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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체험후기]]돌덩이에 대한 겸손 - 마음이 시키는데로 한 대가?

작성자네도리|작성시간10.10.27|조회수339 목록 댓글 25

 

 

 

돌덩이에 대한 겸손 - 마음이 시키는데로 한 대가?

 

 

 

 

 

[꿈에도 그리던 봉암사 절집에 들어갈 수 있다는 소식에 서둘러 답사채비를 하는데

집사람이 넌지시 물어왔다

“이번에는 어디를 가슈”

“10년전 갔다가 낭패본 봉암사에 내일 선방 상량식이 있대”

“성심이 있어 인연이 닿았나 보구려”

나의 집사람은 독실한 불교신자다 부부사이지만 우리는 인생의 공유(公有)와 분유(分有)를

명백히 한다는 묵시적 원칙이 있어서 서로의 신앙을 간섭하지 않아왔다

그녀의 신앙은 불교이고 나의 믿음은 한국미술사이기 때문에

나는 그녀의 회사(廻寺)를 막지 않으며 그녀는 나의 답사길을 막지 않는다

그런데 집사람이 갑자기 반칙을 하고 나왔다

“당신 절에 가면 부처님께 절이라도 한번 해보구려”

“내가 미치기 전에야 돌덩이 쇳덩이 앞에 엎어져 빌겠어 그런다고 소원성취 되는것도 아닌데”

“절이라는것이 소원성취 해달라고 비는것인줄 아세요”

“그러면 망하게 해달라고 빈담?”

“그런게 아니네요”

“그러면 뭐야”

“절이란 돌덩이 쇳덩이 앞에서도 무릎을 꿇을 수 있다는 자기의 겸손을 보여주는 것이에요”

 

함께 살아가면서 대개는 내 주장이 이기는데

가끔은 이렇게 결정타를 맞는것이 나의 결혼 생활이다 - 나의문화유산답사기1 유홍준]

 

유홍준교수의 나의문화유산답사기에 『절이란 마음을 내리는것』이란 소제목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그들 부부의 일상이 어떤지 또는 불교가 한국미술사가 어찌된건지는 내 관심사가 아니어서 모르겠지만

똑같은 일을 두고 저리도 달리 생각할 수도 있는 연륜이나 품성은

내가 어찌해 보지 못하는 풍미가 있어서 부럽기도하고

그런 지혜를 갈구하는 편이기도 해서

가벼운 아침나절의 대화가 참 많은걸 보여준다 싶어 옮겨 보았습니다

 

 

주식시장에서 왠 절 타령인가 생각하실 수도 있으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먼저 사람이 되어야 시장에게 두둘겨 맞고 깡통이 나지 않는다”

부자아빠님의 말씀이 틀린것이 아니란걸 점차 알아가기 때문입니다

꼭 저들 부부의 대화에 나오는 겸손히 마음을 낮추는 일이 또는 마음수양이 꼭 필요해 보여서입니다

 

 

시장이 준비안된 개인투자자들을 때려 눕히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특정인에게만 골라가며 적용되는것도 아닐겁니다

대개의 개인들은 신나게 놀다보니 알거지가 되어버린듯한

포커판의 의욕만 앞서는 얼치기 도박꾼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

 

원인이 어디에 있건간에 시장이 돈을 다루는 곳이고 보면

“남들도 하는데 나라고 못할까? 대신 위험하다고 하니까 조금만 가지고 하면 되지”하는

단순한 생각에서 출발해 점차 규모를 키우고 점점 용감해지다가

결국엔 물질적 피폐만이 아닌 정신적 황폐함을 겪게 됩니다

조금 나은 사람이라고 해도, 제가 처음에 그랬듯이

그래도 차트공부는 해야지 하면서 5일선매매기법이 좋으니 아니면 일목균형표를 보니 하는식의

무슨 잣대나 규범이 있으면 성공할수 있는것 처럼 여겨 이것저것 해보느라 수선을 떨기도 합니다

 

경험하신분들이 많을줄 알지만

실상 그런 방법은 어린애가 더하기 빼기를 좀 배웠다해서

미분 적분은 물론 근사한 수학논문을 쓸수 있다고 생각하는것과 다르지 않을겁니다

왜냐하면 돈을 다루는데 - 좀더 치열히 얘기하면 돈따먹기를 하는데 -

양심적이고 순수하게 무슨 원리나 규범대로 먹여줄리 없기 때문이고.

