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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솜씨를 보여 주세요.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3.09.22|조회수38 목록 댓글 0

하나님 솜씨를 보여 주세요.

1.
처음 탈북민들을 위한 공장을 세우고
열매나눔재단 직원들에게
저들을 믿어주라고 부탁했었다.
발등 찍히는 한이 있어도 그냥 믿어주라고 부탁했었다.

2.
저들에게 정직을 요구한다는 건 생각이 모자라는 것이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저들은 정직하면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는 사회에서 이제껏 살아온 사람들이다.
거짓말을 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고
혹 배신을 한다고 하여도
그것을 이해해 주어야 한다고 재단 직원들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3.
보통의 경우 그 반대로 이야기하여야 한다.
저들을 믿으면 안 된다고
언제 발등 찍힐지 모르니 늘 조심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보통이다.
난 그러면 실패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면 저들은 조금도 서슴없이 거짓말하고 우리 발등을 찍을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가 화를 내면
아마 저들은 이렇게 이야기할꺼다.

‘너희들 애초부터 우리들 믿지 않았었잖아?’

4.
발등 찍히는 한이 믿어주고 속아주고 또 믿어 주다보면
끝이 있지 않을까?
그러나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끝은 있다.
블리스 앤 블래스라는 커피숍에서 일하던 탈북 청년 아이가 내게 해 주었던 이야기를 나는 평생 잊지 않는다.

‘저희들을 믿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5.
당카오에서 드디어 저들에게 쓰레기를 줍는 것 외에 좀 더 인간답게 일하고 돈을 벌 수 있는 직업교육이 시작되었다.

가죽공방이 시작되었다.
캄보디아에서 가죽공예로 사업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청년부부가 헌신하여
아이들에게 바느질부터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이런 저런 에피소드가 많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지만 교육을 받아본 적이 거의 없는 아이들을 모아서 교육하고 훈련하는 일이 만만치 않은데 참 감사하게도 청년부부가 선교사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하나 하나 저들에게 공예뿐만 아니라 저들을 그리스도의 마음과 사랑으로 품고 하나 하나 변화시켜 나가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아마 얼마 후에는 저들이 만든 작품을 들고 패션 쇼를 한다는 모양인데 아이들이 벌써부터 흥분하고 있는 모양이다.

아이들이 기술을 연마하여 숙련이 되고 어느 날 드디어 장인이 되고 저들이 만든 제품들이 고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서 제 값을 받고 팔 수 있게 되고 저들의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가게를 만들어 주는 꿈을 꾸는데 그 때마다 나는 내가 동키호테처럼 보인다.

6.
아이디 헤어에서 이번에 30여명이 당카오 마을에 가서 미용 봉사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미용기술을 가르쳐 줄 교실 3개를 계약하였다. 인테리어를 하고 기구들을 들여 놓고 본격적으로 아이들에게 교육을 실시할 작정이다. 아마 최소한 2-3억 원의 재정이 들어갈 것 같다.

과연 이 교육과 훈련을 끝까지 잘 받아서 실력 있는 미용사들이 되고 캄보디아의 부자 마나님들과 젊은이들이 줄 서서 찾아오는 미용실을 운영할 수 있는 친구들이 나올 수 있을까? 몇 이나 나올 수 있을까?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거의 다 미션임파서블이다.

7.
당카오 사람들은 탈출구가 없는 막장에 내 몰린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대부분 빚이 있는데
대개 100불 정도로 고리대금 업자들에게 돈을 빌려 시작하는데 이자가 무서워 100불을 빌리면 이자까지 200불을 갚아야 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자를 제 때 갚지 못하면 순식간에 700불도 되는데 700불만 되도 평생 갚을 수 없는 빚이 되고 그 때문에 한가하게 공예교육, 미용교육을 받을 여유도 없게 된다. 그래서 훈련생들에게는 저들이 교육 받는 동안 쓰레기를 줍지 못해 벌지 못하는 돈까지 지원해 주어야만 겨우 훈련을 받을 수 있다.

8.
우리의 시도가 성공한다면
이 아이들을 이 탈출구가 없는 막장에서 건져낼 수 있을 터인데
차라리 낙타가 바늘 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이 훨씬 쉬어 보이는 일을 저지르고

버릇 없이
‘하나님은 뒀다 어디 쓰냐?’도전하며
하나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지련다.

9
하나님이 아니시면 도저히 성공시킬 수 없는 일입니다.
하나님
당신의 솜씨를 한 번 또 보여주십시오.
우리 당카오 마을 아이들을 살려주십시오.
저들에게도 우리에게 허락해 주신 기회들을 허락해 주십시오.
손이 수고한대로 먹을 수 있는 세상을 허락해 주십시오.
하나님 애가 타는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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