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덕충부〉를 읽고 : 껍데기의 세상에서 ‘나’와 마주하기
우리는 늘 눈에 보이는 것들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한다. 나 역시 평소에 외모나 재산, 사회적 명성 같은 것들은 삶의 ‘껍데기’ 같은 요소들이고, 살면서 ‘껍데기’ 요소들이 어느 정도는 중요할지라도 진정한 가치는 내면에 있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현실 세상에서 지내다 보면 이 생각은 쉽게 흔들렸다. 점점 나는 ‘껍데기’ 요소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하고, 반대로 껍데기가 초라해 보이는 이를 은연중에 편견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머리로는 내면을 외치면서도, 손으로는 끊임없이 껍데기의 자로 인간의 가치를 재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모순 속에서 만난 장자의 〈덕충부〉는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했다.
이 글에는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지독히도 ‘초라한 껍데기’를 가진 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껍데기'가 통념으로 존재하는 세상에서는 사회에서 격리되거나 무시당해야 할 이들이지만, 놀랍게도 당대 최고의 성인이라 불리던 공자를 비롯해 수많은 사람이 그들을 스승으로 모시기 위해 구름처럼 몰려든다. 장자는 그 이유를 ‘잔잔한 물거울’의 비유를 통해 설명한다. 사람들은 흐르는 물에는 자신을 비추어 보지 못하고, 고요하게 멈추어 있는 물에만 얼굴을 비추어 볼 수 있다. ‘초라한 껍데기’를 가진 이들은 외모나 신체의 상실이라는 외부의 조건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즉 내면의 덕이 온전히 가득 찬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마음이 고요하고 단단하게 멈추어 있기에, 도리어 외모와 명성이라는 파도에 휩쓸려 불안해하는 세상 사람들이 그들에게 찾아와 마음을 비추어 보고 안식을 얻었던 것이다.
이 대목을 보고 나 자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내 안의 물이 고요하지 못하고 늘 출렁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면 중심이 단단하지 못하니, 자꾸만 눈에 보이는 화려한 것들이 나를 흔들리게 만든 것이었다. 당장 내일부터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여전히 화려한 ‘껍데기’ 세상 속에서 흔들릴 것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단단해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반도체물리학과 202610929 이원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