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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리포트

간호학과 201812227 오지윤

작성자오지윤|작성시간21.01.11|조회수92 목록 댓글 0

영화 <트루먼쇼>

 

  나는 종종 이 모든 게, 내가 사는 지금, 이 순간이 사실은 몰래카메라가 아닐까, 생각해본 적 있다. 지금까지 수고했고, 사실 나의 삶은 따로 정해져 있다고.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한 적 있을 것이다. 이러한 우리의 상상은 영화 ‘트루먼쇼’에 나타난다. ‘트루먼쇼’는 1998년에 개봉한 영화로, 제71회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 각본상, 남우조연상 후보작이다.

 

  트루먼쇼의 주인공 트루먼 버뱅크는 30세의 보험회사원으로, ‘Seaheaven’이라는 작은 섬에서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하늘에서는 ‘시리우스(9 큰개자리)’라고 적힌 조명이 떨어지고 어린 시절 죽은 줄만 알았던 아버지를 길거리에서 만나게 된다. 라디오에서는 자신의 모습을 중계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우연히 들어간 건물의 엘리베이터 안에는 사람들이 쉬고 있는 것을 보았다. 어딘가 미심쩍었던 트루먼은 대학 시절 첫사랑이었던 실비아를 찾아 피지섬으로 떠날 결심을 하게 된다. 피지섬은 Seaheaven과 정반대에 있는 곳으로, 떠나게 되면 너무 멀어서 돌아올 수 없는 곳이다. “이건 세트야. TV 프로라고. 쇼라고. 다들 널 보고 있어. 여기서 나와서 날 찾아.”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한 실비아가 떠난 곳이기도 하다. 트루먼이 피지섬에 가려는데 여행사에서는 항공편이 없어 한 달 뒤에나 예약할 수 있다고 하고 버스는 고장 나 출발하지 못한다고 한다. 차를 타고 떠나려고 하니 수많은 차가 갑자기 나타나 도로를 막고 산불이 나는 등 상황은 트루먼이 섬을 떠나지 못하게 만들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온 트루먼은 아내와 언쟁을 하는데, 아내 메릴은 갑자기 “모코코아 한잔 타드려요? 천연 카카오 씨로 만들었고 인공 감미료도 안 넣었어요.”라는 말을 한다. 트루먼은 한 곳을 응시하며 뜬금없는 말을 하는 메릴에게 화를 냈고 메릴과의 다툼이 격해지자 트루먼의 오랜 친구인 말론이 나타난다. 말론은 트루먼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데, 이는 진정한 친구로서 하는 말이 아닌 감독 크리스토프의 말을 그대로 전하는 것이었다. 크리스토프는 트루먼과 트루먼 아버지의 만남을 성사시켜 상황을 마무리 짓는다. 상황이 일단락되나 싶었는데 트루먼이 사라진다. 배우들이 나서서 트루먼이 다녔던 대학과 길거리를 찾아 나섰지만, 트루먼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과거 아버지의 죽음 때문에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던 트루먼은 산타마리아호를 타고 바다를 건너고 있었다. 크리스토프는 트루먼을 다시 되돌아오게 하려고 강한 바람과 파도를 일으키지만, 트루먼은 포기하지 않고 결국 세트장 끝에 도달한다. 크리스토프는 “이 세상에는 진실이 없지만 내가 만든 그곳은 다르지. 이 세상은 거짓말과 속임수뿐이지만 내가 만든 세상에선 두려워할 게 없어.”라며 트루먼을 회유하지만, 트루먼은 “In case I don’t see ya! Good afternoon, good evening, good night.”라는 말을 남기고 세트장을 나가게 된다.

 

  이 영화는 큰 여운을 주었다. 어떻게 사람 한 명을 바보로 만들어 30년간 사생활이 없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걸음마를 떼는 등 한 명의 전 생애를, 일거수일투족을 전 세계에 송출하고 그 행위를 함에 있어 일말의 죄책감을 보이지 않는 제작진의 모습은 나에게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작중 감독 크리스토프는 트루먼을 단순한 돈벌이 대상으로 보지 않고 아들처럼 아끼는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트루먼이 섬을 탈출하려고 하자 화가 나 트루먼을 죽음까지 몰아붙이면서까지 쇼를 지속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시청자들 또한 트루먼쇼를 30년간 보면서 즐기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트루먼의 삶을 소유하고 그저 오락거리로 치부하는 제작자와 시청자에서 벗어나 자기 삶의 주체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트루먼의 모습은 정말 인상 깊었다. 내가 만약 트루먼의 상황이라면 어떨까, 상상해보았는데 난 세트장을 나가지 못할 것 같다. ‘여태까지의 내 삶이 거짓이었다고, 마음을 나눈 내 남편과 가족, 가장 친한 친구까지 모두 허상이야. 네가 “세상”이라고 여기던 이 모든 것들은 사실 틀에 갇힌 작은 세상일 뿐, “진짜” 세상은 이 밖에 있어. 어떡할래. 나갈래?’라고 묻는다면, 세트장 밖의 세상이 무서워 이 모든 게 조작된 것임을 알면서도 그 속에서 살기를 선택했을 나의 모습이 자연스레 그려졌다. ‘나’임은 무엇인지, ‘스스로 살아가는 자유‘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적 없고 다람쥐 쳇바퀴 굴러가듯 살아온 나를 반성했다.

영화가 끝나가면서 트루먼쇼를 즐기던 시청자들도 나와 같이 트루먼의 탈출을 응원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 쇼가 끝나자 ’다른 데는 뭐하지? 채널 가이드는 어디 있는 거야?’라며 리모컨을 조종하는 시청자를 볼 수 있었다. 이 장면을 보며 머리가 띵 했다. 어떻게 저럴 수 있는지 싶다가도 사실 이 시청자와 내가 다른 것이 무엇일까. 나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 아닌가. 영화를 보며 나의 깨달음과 반성은 잠시, 5분 후면 일상으로 돌아가는 나였다. 사실은 나뿐만이 아니라 ’우리‘는 그들과 전혀 다를 게 없다. 자극적인 소재를 찾고 그것을 한낱 재미, 그 순간의 연민과 동정으로 받아들이는 우리의 모습을 반성할 필요가 있다.

 

  영화 ’트루먼쇼‘는 스토리 전개도 빠르고 주요 내용 외에도 주변 소품을 통한 영화감독의 의도, 작은 디테일들을 보는 재미가 있으니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은 한번 영화를 보기를, 이미 봤던 사람도 다시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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