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 훈화 “죽음조차 지배하시는 예수님”
2023. 3. 27
죽음조차 지배하는 전지전능하신 예수님
상황이 완전히 종료된 후 예수님께서 도착하신다는 말을 전해들은 마르타는 즉시 달려가서 볼멘소리로 따졌습니다. 오빠의 죽음에 대한 깊은 슬픔과 꼭 필요한 순간 적절히 개입하지 않으신 예수님의 늑장에 대한 원망이 가득한 목소리입니다. “주님, 주님께서 여기에 계셨더라면 제 오빠는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요한 11,21)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주님께서 청하시는 것은 무엇이나 들어주신다는 것을 저는 지금도 알고 있습니다.”(요한 11,22) 오빠를 향한 마르타의 사랑이 참으로 애틋합니다. 예수님의 신원과 그분의 능력을 향한 마르타의 믿음이 참으로 깊습니다. 이런 마르타의 마음을 갸륵히 여기신 예수님께서 마르타에게 외치십니다. “네 오빠는 살아날 것이다.”(요한 11,23)
“네 오빠는 살아날 것이다”라는 부활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은 라자로의 부활뿐만 아니라 종말의 부활 모두를 포함하고 있었지만, 마르타는 마지막 부활로만 알아들었던 것입니다. 종말 부활 신앙은 예수님 시대 당시 이미 군중들 사이에서 널리 퍼져있었기 때문에, 마르타의 반응은 그러한 시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2% 부족한 마르타의 부활 신앙을 일깨워주시고 채워주시기 위해 이렇게 가르치십니다. 예수님 당신 자신이 부활의 원동력이며 부활 그 자체라고 선언하시는 것입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은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은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요한 11,25-26)
예수님께서는 창조주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생명과 죽음을 좌지우지하는 힘이 부여받으셨습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생명 자체이실 뿐만 아니라 생명의 주관자이십니다. 예수님은 죽음의 땅에서 생명의 땅으로 건너가게 이끄시는 관문이십니다.
결국 우리가 그토록 두려워하는 죽음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예수님을 따라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염원하는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예수님을 삶의 이정표로 삼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멘.
가톨릭 신문 [말씀묵상] 사순 제5주일 - 죽음에서 벗어나 영원한 생명의 땅으로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