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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도 양심(?)이 있으시면…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3.11.29|조회수33 목록 댓글 0

하나님도 양심(?)이 있으시면…

속초에 마련한 선교사님들을 위한 휴양소 (에스겔 하우스)에서 에스겔선교회 운영위원회가 2박 3일로 열리고 있습니다.

어제는 23년도 당카오 사업보고와 24년도 사업계획에 대한 보고가 있었는데 3시간 가량 진지한 토의가 있었습니다. 뜻은 좋은데, 너무 너무 좋은데 해결해야만 너무 너무 많은 문제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곳 저곳 우리의 모든 노력과 시도를 실패로 만들 수 있는 요인들이 얼마나 많이 보이는지 이루말로 다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영위원 중 누구 하나도 그러므로 도전하지 말자는 의견을 내는 분은 없었습니다.

당카오의 청년들을 위한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꽤 많은 청년들이 글을 읽고 기본적인 셈도 할 줄 모르고 거의 사회와 격리된 쓰레기마을에서만 살아서 사회화가 되어있지 않아 우리가 예상하지도 못했던 문제들이 있는 것을 알게 되어 직업교육 대상자에게 글부터 가르치고 기본적인 셈도 가르치고 사회적인 질서와 예의부터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글북의 늑대소년 모글리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과연 가르쳐서 우리가 기대하고 바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성공한다면 저들은 당카오 마을에 머물지 않고 당카오 마을을 떠날 터인데 그래도 괜찮을 것인가? 저들이 떠나지 않고 당카오 마을에 머물면서 당카오 마을의 발전을 위해 일하고 노력해 주면 좋겠지만 그냥 떠난다고 하여도 그것도 좋은 일이 아닐까?

길게 잡아야 당카오 쓰레기 마을은 2-3년 밖에 폐쇄 될 터인데(쓰레기가 다 차서 더 이상 쓰레기가 들어오지 않게 됨) 그후에도 저들이 그곳에 머물며(그래도 떠날 수 없어서) 지금 보다 더 막막한 삶을 살아야 할 터인데 저들이 벌어 먹고 살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주어야 할텐데 무슨 일을 하면 좋을까?

당카오 마을의 문제 중 하나는 상상을 초월한 출산율이다. 아직 어린 아이들 쓰레기 산에서 쓰레기를 줍다가 눈이 맞으면 그냥 함께 동거를 하게 되고 아이가 아이를 낳는데 보통 한 집에 네 다섯명은 보통이다.

아이를 나으면 아이 육아 때문에 일을 할 수 없게 되고 그러면 수입이 줄어들게 되고 아이가 아프기라도하면 병원엘 가기 위해 사채 업자에게 빚을 지는데 이자율이 한 달(일년이 아니고)에 40%에 달해 많은 가정이 빚의 노예가 되어있는 상태다.

저들을 위한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을 하고 싶은데 그건 정말 미션임파서블 중의 미션임파서블이다. 저들에게 돈을 빌려주면 상식적으로 갚지 않을것이 거의 자명하다. 그러다보면 돈 때문에 사람까지 잃게 되어 궁극적인 목적인 선교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런데 그렇다고 놔두면 저들은 견디다 못해 자살을 하거나 마약을 하면서 현실을 도피하며 폐인이 되고 만다. 이미 그렇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영유아들을 위한 탁아소를 운영하여 아이 엄마들의 육아시간을 줄여주면 그만큼 일 할 수 있어서 좋은데 돈이 제법 많이 들어가야 한다. 아이들을 돌보는 교사를 채용하고 분유, 기저귀, 간식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정말 큰 문제는 일반 도시와는 비교할 수 없이 높은 영아사망율인데 탁아소에서 아이가 아파서 죽기라도 한다면 감당할 수 없는 큰 문제가 되어 우리들의 사역에 큰 장애가 될 수도 있다.

이 문제는 우리가 직접 탁아소를 운영하지 않고 저들에게 공동육아를 제안하고 그렇게 하겠다면 저들의 공동육아를 지원해 주는 방법을 모색하면 좋겠다는 안이 나왔는데 마을주민들과 한번 의논해 봐야 되겠다.

올해만도 약 3억 5천 만원을 지출하였다. 아이디헤어가 미용교육을 위해 교육장을 준비하는데만도 꽤 많은 돈이 들어갔고 또 앞으로도 들어갈꺼다. 내년도에는 올해보다 훨씬 더 많은 예산이 투입되어야 한다. 그것도 실패할 확률이 꽤나 높은 프로잭트에 말이다.

차라리 힘들게 신경쓰지 말고 차라리 그냥 그 돈을 마을 주민들에게 나눠만 줘도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단순 구제보다 실패의 위험성도 많고 돈 도 몇 배나 더 들지만 그래도 저들 스스로 벌어 먹을 수 있는 길을 모색해 주는 것이 더 성경적이라는 생각에 포기할 수는 없다.

오늘 또 아침 먹고 모여서 하루 종일 머리들을 짜내면서 씨름을 해봐야겠습니다. 본시 오늘 낮에는 산엘 가던가, 낙산사를 가던가, 영랑호를 걷던가 하며 머리를 식힐 예정이었는데 머리가 더 뜨거워지게 생겼습니다.

이렇게 포기하지 않고 길을 찾으려고 애쓰다보면 하나님도 양심이 있으시면(?^^) 도와주시겠지요 뭐. 길을 찾게 해 주시겠지요 뭐.

씨를 뿌릴 때에 나지 아니할까 슬퍼하면 심히 애탈찌라도 나중 예수께서 칭찬하시리니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로다. 거두리로다. 거두리로다.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로다. 거두리로다. 거두리로다.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로다.

이 찬송 목회하면서 참 많이 불렀었는데
잠못들고 애타하며 눈물까지 흘리며 불렀었는데
또 부르게 생겼습니다.

나중에 예수님께서 칭찬해 주시겠지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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