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만화를 따라가는 그림체에 스토리

작성자에너지|작성시간09.11.20|조회수414 목록 댓글 1

요즘 부쩍 90년대가 그리워집니다.

 

순정만화 때문에요.

 

지금은 제가 나이가 들어서 순정만화라면 무조건적으로 무개념인 여주인공 편을 들고

진짜 피해자인데 조연이고 작가가 악역으로 묘사했다고 해서 싫어하는 10대 시절은 지났으나

지금의 순정만화계는 찾아볼 수 없는 개성과 다양한 스토리들이 넘쳐났던 90년대가 너무 그립습니다.

 

가장 그리운 건 잡지에 부록으로 나오는 일러스트들과 다양한 문구류들~ ㅜ.ㅜ

 

인터넷으로 인한 불법다운로드 때문에 스캔본이 나돌아서 잡지는 팔리지 않아 더 이상 브록의 낭만은 누릴 수 없다고 해도

보이는 눈이 달려있는 한 스토리와 그림체에 대한 아쉬움은 떨쳐버릴 수 없다는 겁니다.

 

2000년으로 들어서면서 순정만화는 획일적으로만 나가고 있어요.

 

가장 쉽게 눈에 띠는 그림을 보면은요~

 

90년대 순정만화계를 주름잡았던 강경옥, 신일숙, 김혜린, 한승원, 황미나 작가님들의 그림을 살펴보세요.

 

그림만 봐도 이 만화가 누구의 것인지 한눈에 알 수 있을 만큼 확연히 다른 그림체와

그 작가님의 성격과 콤플렉스를 알 수 있는 다채로운 내용들로 독자들의 다양한 입맛을 사로잡곤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작가들을 보면 거의 다 그림체들이 CLAMP식 일본 순정만화와 구별이 안 될 만큼 똑같습니다.

스토리는 80년대 일본 순정만화에서 나왔던 무개념 민폐 철부지 신데렐라, 비이 같은 여자들 수준에 머물러 있고요.

 

앞서 말한 작가님들 중 한승원 작가님을 제외한 나머지 작가님들은 여성이 사회를 주도하고 리더가 될 수도 있고,

남성의 운명을 결정할 만큼 강한 인생을 살지만 요즘 순정만화 주인공들 중에서는 그런 인물들이 있나요?

간혹 있다고 해도 억지로 끼워 맞춰 이가 맞지 않게 삐걱이며 돌아가는 불안정한 톱니바퀴 같은

캐릭터들 뿐이죠 - 그녀들이 치고다니는 사고 수습은 모두 조연들 몫 -> 순정만화의 고질병 중 하나

 

그림체가 다소 개성을 유지하는 작가들도 있긴 하지만 그분들도 후반으로 갈 수록 일본 순정만화 그림체를 따라가게 됩니다.

오래 연재를 하다보면 작가가 그림체가 바뀌는 건 당연한 건데요~

독자도 눈이 있어서 작가가 그림체에 변화를 준 것인지, 그림 실력이 늘어난 것인지 정도는 알 수 있는데

다른 작가가 그렸나? 문하생이 그렸나? 작가가 바쁜가? 라고 독자들이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바뀌다 못해 일본만화체를 따라가고 있다는 겁니다.

 

요즘 순정만화계는 일본만화 그림체가 유행인 건가요?

 

요즘 독자들은 다 일본 순정만화 그림체를 좋아하는 건가요?

 

다른 카페에서 회원님들께서 손수 그려 올리신 만화를 보면 다 CLAMP식 일본 순정만화 그림체거든요.

 

앞서 말한 작가님들 시대에는 그림체들이 인체비율을 거의 다 지켜나갔습니다.

 

인체비율을 따지며 그리는 게 어려워서인지 - CLAMP식 일본 순정만화 그림체는 인체비율 무시 - 대충 어울리게

쓱싹쓱싹 그리고 마는 일본만화 그림체를 선호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게 더 편하게 그릴 수 있는 건 사실이거든요.

 

얼마전에 오랜만에 만화 잡지를 사서 봤는데요.

2,3년 전에 거부감을 느끼며 쓰레기통에 집어 넣었던 때와 같은 기분이 들더라구요.

다른 작가의 작품과 스토리임에도 모두 똑같은 일본만화 그림체와 스토리들이 난무해서 이럴 바에는 만화를 안 보는 게

낫겠다... 만화 대여점에서 단행본 빌려보거나 다운 받아서 보는 게 낫겠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90년대 한국 순정만화계에서 추구한 다양성과 개성은 사라지고

획일적으로만 나아가는 현재의 순정만화계 때문에 90년대 순정만화계에 대한 향수를 느끼지 않을 수가 없네요.

 

몇몇 작가들 작품을 제외하고는 만화에 깊이 빠져들 나이는 지났지만 90년대 때만큼 다양한 만화들이 나온다면

다시 만화에 빠져 보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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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미네르바 | 작성시간 09.11.20 제 머릿속에 들어갔다나오셨어요? 그림체가 일본풍을 그대로 닮아간다는 거 제가 요즘들어 많이 느낀거에요., 베이비페이스에 눈만 왕방울만하고 나머지는 조그마한 전형적인 일본애니형 얼굴들...
    스토리도 별로고 연출도 엉망인데 개성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이 최신트렌드만 좇고있는 만화때문에..만화방엘 안 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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