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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막내의 수박빈티지 인스타그램이 해킹되어 6년 동안 하루에 4-5개씩 성실하게 쌓아 올린 것이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해커가 비밀 번호를 바꿔버려 열 수 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3000명이 넘으면 밥 먹고 살 수 있어요’라며 시작한 것이 팔로워 2만 명을 바라보게 되어 제법 탄탄한 수입 원이 되어주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2.
최소한 몇 천 만 원을 요구할 수도 있을만한 상황인데 뜻밖에 해커들이 요구한 금액은 500유로였습니다. 한화로 약 70만 원. 정말 뜻밖의 금액이었습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그깟 500유로 당장 줘버리고 해결했을 법 한데 막내는 자존심이 상했던 모양이었습니다. 인스타그램을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그 같은 놈(?)들에겐 1유로도 줄 수 없다면서 버텼습니다. 아마 저라도 똑같이 대응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아들이 그러는 건 좀 속상했습니다. 솔직히 그냥 줘 버리고 털어버리지 하는 맘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막내가 저는 자랑스러웠습니다.
3.
임시계정을 만들었는데 며칠 사이에 팔로워가 3700명을 넘어 정면으로 돌파를 시도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역시 매출에는 적지 않은 영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허허 웃으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하나님의 은혜와 여러분들의 응원 덕분에 엊그제 해커들의 해킹을 풀었답니다. 인스타그램 본사와 연락을 하더니 회사에서 풀어줬는지 모르겠습니다.
4.
막상 해킹이 풀리고 가게가 정상적으로 회복되자 막내가 하루를 쉬겠다며 가게 문을 닫았습니다. 지난 6년 동안 단 한 번도 힘들어서 가게 문을 닫은 적은 없었던 막낸데 허허 거리기는 했지만 적지 않게 애가 탔던 모양입니다. 문제가 풀리니 긴장도 풀렸는가 봅니다.
5.
좀처럼 세일 잘 안하는 가게인데 해킹 정상회복 감사 세일을 한 다네요. 내가 좋아하던 수박빈티지 프랜치워크 자켓 아마 집회 갔다가 호텔 옷장에 놓고 온 것 같은데 응원하는 맘으로 나가서 하나 사 와야겠습니다. 아마 모르긴 해도 제가 수박빈티지 옷가게 vvip는 몰라도 vip는 될겁니다. 사람들은 막내 매상 올려주려고 그러는 줄로 대개 생각하시지만 사실은 제가 옷을 좋아하기 때문이랍니다. 그건 우리 아버지 때부터 내려오는 우리 집안의 dna 같은 것이기도 하답니다.
저도 막내 안스러워서 막내 수박빈티지 임시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 부탁하는 글을 울렸던터라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좋은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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