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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 앞의 다윗처럼.(뷰티풀랜딩1)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3.03.30|조회수40 목록 댓글 0

골리앗 앞의 다윗처럼.(뷰티풀랜딩1)

2019년 4월 내 당뇨주치의가 지난 번 찍은 엑스레이에 뭐가 보인다며 CT촬영을 권했다.
폐암 판정을 받았다. 당황스러웠다. 조금은 아직 멀리 있는 줄 알았던 죽음이 내 코 앞에서 날 쳐다보고 있었다.

‘아- 죽음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 가깝구나’
‘드디어 내가 이제 죽음 앞에 서게 되었구나’

급히 수술 일정을 잡고 5월에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앞둔 한 달 남짓 동안 참 많은 생각을 하였다.
죽음에 대한 생각이었다.

내가 내 죽음을 눈 앞에 놓고 정리한 생각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 떨지 말자. 가오가 있지. 나 목산데. 나 예수 믿는 사람인데.
죽음은 골리앗이었고 죽음 앞에 선 난 어린 소년 다윗 같았지만 골리앗 앞의 다윗처럼 나도 예수 믿는 사람으로서 죽음에게 등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벌벌 떠는 모습을 내 자식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죽을 순 있다.
그러나 죽음을 겁내진 않겠다.
그랬으면 좋겠다.
그렇게 될 수 있기를 위해 죽을 힘을 다 해야지.

둘째, 그러니까 더 잘 살아야지. 남보다 삶이 짧아졌으니 남보다 더 열심히 잘 살아야지. 세월을 아껴야지. 하루를 천년 사는 것처럼 살면 그깟(?) 암 때문에 좀 짧아진 생명 충분히 보충할 수 있어. 오히려 더 정신 차리고 살터이니 여유만만 허송세월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을 수 있어.

죽지 않으려고만 발버둥질 치지 말고
잘 죽으려고 발버둥질 치는 것이 훨씬 더 전략적으로 좋아.
그래서 생각한 것이 뷰티풀랜딩이었다.

이런 생각을 한지 벌써 4년이 되었다.
지난 4년을 난 암에 걸리기 전 그 어느 때보다 더 열심히 살았다.
지난 4년 육체적으로 그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때가 없었지만
항암 할 때는 정말 지옥의 문 앞에까지 간 것 같았었지만
돌이켜보면 지난 4년은 내 인생의 전성기였었다.

암 때문에
죽음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세상에 죽음이 무섭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
다윗은 뭐 골리앗이 무섭지 않아서 덤볐었을까?
우리도 다윗처럼 하나님 믿는 믿음으로 덤벼들면 골리앗 같은 죽음도 이겨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죽음은 골리앗이고 나는 다윗이다’
‘비록 어리지만, 비무장이지만 나는 예수 믿는 다윗이다’
‘너는 칼과 단창을 가지고 내게 나아오거니와 나는 만군의 주 여호와의 이름으로 네게 나아간다.’

2019년 4월 폐암 선고를 받은 날
나는 죽음 앞에 다윗처럼 설 것을 결심했다.
그리고 그것은 유효했다.
강력하게 유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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