훈련시키신 사역이다. 그 수 많은 실패가 실패로 끝나지 않고 열매를 맺게 하시기 위해서 에스겔 선교회를 세우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그런 생각이 들면 얼마나 흥분되는지 모른다.

7.
에스겔선교회는 후원금의 10%를 십일조처럼 피피엘 재단을 후원한다. 피피엘 재단은 그 재정을 에스겔선교회가 벌일 해외사업을 오퍼레이팅하는데 쓸 것인데 피피엘의 해외지원사역은 실질적으로 에스겔선교회가 운영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그 일을 피피엘을 통해서 하려고 하는 까닭은 그렇게하면 그 사업에 국가나 기업들도 참여하여 확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선교사 후원과 일회성으로 요청에 따라 지원하는데 예산의 30%를 쓰고 예산의 30%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려고 하는 지속적인 해외지원에 지원하려고 한다. 그리고 30% 정도는 적립을 해 나가다 적당한 건물을 만나면 구입하는데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몇 년 하다 말 것이 아니라면 가능한 한 이곳 저곳 이사 다니는 것보다 한 곳에 정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여러 가지 면에서 유리하고, 하나님이 좋은 건물을 허락해 주신다면 옛날 청어람 건물처럼 사무실 얻기 어려운 몇몇 단체들과 건물을 공유한다면 좋을 것이고, 선교사들이 한국에 들어왔을 때 머물 곳이 부족하여 애들을 쓰시는데(우리 선교사님들도) 게스트 하우스를 만들어 운영한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건물도 제법 중요한 사역을 감당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8.
난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재미있다.
늙어서도
은퇴해서도
암에 걸렸는데도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건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다.
꿈꾸는 것도 재미 있지만 그 꿈이 하나 둘 이루어지는 것을 보는 건 비교도 안 되게 재미있는 일이다.

‘주여 지난 밤 내 꿈에 뵈었으니 그 꿈 이루어 주옵소서’ 아멘, 아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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