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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랜딩 22] 내려와야 산다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3.05.02|조회수38 목록 댓글 0

[뷰티풀 랜딩 22]
내려와야 산다


1.
51살에 높은 뜻 숭의교회를 개척하였다.
숫적인 부흥이 있었다.
솔직히 좋았다.
그런데 한 편으로 무서웠다.

2.
명문대를 수석으로 입학한 아이들을 인터뷰한 기사에 이런 말이 있었던게 생각난다.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건방지다 욕 먹을까봐 말은 하지 않았지만
‘부흥이 제일 쉬웠어요’

기류를 탄 것 같았다.
독수리가 기류를 타면 날개짓을 거의 하지 않는다.
기류를 타지 못하면 죽어라 날개짓을 해야만 한다.
그러나 일단 기류를 타면 그냥 날개를 펴고 있기만 해도 높이 날 수 있다.

3.
더 부흥하고
더 커지고 성장하고
더 높이 올라가는 건 내 생각에도 어렵지 않았다.
날개만 펴고 있어도 올라갈 수 있는데
날개짓까지 한다면 원 없이, 한 없이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그 때 하나님이 주신 기막힌 생각, 깨달음.
내려가야 산다.
올라만 가면 죽는다.

4.
고산을 정복하는 등산가들
남들 밟아도 못 본 정상을 정복한다.
그 기쁨과 감격 말로해서 뭐하랴?
그런데 저들은 참 지혜롭고 냉정하다.
그곳에 머물려하지 않는다.
사진 몇 장 찍고 서둘러 하산한다.
정상에 도취하여 늦어지면 위험하다.
하산에 실패하기 때문이다.
하산에 실패하면 죽는다.
등산의 최종적인 성공은 정상정복이 아니다.
무사 하산이다.
정상을 정복한 후 하산에 실패하여 산에서 죽은 사람이 어디 하나 둘이랴?
인생도 마찬가지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목회도 마찬가지다.

5
높은 뜻 숭의교회가 한 창 기류 를 타고 끝모르고 올라갈 때
어느 기자와 인터뷰가 있었다.
’목사님이 지금 가장 많이 공을 들여 준비하고 있는 것이 무엇입니까?‘
서슴없이 대답하였다.
’은툅니다‘

기자는 내가 장난처럼 말한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목사님 연세가 어떻게 되시는데요?‘
’쉰 하나입니다‘
’아니 그런데 벌써 은퇴 이야기를 하십니까?‘
’지금 은퇴할 나이는 아니지만 지금부터 생각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안전하고 아름다운 은퇴의 때를 놓칩니다. 지금부터 생각하고 준비하고 기도해야 합니다.

6.
그냥 말이 아니었다.
내가 정말 평생 가장 많이 생각하고 준비한건 은퇴였다.
은퇴의 설계도를 정밀하게 그리고
수정하고
훈련하고
연습하고
기도했다.
그리고 거의 훈련한대로 은퇴할 수 있었다.

7.
벌써 은퇴 7년 차다.
하마트면 높은 산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죽을 뻔했다.
가끔 정상이 그리울 때가 나도 있다.
가끔 그 때 정상에서 찍었던 사진을 보면 행복하다.
그것을 즐길 수 있는 건 내 발이 땅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하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내가 아직도 내려오지 못하고 정상에서 산 밑을 그리워하고 있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일까?

올라가는 건 좋은 일이지만
근사한 일이지만
아무리 좋아도 거기 머물면 죽는다.
내려와야 산다.

8.
높은 뜻 교회는 내 목회의 정상이었지만
아직도 내가 내려오지 못하고, 않고, 거기에 머물러 있다면
높은 뜻 교회는 지금 내 무덤이 되었을 것이다.

9.
나는 죽음을 준비한다.
죽음은 하산이다.
내 인생의 진정한 성공은 잘 죽는 것이다.

죽어야 산다.
잘 죽는게 잘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난 지금 사는게 즐겁다. 행복하다.
그러나 삶에 도취하여 죽음을 잊는다면 근사한 죽음에 실패할는지 모른다.
죽음을 설계한다.
그리고 연습한다.
훈련한다.
기도한다.

뷰티풀 랜딩을 욕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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