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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릴 듯 닫힌 문으로 눈이 자주 가더라.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3.03.11|조회수29 목록 댓글 0

열릴 듯 닫힌 문으로 눈이 자주 가더라.

1.
어렸을 적 학교에서 소풍을 가면
소풍가기 몇 날 전부터 손을 꼽으로 기다렸었다.
아마 김밥, 칠성사이다, 삶은 계란 때문이었을꺼다.

2.
아내와 연애할 때
아낼 만나 데이트하기로 한 날이 다가오면
특히 그 전 날 밤에는
설레였었다.
자다 깨고, 자다 깨고...

3.
60 다 되어 골프를 시작하였다.
벌써 15년쯤 되었다.
브루죠아 목사다.
난 요즘도 골프 나가는 전 날이 설렌다.
매번 18홀을 걸어 다니기 때문에 건강에 아주 도움이 되고
아직도 매번 설레기 때문에 정신 건강에 좋다.
아내도 병원에 돈 갖다 주는 것보다 낫다며 응원해 준다.
탱큐.
마님.

4.
난 요즘도 설교하러 강단에 서면 설렌다.
설교 준비를 주일 새벽까지 한다.
때문에 대개 토요일 밤은 잠을 설친다.
설교 원고가 완성되면 예배 시간을 기다린다.
설교 시간을 기다린다.
제일 싫은 건 설교 전 장로님들의 긴 기도다.
끌어 내리고 싶다.
수 십번 수 백도 반복해 하는 설교가 있다.
난 그 설교에도 설렌다.

5.
오늘 저녁 큰 손녀가 우리 집엘 온단다.
우리 큰 손녀는 올해 고3이다.
얼굴 못 본지 꽤 여러 달 되었다.
와서 저녁 먹고 자고 간단다.
설레어 죽겠다.
저녁 7시에 온단다.
그런데 지금은 오전 10시 18분이다.
오늘 시간은 100배로 느리게 갈게 틀림 없다.

‘열릴 듯 닫힌 문으로 눈이 자주 가더라’

우리 손녀 딸
문 열고
할머니
할아버지하고 들어올 시간만
설레며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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