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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결국 죽게 되겠지만 죽음에 당한 진 않겠다.(뷰티풀랜딩 14)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3.04.05|조회수36 목록 댓글 0

나도 결국 죽게 되겠지만 죽음에 당한 진 않겠다.(뷰티풀랜딩 14)

1.
전쟁에 승리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전쟁준비 일 것이다. 전쟁을 준비하려고 할 때 많은 것들이 필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적에 대한 정확한 정보’일 것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전쟁을 준비할 수 있고, 전쟁을 잘 준비해야 전쟁을 막을 수도 있고 전쟁이 일어난다고해도 이길 수 있을 겁니다.

적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
적의 무기는 어떤 것이 있는지, 얼마나 되는지?
그 성능은 어떻게 되는지?
적과 싸워 이기려면 어떤 전술을 써야 하는지?
어떤 무기를 준비해야 하는지?
어떤 훈련을 해야 하는지?

2.
세상에 죽음처럼 무서운 적이 어디 있을까?
또 그 죽음은 반드시 언젠가는 쳐들어 올 적이니 더 무서운 게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죽음에 대한 생각도 없고, 연구도 없고, 준비도 없고, 훈련도 없다가 막상 쳐들어오면 속수무책으로 당하니 그처럼 어리석은 일이 또 어디 있을까?

죽음은 언제 쳐들어올지 모르는 무서운 적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반드시 쳐 들어온다는 것이다. 안 쳐들어 올 확률은 제로다. 그러니 반드시 준비하여야 한다. 언제 쳐들어와도 당하지 않고 이겨낼 수 있기를 위해 공부하고 훈련하고 무기를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3.
고등학교 때 교회 고등부 회장이 되었다.
난 성격 상 총무가 좋았다. 앞장 서는 게 싫었기 때문이다.
제일 싫고 무서운 게 한 달에 한 번 씩 하는 월례회였다. 월례회가 있기 전 일 주일 전부터 나는 가방을 싸들고 새벽기도회를 다녔다. 가서 월례회를 위해서 기도도 했지만 회의 안건을 생각하고 회의 중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을 예상하였다. 심지어 누가 무슨 발언을 할까까지도 예상 문제 뽑듯이 뽑아 연습하였다. 일어날 일을 예상하고 그에 대한 대처방안을 생각하고 대답해야 할 답도 미리 미리 준비하고 연습하였다. 그러고 회의에 나서면 떨리지 않았다. 거의 모든 일들이 다 예상문제 안에서 나왔다. 담임목사가 되어 당회를 할 때도 그렇게 했었다.

나는 내 인생 최대의 난적인 죽음에 대해서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죽음을 연구하고,이해하고, 파악하고 대비하여 무방비로 당하지 않을 생각을 한다. 그렇다고 죽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죽음은 반드시 나에게도 닥칠 것이다.

방심하지 않고 준비하고 있다가 무방비로 당하진 않고 싶다. 믿음으로 잘 준비하였다가 막상 쳐들어왔을 때 연습한대로, 훈련한대로, 기도한대로 잘 싸워서지지 않고 이기고 싶다. 승리하고 싶다.

난 다행히(?) 암에 걸려 죽음을 직면할 수 있게 되었지만 당장 죽는 것은 아니어서 죽음을 생각하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는 비교적 잘 대처한 셈이라고 자부한다.

죽음이 죽기 살기로 총 공세를 퍼 부을 날이 올지도 모른다. 나는 그 상황도 미리 예상하고 준비하고 훈련하였다가 그 공격을 잘 막아내고 뷰티풀 랜딩하고 싶다. 그렇게 될 수 있기를 늘 하나님께 기도한다.

나도 결국 죽겠지만 잘 죽으려 한다. 죽음에 당하여 모양 없게 죽고 싶지는 않다. 나도 결국 죽게 되겠지만 모양 없이 죽음을 당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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