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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으로 바위치기에 도전하며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3.09.02|조회수40 목록 댓글 0

계란으로 바위치기에 도전하며

1.
큰 아이는 한동대를 다닐 때 신문 편집국장을 하였다.
그 때 발간되었던 신문에 기억나는 만화가 기억난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그림이었다.
그런데 그 바위는 계란에 깨어졌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통쾌한 그림이었다.

2.
평생
밑빠진 독에 물붓기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 일을 참 많이 했었다.

노숙자들과 쪽방민들을 대상으로 한 소액대출사업
김밥천국
이동세차사업
박스공장
커텐공장
가죽가방공장

할수 있는가 없는가를 생각하기 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인가 아닌가를 먼저 생각하고
해야 할 일이라 판단되면
밑 빠진 독에도 물을 붓고
계란으로 바위치기에도 도전하였었다.

3.
걱정하고 염려하는 주윗 사람들에겐
‘하나님은 뒀다(죄송) 어디 쓰냐?’
큰 소리도 쳤지만
애가 타서 잠 못 잔 밤은 수도 없이 많다.

4.
바다에 돌 던지고 흙 쏟아 붓는 것 같았는데
흔적도 없이 없어지고 사라지고 했었는데
10년 20년 꾸준히 하다보니
바다를 메꾸어 육지를 만드는 간척사업 같이
언젠가부터 육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밑빠진 독에 물이 차고
계란에 바위가 깨지는 말도 안되는 일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하나님은 뒀다 어디 쓰냐?’는 내 버릇 없는 믿음이 기분나쁘지 않으셨나보다.

난 그게 가나안을 정탐하고 돌아온 여호수아와 갈렙의 믿음이라고 생각했다.

5.
캄보디아 당카오에서 사역이 시작되었다.
당카오 아이들에게 쓰레기 줍는 것보다 나은 번듯한 직업을 갖게 해 주고 싶어서 시작한 사역이다.
가죽공예와 유리공예를 가르치는 일을 시작하였다.
아이디 헤어라고 하는 한국 유명 미용회사와 협력하여 미용기술을 가르치는 학교를 시작할 작정이다. 벌써 10명의 지원자들을 선발해 놓았다.
9월 5일부터 8일까지 아이디헤어 소속 미용실 원장님들과 직원 33명이 캄보디아 당카오에 들어가 현지를 답사하고 미용봉사도 하고 올 예정이다. 아이들에게 미용 기술을 가르칠 공간도 계약하고 인테리어와 기구들도 세팅할 작정인데 그것만해도 2억 원 정도 예산이 들어가는 모양이다.

6.
아이들에게 가죽공예 교육을 시작한 조현민대표가 보내온 일기를 소개한다.

오늘은 아이들을 가르친지 2주가 되는날이다.

가죽을 컷팅하고, 구멍 뚫고, 바느질하는 기본 단계를 두번씩 알려줬다. 그런데 이제 점차 익숙해지는지 가르쳐준대로 하지 않고 자기 편한 방식으로 하기 시작한다. 당장은 편할지 몰라도 저렇게 하면 모양이 예쁘지 않고 습관이 들면 안되는데.. 겪어온 나는 알지만 아이들은 지금 당장 편한 자세가 더 좋다. 설명을 해줘도 잠시뿐 다른 곳을 보면 금방 그렇게 하고 있다ㅎㅎ

그래서 특단의 조치로 모양이 예쁘지 않은 바느질을 다 자르고 다시 처음부터 제대로 하라고 했다. 그러자 스레이 눈(여, 15세)이 화가 났다. 힘들게 바느질 한걸 다 잘라놨으니 '그래 그럴수 있지' 라고 이해를 했지만 문제는 그 이후였다. 아이는 화를 참지 못하고 분위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불러도 대답을 잘 안하고 계속 화를 내서 몇시간 동안 다른 아이들도 당황해했다.

매립장 아이들은 학교를 잘 다니지 못하고 일을 해도 직장에서 일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기본적인 공동체 문화를 알지 못한다. 더구나 스레이 눈은 가족 10명이 한방에서 살기 때문에 어쩌면 화를 내는것이 아이 스스로 방어기제인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혼을 내야할까 타일러야 할까 여러가지를 생각해보다 하나님께 차분히 기도를 드렸다. 어떻게 해야할지 지혜와 명철을 달라고, 그리고 아이의 마음을 보살펴달라고 하니 그리해주겠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다음 시간은 영신씨의 영어수업이었다. 행여 계속 화를 내고 있나 수업에 귀기울여보니 다행히도 아이의 마음이 조금씩 풀어지는 것 같다. 평소에는 진지하기만 한 영신씨인데 수업 때는 개그맨보다 더 재미있다ㅎㅎ 무엇이 웃긴지 아이들이 빵빵터진다. 교직이수를 했다기에 믿지 않았는데 그래도 선생님은 선생님이었다(👍) 남편에게 감사한 마음을 느끼며 다시 작업실로 올라와 내일 작업을 준비하다보니 어느새 수업이 다 끝났다.

처음과 마지막은 항상 손을 잡고 인사하기에 내려가서 배웅을 했더니 스레이 눈이 쭈뼛 내 눈치를 살피며 제일 마지막으로 손을 잡는다. 이리와~ 하고 안아주니 나를 더 꼬옥 안는다. 내가 혼내지 않아도 이미 마음속으로 반성을 했구나. 주님께서 아이와 함께 하심을 느낀다. 하루하루 함께하며 서로 알아가고 같이 성장한다.

주님, 이 모든것을 감사드립니다.

내일은 아이들이 잠도 못자고 기다린 워크샵날이다. 다치는 사람 하나 없이 모두 다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기도드린다.

7.
노숙자들
쪽방민들
심지어 탈북민들까지도
도저히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어서 언제 어디서 문제가 생기고 뒤틀어질지 예측불가이다.
저들을 대상으로 무언가를 계획하고 예측하며 일을 한다는 건 거의 사실 도박에 가깝다.
그것은 당카오 마을의 아이들도 마찬가지일꺼다.

그래서 사실 성공확률이 높지 않다.
그래서 우리의 상식과 노력만으로는, 경험과 실력만으로는 미션임파서블이다.
이 일도
밑빠진 독에 물붓기
계란으로 바위치기 일 가능성이 100%다.

그래도 우리는 도전한다.
그리고 하나님을 절대로 그냥 놔두지 않고 들 볶아야 한다.
여러분들의 기도와 응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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