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4. 레지오 훈화- 하느님의 사랑
찬미예수님!
교회력으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주는 특별히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 한번 묵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사랑의 하느님으로 믿고 또 그렇게 전합니다.
성경은 하느님의 사랑을 아가페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하느님의 아가페 사랑은 어떤 사랑입니까?
대가나 보상을 바라지 않고 조건 없이 주는 사랑을 말합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사랑이 “대가를 바라지 않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는 일반적인 생각은 사실상 하느님의 사랑이 아닙니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사랑을 주기만 하는 분이라는 생각도 우리의 환상에 불과합니다. 성경은 오히려 하느님은 주신만큼 우리에게 받기를 기대하는 분이라고 알려주십니다. 마태오 복음 22장 37절에는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님이신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이 말씀에서와 같이 하느님은 인간들에게 하느님을 사랑할 것을, 그것도 마음과 뜻과 목숨을 다해 사랑할 것을 분명히 명령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사랑이 무조건 주기만 하는 사랑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하느님을 사랑하라”고 명령하신 것은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받을 뿐 아니라 하느님을 사랑할 줄 아는 인격적 존재가 되라는 뜻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렇습니다.
전능하고 거룩하시며 부요하신 하느님이 뭐가 부족해서 우리같이 죄인들의 사랑을 필요로 하시겠습니까?
사실 처음에는 하느님이 나 같은 죄인을 사랑하신다는 것도 믿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한 걸음 더 나아가 나 같은 죄인의 사랑을 원하신다니요!
이것은 더욱 믿기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히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해 주시는 것은 큰 은혜입니다.
또한 우리 같은 죄인이 거룩한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도록 해 주신 것은 더더욱 큰 은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인격자는 동정의 대상이 될 때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됩니다.
동정이라는 것은 사랑을 보답할 기회는 주지 않고 도움만 받고 살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인격이기 때문에 사랑을 받고만 살고 싶지 않습니다.
사랑받고 싶은 본능만큼 사랑하고 싶은 본능도 인간에게는 있습니다.
사랑을 받고만 살려고 하는 사람은 이기주의자입니다.
그러나 사랑받은 만큼 사랑하며 살려는 사람은 인격자입니다.
이런 뜻에서 하느님은 우리들에게 하느님을 사랑함으로써 진정으로 한 인격자-인간이 될 것을 기대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들의 이기심 때문에 배신당할 때가 더 많지만, 하느님은 여전히 우리를 사랑해 주시고 또 사랑할 것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나를 사랑하라”
사랑하는 여러분!
하느님의 사랑에 감사드리며, 하느님도 사랑하고, 이웃도 사랑하는 따뜻한 한 주간, 한 해가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주님의 은총과 사랑이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