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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양반들 연애하네?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3.12.07|조회수46 목록 댓글 0

이 양반들 연애하네?

1.
77년 어느 목사님이 설교 중에
함석헌 선생의 ‘그대는 그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시를 읽어 주셨다.

만리 길 떠나는 길
처자를 내 맡기며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만 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2.
가슴이 뛰었다.
목사님을 좇아가 그 시를 적어 와
집에 오자마자 그 시를 타이핑하여 카나다에 있는 친구에게 보냈다.
그리고 그 시 마지막에 이렇게 적어 보냈다.

네가 있는 나는 행복이니라
내가 있는 너도 행복이니라

신혼 중이었는데
아내가 그 편질 보고

‘이 양반들 연애하네?’ 하며 웃었다.

3.
주일학교 6학년 때 교회에서 만나 친구가 되었고
고3때 카나다로 이민을 떠났다.
카나다 토론토 대학에서 박사가 된 후
한국에 들어와 대구대학교의 교수가 되어 평생을 시무하다 몇 년 전 은퇴한 후
구 소련국가의 자비량 교수가 되어 선교사가 된 친구다.

4.
최근에 인천으로 이사를 와
오늘 친구 집에 집들이하러 간다.
다른 60년 친구 둘과 함께 부부동반으로

5.
아이 셋을 키우면서
좋은 스승 만나는 복
좋은 친구 만나는 복
좋은 배필 만나는 복을 기도했다.

난 그 세 복을 다 받았다.

출발 한 시간 전인데
아까부터 시계 자꾸 보고 있는 중이다.

‘이 양반들 연애하네?’하며 웃던 46년 전 아내가 문득 생각난다.

감사하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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