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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동키호테다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3.09.04|조회수31 목록 댓글 0

우리는 동키호테다

1.
높은 뜻 숭의교회를 시작하고 제일 먼저 한 일은 서울역 앞 쪽방민들과 노숙자들을 위한 사역이었다. 노숙자들과 쪽방민들에게 300만 원씩을 대출해 주는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을 시도하였다.

담당 목사는 매일 저들의 일터를 다니며 하루에 5000원씩을 수금하였었다.
‘목사님 저는 일수쟁이에요’라는 원망 섞인 불평도 들었었다.
노숙자와 쪽방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역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저들만의 독특한 문화와 습관 때문에 만만치 않았다.

지금 캄보디아 당카오 아이들을 선발하여 실시하고 있는 공예교육도 벌써부터 그 같은 문제가 있어서 이런저런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이제 곧 시작하려고 하는 미용교육도 마찬가질일꺼라 각오(?)하고 있다.

2.
실패하였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새로운 전략을 짰다.
대출금 300만 원을 500만 원으로 오히려 올렸다.
그리고 12명씩 조를 짜서 12명이 6000만 원으로 함께 하는 사업을 개발하였다.
두 조를 짰는데
한 조는 마이크로 밴 두 대로 이곳 저곳 찾아다니면서하는 이동세차사업이었고
또 한 조는 김밥천국 프랜차이즈를 내서 교회 앞에서 장사를 하게 하였다.
역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실패하지 않았다.
김밥천국은 결국 돈을 벌어 우리에게서 빌려간 6000만 원을 빚을 갚았다.
이동세차도 제일 열심히(이게 쉽지 않다. 그래도 한 두 명은 있게 마련이다) 일한 노숙자에게 6000만 원짜리 가게를 만들어줬었다.

3.
그러나 정직하게 고백하면 성공은 어쩌다 성공이었고
대부분은 솔직히 실패하고 망했었다.
돈으로 치면 꽤 많은 돈이 시행착오로 없어졌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글을 며칠 전 썼었다.
글로 읽으면 감동적이고 도전적이다.
그러나 계란은 바위를 이기지 못한다.
그게 상식이다.

4.
그런데 생각지 못한 바위가 깨지기 시작했다.

첫째는 탈북민과 노숙자와 쪽방민들의 마음이 깨지기 시작했다. 저들에게 예수 믿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며 예수를 믿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가르칠 수 있게 되었고 얻어 먹는 사람이 아니라 손이 수고하여 자립하는 법을 가르칠 수 있었다.

둘째는 많은 시행착오를 통하여 소중한 경험을 얻게 되어 점점 깨어지는 계란의 숫자를 줄일 수 있게 되었고 점차 성공의 확률이 높아지기 시작하였다.

셋째는 저들을 돕기 위하여 세운 열매나눔재단, 열매나눔인터내셔널, mysc(사회적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세운 투자회사) 피피엘이 망하지 않고 살아남아 사회적경제에 사회주의적인 마인드가 아닌 기독교적인 마인드로 활동하는 제법 실력 있고 경험 있는 재단들이 생겨나게 되었고 이제 서로 연계하여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

5.
이런 바위를 깨기 위하여 부딪혀 깨진 계란이 도대체 얼마나 될까?
수도 없이 많은 계란이 바위에 부딪혀 깨져나갔다.
참으로 무모하다싶으리만큼 열심히 던졌다.
그런데 그렇게 무모하다 싶으리만큼 수많은 계란을 바위에다 끊임없이 던질 수 있었던 까닭은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나를 믿어주시고 끊임없이 계란을 공급해 주신 교회와 교인들과 후원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동키호테를 닮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동키호테같은 나를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후원해 주시는 수도 없이 많은 여러분들도 다 나 같은 동키호테들이시다.
그런데 동키호테와 다른 점이 하나 있는데
그건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 동키호테라는 것이다.
동키호테는 자기 창을 믿고 돌격했지만
우리는 하나님을 믿고 돌격하는 동키호테라는 점이다.
그러고 보니
골리앗을 향하여 돌진했던 다윗도 우리와 똑같은 동키호테과(科) 였었다.

6.
어쨌든 우리는 계란으로 바위가 깨져나가는 것을 보고 있고 계속 보게 될 것이다.
아멘
할렐루야
SOLI GLORIA 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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