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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증인이다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3.02.23|조회수40 목록 댓글 1

내가 증인이다

1.
항암 할 때
어떻게 할 수 없으리만큼 힘들었다.
몸이 힘드니 당연히 마음도 힘들어졌다.
우울함과 두려움이 내 삶 전체를 점령해 버렸다.
그러면 악순환이 일어난다.
그 우울함과 두려움이 남아있는 건강까지 갉아먹기 시작한다.
그러면 더 건강이 나빠지고
더 건강이 나빠지면 더 우울해지고, 더 두려워지고...

2.
기쁜 일을 찾기로 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날기새(날마다 기막힌 새벽)이다.
평생 설교하며 살았다.

설교 준비는 말씀 속에 숨어있는 은혜를 캐는 작업이다.
은혜는 감추인 보화와 같아서 찾기가 쉽질 않다.
그러나 내가 그것을 찾아내질 못하면 내 설교를 듣는 수 많은 교인들이 그 말씀을 들으며 희열을 느끼지 못할 것이기에 포기할 수 없다.
암탉이 알을 품듯 말씀을 품는다.
자다가 꿈 속에서 알이 깨어질 때도 있고
운전하다가 갑자기 말씀이 깨달아질 때도 있고
세상이 줄 수 없는 기쁨을 느낀다.
온 몸에 전율을 느낀다.
운전하다말고 소리도 지르기도 하고 눈물이 비오듯 쏟아져 차를 세우기도 한다.
말씀이 송이 꿀보다 더 달다는 말씀에 100% 동의가 된다.

그러면 설교 시간이 기다려진다.
나는 설교 시간 전에 순서가 많으면 싫다.
설교 전 장로님의 기도가 길어지면 끌어 내리고 싶다.(^^)
은혜 받은 말씀을 설교하면 교인들이 똑같은 은혜를 받는다.
그게 눈에 보인다.
죽고 싶으리만큼 행복하다.

3.
날기새를 시작하였다.
그것을 유튜브에 올려 보이지 않는 수 많은 교인들과 공유하기 시작하였다.
나 혼자 큐티하듯 했다면 쉽지 않았을꺼다.
날마다 기막힌 새벽을 기다리는 교인들 때문에 말씀이 깨어질 때까지 알을 품는다.

은혜와 희열은
기쁨은
마치 원자 핵분열을 하듯 폭발한다.
은혜가
기쁨이
희열이
고통과
두려움과
우울을 몰아낸다.

4.
어려서부터 운동하는 것을 좋아했다.
학교 탁구장에서 살았다.
테니스 장에서는 탈진한 적도 있었다.
점심 먹는 시간이 아까워 점심도 안 먹고 6시간을 계속 쳤더니
그 짝이 났었다.

60이 다 되어 큰 아들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하였다.
담임목사를 내려놓은 후였기 망정이지 큰 일 날 뻔 했다.^^
항암을 유별나게 힘들게 했다.
몸무게가 50kg대로 떨어졌고
네 번 항암 하는 동안 꼭 네 번 졸도를 했었다.
석 주 간격으로 항암을 했는데 주사를 맞으면 꼬박 두 주
거의 정확히 15일을 먹지 못하고 자질 못했다. 그러니 졸도를 할 수 밖에.
15일 째쯤 되면 밥이 먹힌다.
신기한 건 밥이 들어가면 걸을 수 있다.
걸을 수 있으면 난 골프백 메고 골프장엘 갔다.
네 번 항암 하는 동안
네 번 졸도를 하고
네 번 골프장엘 갔다.
거길 가면 우울?
그런 거 거기 없다.
목사가 골프나 친다고 욕하는 사람도 많다는 거 알지만 그냥 즐긴다.
지금도 괜한 글 올려 욕벌이(?) 하고 있지만 말이다.

5.
항암 세 번 하고는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었다.
죄송한 이야기지만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차라리 그냥 죽는 게 낫겠다 싶을 정도로 힘들었었다.
그 때 나는 고스톱을 배울까도 생각했었다.
진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죄 짓는 것만 아니라면
우울에 사로잡혀 쩔쩔매는 것보다는
고스톱을 치면서 재밌어 하는 게 훨씬 좋은 일이라 생각하였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5.
생각지도 않은 에스겔 선교회를 시작하였다.
선교에 돈 쓰는 일 재미있다.
날기새 덕분에 이곳 저곳 많이 흘려 보낼 수 있었다.
얼마나 신나고 재밌는지 모른다.

요즘은 캄보디아 당카오 쓰레기 마을에 꽂혀 있다.
어제는 당카오 쓰레기 마을 그린 벧엘 스쿨에 다니는 아이들 200명에게
교복 사 입히시라고
가방 사 주시라고
운동화 사 주시라고
좋은 것으로 사 주시라고
그리고 버스대절해서 쓰레기 마을 밖 시내도 제대로 못 나가본 아이들 데리고
메콩강가 왕궁 소풍 다녀오시라고 은행엘 가서 외화송금하고 왔다.

항상 기뻐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가능한가?
가능하다.
내가
증인이다.

6.
SOLI GLORIA DEO !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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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성령충만땅에천국 | 작성시간 23.02.23 역시 훌륭하신 목사님의 간증 너무 감동입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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