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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힌 기도가 이루어지다.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2.09.23|조회수42 목록 댓글 0

기막힌 기도가 이루어지다.

1.
감리교 목회자 세미나가 설악산에서 모였는데 저녁예배 설교를 부탁받았다.
한 시간 설교를 위해 설악산까지 간다는 게 좀 무리다 싶었지만
목회자들 수 백명에게 설교하는 것은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사양하기 어려웠고
또 하나 설악산.....

2.
오랜만에 차를 몰고 아내와 함께 설악산 가는 기분이 상쾌했다.
아침 먹고 일찍 떠나 설악산 국립공원에 도착하니 두 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다.
어디를 갈까 생각하다 흔들바위를 다녀오기로 하였다.
허리 때문에 오래 고생했던 아내가 내러오는 길에 삐끗할까봐 조심 조심 내려오느라 시간이 좀 걸렸지만 별로 힘들지도 않았고 시간도
약속한 시간에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저녁을 먹고 한 20분 정도 쉰 후 한 시간 반 신나게(?!) 설교를 하고 잠자리에 누웠는데
상쾌하다.
말도 못하게 상쾌하다.

나에게 주어진 주제가 죽음과 마무리였는데
나는 그것을 은퇴와 연결하여 설교하였다.
욕심부리지 말고 깨끗이 떠남(은퇴)를 죽음으로
그 죽음을 뷰티풀랜딩으로 연결하여 설교하였다.
조심스런 주제였지만 감사하게도 반응이 괜찮았다.

3.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 다시 설악산으로 가서 기분 좋게 비룡폭포를 다녀왔다.
쭉쭉 뻗은 소나무 참나무들
건강하고 예쁜 소리를 내며 흐르는 맑은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아내와 함께 걷는 길이 행복하고 감사했다.
암이 다 나을 것 같았다.

항암으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시절
발 반사라는 치료를 해 준 장로님과 집사님이 속초에 계셔서
연락하여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장로님 댁으로 가서 힘들었을 때에 열심히 받았던 발 반사 치료를 잘 받고 오후 5시 서울로 출발하였다.
몸이 가뿐하여 쉬지도 않고 냅다 달려 7시 30분에 집에 도착하였다.
암 투병으로 체력이 바닥까지 떨어졌던 때를 생각하면 꿈만 같았다.

4.
암을 세 개씩이나 걸렸는데도 이렇게 회복할 수 있었던 까닭은 감사하게도 세 암을 모두 조기에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전립선 암과 갑상선 암은 벌써 몇 년 전부터 watch 해 오던 것이라 즉시 조치를 할 수 있었고, 폐암도 당뇨병 때문에 3개월에 한 번씩 혈액검사를 포함한 이런 저런 검사를 정기적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보다 중요한 또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꽤 오래 전 죄의 삯은 사망이라는 설교를 하다가 죄와 암은 자각증상이 없어서 때를 놓치기 쉬어서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설명을 하면서 하나님께 이런 기도를 드린 적이 있었다.

‘하나님 혹시 저 암에 걸리게 되거든 일찍 발견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생각해 보니 기막힌 기도였다.
기도대로 되었다.
늘 깨어 기도하면서, 검진하면서
병과 죄를 키우지 않고
영과 몸을 건강하게 지켜 나 갈 수 있기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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