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 훈화(2023.8.28.)-휴가란 무엇인가?
찬미예수님!
어느새 8월의 마지막 주간이네요. 8월의 휴가철도 끝이 나고 있습니다.
저도 안식년을 끝내고, 이곳 캐나다 헤밀턴 성 유 베드로 성당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간에는 ‘휴가란 무엇인가?’ ‘나에게 있어 진정 휴가란 무엇인가?’ 에 대해 한번 묵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옛날에 어떤 사람이 악보를 따라 노래를 부르다가 그만 숨이 끊어져 죽고 말았습니다. 그 이유를 알아본 결과 그 악보에는 쉼표가 빠져있었다는 것입니다. 만들어낸 우스개 이야기이지만, 쉬어야 할 때 쉬지도 않고 일에 빠져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을 풍자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빠지기 쉬운 위험이 있는데 그것은 쉼 없이 일하는 것과 일하는 것 없이 쉬는 것입니다. 우리가 건강을 해치는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습니다. 첫째는 쉼 없이 일만 하기 때문입니다. 휴식할 줄 모르는 사람은 일할 줄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정말 일을 잘하는 사람은 그 자신이 어느 때 쉬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쉴 줄도 아는 사람입니다. 인간에게 적당한 휴식은 새로운 출발을 위한 원동력을 얻는 소생의 시간이 됩니다. 모든 운동이 마찬가지이지만 링 위에서 싸우는 권투시합도 3분을 싸우기 위해 1분을 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둘째는 일없이 쉬기만 하기 때문입니다. 세계보건기구가 펴낸 보고서에 의하면 사람은 놀고 있을 때 체력이 더 소모되고 일할 때에는 그 일하는 만큼 필요한 힘이 생긴다고 합니다. 노는 사람들이 더 빨리 죽는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증명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건강의 비결은 일할 때 열심히 일하고, 쉬어야 할 때 열심히 쉬는 것입니다. 그래서 포드는 말했습니다. “휴식의 참된 의미는 일하는 자의 것이다” 즉 열심히 일한 자에게만 휴식의 기쁨이 참 기쁨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은 쉬되 시끄럽고 복잡한 곳이 아니라 조용히 명상하고 주님과 교제할 곳을 찾아야 합니다.
톨스토이는 숲속을 산책하며 살아있는 보람을 느꼈다고 합니다. 초목과 새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이 하느님의 생명에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만족스럽고 평화로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중국 탐험가 문그파크의 “탐험일기”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며칠째 돌과 흙뿐인 황량한 광야를 걸어가던 파크는 문득 발밑에 아주 작은 파란 들꽃 한 송이가 피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매우 큰 기쁨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래서 그는 대지에 엎드려 작은 꽃에 입을 맞추고 “하느님이 여기 계시다”고 외쳤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나에게 있어 진정 휴가란 무엇입니까?
휴가철 잘 보내셨다고 생각합니다. 또 힘내어 살아가 보았으면 참 좋겠습니다.
주님의 은총과 사랑이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