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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없어진 높은 뜻 숭의교회가 세워진지 23년 되는 생일날이다.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4.10.05|조회수28 목록 댓글 0

내일은 없어진 높은 뜻 숭의교회가 세워진지 23년 되는 생일날이다.

1.
2001년 1월 정주채 목사님이 목회하시는 향상교회 집회를 다녀왔다.
향상교회는 잠실중앙교회에서 분립한 교회로 담임이셨던 정 목사님이 본 교회를 후배 목회자에게 맡기시고 본인이 직접 분립하여 개척을 하신 교회였었다. 너무 근사했었다. 배가 아프리만큼(?) 부러웠었다.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교인들 앞에서 우리 교회도 출석 5000명이 넘으면 내가 분립하여 개척을 나가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2.
2001년 3월 숭의여자대학 이사장 이취임식 예배에 설교자로 참석하였다. 2000석 숭의음악당을 보면서 이사장님 부부에게 이 멀쩡한 공간을 왜 주일날 놀리시느냐고 교회하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더니 ‘목사님 하시지요?’라고 웃으시며 이야기해 주셨다. 그냥 지나가는 말로 한 말이었지 내가 그곳에서 교회를 개척하겠다는 생각은 정말 1도 없었다.

3.
2001년 6월 첫 토요일 경희대학교 노천극장에서 학원복음화 협의회가 주최한 복음 민족 역사라는 집회가 있었다. 2만 5천 명이면 꽉찬다는 노천극장에 그날 3만 2천 명의 청년들이 모였다. 정말 발디딜 틈이 없었다. 3시간 동안 3만 2천 명의 청년들이 찬양하고 말씀듣고 소리질러 기도하는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그날 하루 집회에 7천 만 원의 예산이 들어갔었는데 이런 집회는 1억 원을 써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집회를 일 년에 10번만 할 수 있으면 교회가 살고 나라가 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봤자 10억 밖에 더 되냐?...!!!

4.
엉뚱하게도 평생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교회 개척이 생각났다. 교회를 개척하여 하나님이 큰 교회가 되게 해 주신다면 일 년에 10억 원 정도 청년들 전도집회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개척하면 어떨까?’
‘동안교회는 예배당도 다 잘 지었고 교인들도 많고 자리가 잡혔으니 내가 떠나도 될 것 같아’
‘개척해서 이런 전도 집회 전국을 돌아다니며 하면 어떨까?’

아내가 펄쩍 뛰었다.
좋다고.
나도 그 자리에 같이 있었는데 왜 그 생각을 못했는지 모르겠다며
당신 이제보니 훌륭하다 말해 주었다.

5.
2001년 6월 첫 토요일 경희대 노천극장 청년집회에서 난생 처음 교회개척을 생각하고
다음 주일 설교하고 그 주일 수요일에 임시당회를 열어 사표를 내었다. 그리고 숭의여자대학 이사장님에게 전화를 해서 진짜 내가 숭의강당에서 교회 개척해도 되겠느냐 여쭈었다.
좋으시다는 동의를 받고
넉 달을 준비하여
2001년 10월 7일 첫 주일 숭의여자대학교 소강당에서 98명이 모여 첫 예배를 드렸다.
교회 이름은 크로스포인트 손혜원 사장이 지어 주었다.
높은 뜻 숭의교회
숭의를 높은 뜻으로 풀어 지은 기막힌 이름이었다.
처음엔 좀 어색했는데 요즘은 우리식으로 지은 교회 이름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6.
하나님이 주인이신 교회를 모토로 삼았다.
하나님이 주인되신 교회가 되기 위하여 제일 먼저 한 일은 예배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만 2년 동안 조직도 하지 않고, 직분도 임명하지 않고, 남녀선교회도 만들지 않고 오로지 예배만 드렸다.
그리고 사람이 주인 될만한 모든 것들을 없이 하였다.
원로제도 폐지
담임목사 6년마다 신임투표
장로 권사 안수집사 6년 단임
당회에 집중되어 있던 권력 분산등등등

7.
2007년 10월 안식년을 떠나있는 동안 학교로부터 2008년 말까지 강당을 비워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 때 출석교인이 5000명 가까이 모일 때였었다. 갈데가 없었다. 연세대학교와 숭실대학교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주변교회의 반대로 결국 가지 못했다.

길바닥에서 예배드릴 각오를 했었다.
그렇게 되면 교회 이름을 높은 뜻 광야교회로 하겠다고 이야기하였다.
청년들은 박수치며 환호했었다.

8.
강당을 비워주기 넉 달 전 하나님이 마음에 교회를 넷으로 분립하라는 생각을 주셨다.
예루살렘 교회에 핍박이 있었을 때 교회가 사방으로 흩어지게 되었고, 그 흩어짐이 오히려 땅끝까지 복음이 전해지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 생각났다. 당회, 제직회, 공동의회를 거쳐 교회분립을 정식으로 결정하였다.

그 때 내 나이 아직 58살(우리 나이로)
네 교회 중에 한 교회를 맡아 은퇴시까지 할 작정이었다.
하나님이 허락지 않으셨다.

네가 한 교회를 맡으면 분립이 되지 않는다.

결국 58살 나이에 교회 목회는 끝을 내고 연합선교회를 만들어 선교회를 맡아 만 65세 은퇴 시까지 사역하다가 65살 되는 2016년에 은퇴하였다. 은퇴식은 따로 하지 않고 그냥 마지막 주일 설교하고 교회를 떠났다. 벌써 은퇴 8년 차가 되었다.

9.
은퇴할 때 아내가 물었다.
당신이 은퇴한 후 분립된 교회 중 하나에 분쟁이 생겼어.
당신이 개입하면 문제가 해결이 돼.
내 버려두면 교회가 어려워져.
어떻게 할 거야?

내 버려 둘 거야.
교회가 깨져도?
교회가 깨져도 개입 안 할 꺼야.
내가 개입하면 다시 내가 교회에 영향력을 갖게 되니까.
쌔고 쌘게(죄송) 교횐데 높은 뜻 교회 하나 문 닫았다고 큰 일 날꺼 없어.
원칙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해.

10.
지금 높은뜻 교회는 16개가 되었다.
내일은 그 높은 뜻 교회들의 뿌리가 되었던 높은 뜻 숭의교회가 시작 된지 꼭 23년 되는 날이다. 그런데 창립 23주년 감사 예배를 드릴 높은 뜻 숭의교회는 없다.
조금 허전하고 섭섭하다. 솔직히 인간적인 마음으로.
그래도 내 마음 속에서 높은 뜻 숭의교회는 사라지지 않는다.
사라질 수가 없다.
벌써 23년 전 일이다.
감사 감사 감사 뿐이다.
SOLI GLORIA DEO!!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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