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산새, 멧비둘기
~서구선 사랑의 징표, 한국선 애물단지 새~
우리나라의 시골 산야에 가면 봄과 여름에 구우구우~꾹구, 구우구우~꾹구, 울어대는 처량한 소리를 들을 수가 있다. 어떤 이는 이 소리가 처량하여 ‘엄마 죽고 아빠죽고 이내몸은 어찌 살고’ 라고도 얘기한다. 또 다른 이는 우리나라 전통 멧(산)비들기의 울음소리가 한국 음악의 원조라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우리나라 전통 비둘기인 멧비둘기는 사람들의 주의를 끌지 못했다. 서양에서는 비둘기가 다른 애완 조류와는 달리 멀리서도 집을 찾아가는 귀소 본능이 있는 점을 이용하여 제1차 세계대전 때 비둘기는 프랑스군의 위기를 알리는 데 맹활약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비둘기를 평화의 상징으로 여기게 되었을까? 고대 사람들은 비둘기에게는 담낭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담즙에 미움이나 분노가 깃든다고 생각해, 비둘기를 증오나 분노와는 무관한 평화로운 새라고 생각했다. 또 부리를 부딪치며 애정 표현을 하고, 다산을 하는 비둘기는 사랑`의 여신으로도 여겼다.
올리브는 풍요와 생명의 상징이다. '비둘기와 올리브'를 '평화'라는 이미지와 연관시킨 것은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에서 볼 수 있다. "저녁때가 되어 비둘기가 그에게 돌아왔는데, 싱싱한 올리브 잎을 부리에 물고 있었다"(창세 8,11).이처럼 올리브 나무 가지를 물고 있는 비둘기의 이미지는 평화의 상징이 됐다.
유럽의 경우 터틀 도브는 ‘사랑의 징표’로 여겨진다. 성경 구절에 인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많은 노래와 시에서 ‘비둘기처럼 다정한’ 혹은 ‘나와 결혼해서 나의 비둘기가 되었다’ ‘나에게 비둘기를 주었다’ 등등 깊은 사랑에 대한 표현을 비둘기를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농작물 피해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 우리의 현실과는 많은 문화적 차이가 있다.
비둘기의 어원
우리말 동물 이름은 울음소리에서 온 것이 매우 많다.이른바 의성어 현상이다.언뜻 생각해도 뻐꾸기,개구리,부엉이 등의 단어가 떠 오른다.뻐꾸기는 뻐꾹뻐꾹,개구리는 개골개골,그리고 부엉이 역시 부엉부엉 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그러나 비둘기는 위와 다른 경우다. 위 대로라면 ‘비둘비둘’ 울어야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고,깃털과 관련이 있다.먼저 철새의 하나인 ‘비오리’를 예습할 필요가 있다. 중세국어에서는 비오리를 ‘빛오리’로 적었다.
여기서의 빛은 ‘빛나다’ 할 때의 그런 빛이다. 따라서 빛오리는 빛나는 깃털을 가진 오리라는 뜻임을 알 수 있다. 빛오리가 시옷받침의 빗오리를 거쳐,지금의 비오리가 됐다. 비오리는 깃털이 자주빛을 띠는 등 매우 아름답다.비둘기도 이와 관련이 있다. 중세에는 ‘비달기’로 적었다. 국어학자들은 이를 빛과 닭에, 호칭어미 ‘이’가 결합된 것으로 보고 있다. 비달기가 비들기>비둘기 순으로 변했다. 풀이하면 ‘빛나는 닭’이라는 뜻이다.
실제 비둘기 깃털은 윤이날 정도로 반질거린다. 학자들은 독수리와 뜸부기도 같은 경우로 보고 있다. ‘닭과 수리’ 그리고 ‘뜸과 닭’의 결합으로,닭수리,뜸닭이라는 뜻이다.이로 미뤄 중세어 닭은 조류명칭을 만드는데 중심어로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방향은 약간 다르지만 비둘기는 예로부터 평화를 상징하고 있다. 이는 구약 노아편과 관련이 있다. 노아 대홍수 때 감람나무 잎새를 제일 먼저 물고 온 것은 비둘기였다.
전 세계 300여종, 국내 8종 서식
1) 목점박이비둘기(Spotted Dove)는 국내에서는 2006년 5월에 홍도에서 1회 관찰된 기록이 있는 미조(迷鳥)다.
2) 흑비둘기(Black Wood Pigeon) 몸의 크기는 40cm 정도로 국내에 서식하는 비둘기 중 가장 크다. 국내에서도 흑비둘기와 흑비둘기 서식지를 각각 천연기념물 215호와 237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3) 염주비줄기(Collared Dove)는 보기 힘들다.
4) 녹색비둘기(White-bellied Green Pigeon)는 남해안에서 서식한다.
5) 홍비둘기(Red-collared Dove)는 22cm의 크기로 국내에 서식하는 비둘기류 중 가장 작다. 남해안에서 드물게 관찰됨.
6) 양비둘기(Hill Pigeon)의 경우 몸길이는 33cm로 집비둘기와 유사하지만 날개에 검은색 두 국내에는 남해안 지방에 매우 드물게 서식
7) 분홍가슴비둘기(Stock Pigeon) : 희귀새
8) 멧비둘기(Rufous Turtle Dove):참새, 까치와 함께 일반인에게 가장 잘 알려진 텃새 중 하나일 것이다. 몸길이는 33cm 정도로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폭넓게 분포한다. 산림, 농경지, 도심 등 다양한 환경에서 매우 흔하게 서식하며 먹이 또한 다양하다. 몸은 전체적으로 회갈색이며, 등과 날개에는 마치 거북의 등처럼 밝은 색의 테두리를 지닌 검은색 반점이 있다.
요즘 고궁이나 공원에서 볼 수 있는 비둘기떼는 사람이 먹이를 주면 가까이 다가와 친근감을 갖게 한다. 도시의 비둘기는 여간해서 사람을 피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비둘기는 생각보다 상당한 대식가로 배설물도 많아 주변을 지저분하게 만든다. 또한 산성이 강한 비둘기 배설물로 건물이나 조형물이 훼손되기도 한다. 사랑과 평화의 상징으로 불리는 비둘기가 요즘 도시에서는 환경오염의 주범이라 ‘유해야생동물’이라 천시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