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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픈 게 낫지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3.04.02|조회수29 목록 댓글 0

내가 아픈 게 낫지

1.
막내 손자 선욱이가 감기에 걸려서
기침을 하고
코가 막혀 고생을 한다.

2.
감기에 걸리면 코가 막히고 기침도 한다는 게 신기하다.
모든 몸의 기능이 정상이라는 뜻이다.
기막히게 정상이라는 뜻이다.
아이는 아프면서 크는 거다.
감기에 걸리고
감기와 싸워 이겨내고
그것을 통해서 점점 더 강인해지는거다.

3.
다 아는데
며칠 지나면 날 줄 아는데도
마음이 아프다.
안쓰럽다.
심지어 두렵기까지 하다.
엉뚱하게 윤동주의 서시가 생각나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웠다’

4.
암을 세 개나 앓으면서도 겁먹지 않았는데
손주는 고뿔만 앓아도 겁이 난다.
마음이 아프다.

그건 다 큰 아들 며느리도 마찬가지다.
애들아 아프지 말아라
아버지 힘들다.

5.
아내도 기침을 한다.
아내가 기침을 해도 간이 떨린다.
이 나이에 홀아비 될까봐.

내가 아픈 게 낫지
식구들 아픈 건 참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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