자본의 속성이란것 자체가 돈이 될만한 곳에 돈이 몰린다는 기본적 경향은 법칙처럼 진행되지만

실상 내가 그 돈을 좀 먹어 볼라치면 여지없이 이리같고 승냥이같은 사나움을 겪고나야

가능해지는 무질서가 표면의 형태이기 때문에 쉽지않은 일입니다 

그나마 우연한 투자에서 나오는 행운도 그리 흔한게 아니기도 하고 말입니다

 

 

개인투자의 어려움을 느끼고 처음 아빠의 문하로 들어와서

첫날 제가 알아들은 내용이(사실은 그것만 먼저 받아들인)

“사업가의 마인드로 접해야해”

“대중에게서 나와 홀로설 수 있어야해” 였습니다만

 

그래도 시장은 여전히 녹녹치 않았습니다

아빠의 매매기법을 배우고

책에서 주워들은 주식대가들의 모양을 흉내내며 멋을 부려 보지만

실상 마음속 갈증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고 해야할까요

 

그런 제게 교훈을 준건 다름아닌 손실을 크게 경험하는 거였습니다

그것도 혼자 할때가 아니라 아빠의 리딩을 들어가면서 얻어진(?) 손실로

제멋대로 상상하고 욕심을 부려가며 주담도 쓰고 비중도 어기고 손절매도 과감히 하면서

“부자아빠님과 함께 하는데 이제 수익만 날거야”하며 내 멋대로 하다가 난 손실 말입니다

시장엔 수 많은 교훈과 조언이 있지만

아마도 그걸 이룰 방법이 무언지 몰랐던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 이후 부자아빠님께 많은 것을 배우고 익혀가면서

제가제일 중하게 생각하는것은

 

“너한테는 어떤 무기가 있는가?”

“너가 시장에 뛰어들어 주식9단의 고수들과 무림의 하늘을 날라다니는 고수들과

싸워 이기려 하는데 짱돌이든 부엌칼이든 하여튼 뭘 가지고 싸울거냐”는 질문입니다

 

매매기법?   주식격언?   주식관련서적? ....

이기는 투자란게 그냥 책에서 얻어지는 것이라면 까짓 일주일 내내 잠을 안자고책을 읽을것이며

무릎꿇고 빌어 알려주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어린애한테도 무릎꿇을 용의도 있었습니다만

그런건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문제는 내 마음속에 있었습니다

 

 

종목이 그렇게 좋아도....

차트가 아무리 좋아도....

부지불식간에 찾아오는 “대가 없이 돈을 가져가려는” 제 욕심은

오히려 부린만큼 제게서 돈을 빼앗아 가더군요

그건 매번 다른 모양으로 다가오는 시장의 변덕이 절 혼란케 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참으로 미련하고 미욱하게도

근원적으로는 나를 ... 내 마음을 ..... 내가 움직여야할 내 의지가

자꾸만 제 주인을 배신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제 욕심이 화근이란걸 깨우치는데는

논리적인 판단이 아니라 가슴의 판단이 필요했습니다

 

어떤 종류의 경우는 머리로 알아지는게 아니라

즉 귀로 먼저듣고 뇌가 그걸 인식하고 한참후 마음이 움직이는 식의 과정이 필요한게 아닐겁니다

 

그냥 어느때 문득 부지불식간에

“아!...... ”하고 가슴이 먹먹해지는 그런 느낌이 필요했던거죠

 

 

투자자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이자 가장 두려운 적은 아마도 자기자신일 것이다

- 벤저민 그레이엄

 

 

그래서 벤저민 그레이엄은 투자의 세계 특히 주식시장이 생성된 이래

모든 투자자의 가장 큰 문제를 “자기자신”이라고 충고하고 있었던가 봅니다

 

종합예술가가 되려면 많은 걸 갖추고 있어야할게 분명하고

그래서 추천도서를 읽고 차트기법을 배우고 시장의 원리를 알아가고

경험도 쌓아가고 ... 등등 많은 노력을 해야겠지만

자기의 마음을 먼저 다스리는 일은 반드시 같이 이루어져야 할거라 봅니다

물론 아빠께서 시키는데로 무작정 따라하면-이 방법이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만-되겠지만

그렇다 해도 어느순간 욕심이 동하고 딴 마음이 찾아 올지도 모르니까요

 

 

아직 그런 지경까지 다다르지 못하는 제가 한심스럽긴 하지만

그간 많이 좋아져서 다행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부자아빠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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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백운창투 | 작성시간 10.11.01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작성자탁구 | 작성시간 10.11.07 감사합니다
  • 작성자넉넉한도매상 | 작성시간 10.11.09 나는 어떤 무기를 가지고 있는가.... 자문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세아이맘 | 작성시간 10.11.09 감사합니다.
  • 작성자부자아빠전도사 | 작성시간 20.06.29 사람이 된 후 좋은 사람이 되어야 좋은 투자자가 된다는 단순하고 분명한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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